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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인물

노무현

06/03/30 12:17(년/월/일 시:분)

얼마전, 술자리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 작은 외삼촌은 노무현 정권 들어서 집값이 떨어질 줄 알고 1억 6천짜리 집을 팔고 전세로 옮겼다. 그러던 집값이 지금, 4억 7천까지 올랐다. 외삼촌은 노무현 욕을 했다. 무슨 부동산 정책을 이따위로 하냐고. 아버지도 거들었다. 아버지도 부동산에 돈을 쏟아부었다가 세금이 심하게 올라서 빼도박도 못하는 지경이다. 사실 이게 돈 좀 있다 싶은 40-50대의 현실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외삼촌은 이런 말을 했다. "노무현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대통령일지 몰라. 하지만 다음은 아니야. 다음엔 한나라당이 기호 2번이겠지? 난 이름도 안 보고 2222 적을꺼야. 내가 정말 노무현 찍었던 거 후회한다니까. 형님은 누구 찍으셨수?" 아버지의 대답은 내게 약간 충격이었다. "난 민노당 찍었지."

당시에 의약분업으로 의사와 약사가 싸웠다. 그래서 의사는 이회창 편, 약사는 노무현 편을 들었다. 우리 집안은 약사 집안이라 다들 노무현 편을 드는 가운데, 아버지께서는 "나는 보수적이라 한나라당 찍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실은 민노당이었다니.

사실 그때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뭐 예의상 빅3의 하나이긴 했지만, 누가 봐도 대통령이 되지는 못할 사람이었다. 말이 좋아 대통령 후보지, 대선을 핑계삼아 마이너 민노당을 메인스트림에 어떻게 좀 합류해보려고 언론에 얼굴 들이미는 연예인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나중에 비례대표나 확보하려는 심산이었겠지. 민노당은 사실상 기권표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아빠도 나처럼 민노당을 찍었다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난 선거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특히 노무현의 당선은 이제와서 생각해도 참 기가막히게 극적인 반전이었다. 뭐 나름의 복선도 많았고, 그렇게 예상못할 일은 아니었지만, 정말 박빙의 승부였고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진흙탕이었다. 특히 가장 기록적인 것은 선거 전날 밤 10시, 정몽준의 갑작스런 지지철회였다.

이건 정말 노무현 빠돌이는 물론이고 이회창 지지자들에게도 충격이었다.

당시 정몽준은 도저히 당선을 기대할 수 없어서 그냥 노무현을 지지하며 어떻게 콩고물이라도 줏어먹을 계산이었다. 그런데 이회창 쪽에서 어떻게 뒷돈이라도 먹였는지, 정말 어떻게 바로 다음날이 대선인데, 그것도 늦은 밤 10시에, 다음날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나오기에도 타이밍이 적절했던 시간에 치명적인 발표를 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 친구가 말하길, 이 사건이 실은 치밀하게 계획된 노무현의 의도였다는 것이다. 당시 노무현에게는 이회창에게 이길 결정적인 꺼리가 없었고, 뭔가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남의 말에 잘 휘말리는 정몽준을 어느 정도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날 노무현은 정몽준의 지지철회 발언을 듣고, 저택에서 이런 음흉한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른다.

"계획대로다"

결국 지지철회 발언은 예수 그리스도가 억울하게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것 만큼이나 전 국민에게 비통한 씁쓸함을 안겨주었고, "역시 우리나라는 이대로 안되는 걸까" 하는 위기의식을 선사했다. 결국 개혁을 바라는 마음이 아슬아슬한 차이로 추월해서 노무현이 승리했다.

어쩌면 이 모든게 계획대로였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노무현의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말이 좋아 보수집단이지 사실 금권정치를 갈망하는 이익집단의 흔들기에, 국정은 순탄할 날이 없었다. 결국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에까지 이르렀고, 노무현은 놀랍게도 이를 받아들였다. 아무리 봐도 한나라당이 유리했다. 그런데도 노무현은 또다시 승리했다. 더불어 국민의 지지까지도 빼앗아왔다.

"잘가라, 한나라당."

뭐 단순히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이것까지도 다 계획대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정말 정치 9단을 능가하는 정치 10단이라는 말이 농담으로 안 들린다.

실제로 노무현은 딱히 정치적 기반이 없으면서도 아직까지 잘도 대통령을 해먹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다시는 돌이킬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시는 과거처럼 적당한 눈속임으로 정치를 해먹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말이다.

게다가 노무현은 아직도 젊다. 다른 대통령처럼 임기를 마치면 정계은퇴를 할 것도 아니다. 노무현은 앞으로도 오랬동안 정치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외삼촌이나 아버지 같은 분들이 옛날처럼 얄팍한 수작으로 돈 놓고 돈 먹기는 여전히 힘들 것 같다.

이미지출처 http://color.egloos.com/1295294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180

  • 제목: 열우당과 한나라당은 민중의 적
    Tracked from 작도닷넷 06/05/24 13:47 삭제
    학교 게시판에서 ...나도 원래 민주노동당 찍으려고 했지만, 이걸 보니까 갑자기 찍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지네. -_- 사실 민주노동당을 찍는건 기권하기는 싫고 해서 반쯤은 기권..
  • ㄱㄱㄱ 08/01/01 03:44  덧글 수정/삭제
    민노당은 5년내내 노까질 하니까 망한거지요ㅋㅋㅋ
    노빠들을 적으로 돌린죄
  • 사명대사 08/03/20 14:56  덧글 수정/삭제
    ------그동안 우리 외삼촌이나 아버지 같은 분들이 옛날처럼 얄팍한 수작으로 돈 놓고 돈 먹기는 여전히 힘들 것 같다.---------

    이 말씀이 가장 맞는 말씀입니다. 지금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그런 짓들 하고 있는지 한심합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잃어버린 십년이라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배꼽을 잡고 웃었답니다. 그들의 속셈은 지난 10년동안 노무현때문에 부정부패를 못해서 돈을 못벌었다는 이야기 이거든요.ㅋㅋㅋㅋ 여러분들은 감을 잡었나 모르겠는데, 놈현 때문에 장사들이 잘 안된데요, 그 이유는 검은돈들이 다 숨어 버렸으니 경기가 가라앉는것은 당연지사 아니겄습니까?
    이제 이명박 시대는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어 경기는 살아날 겁니다.
    그 대신 없는 놈들은 계속 당하고만 살게될 세상이 온거죠.
    신나지 않으세요. 우리 모두 부자 됩시다. 돈이 되는건 무엇이든 합시다. 이명박이가 봐 줄겁니다. 같은 부류니깐 두루,,,ㅎㅎㅎㅎ
  • 2 16/03/03 14:55  덧글 수정/삭제
    대통령탓 ㄷㄷ자기선택의 결과를 본것 뿐인데 노무현탓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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