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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황병기, 아버지의 반대

11/08/15 09:34(년/월/일 시:분)

6.25 날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황병기씨가 나왔다. 가야금 연주로 유명한 분인데, 내가 아는 건 "미궁" 정도.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 가야금 연주가의 길을 걷는 것을 부모님이 반대하셨다고 한다. 하긴 시절도 시절이었고, 진로도 예능 쪽이다보니 반대할만도 했을 것이다.

◎ 손석희 / 진행 : 주변에서 특히 가족들이 말리거나 그러진 않던가요?
◎ 황병기 : 아버지, 어머니가 굉장히 반대하셨죠. 학생이 학교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무슨 가야금 같은 악기를 배워서 괜히 신세 망치려고 그러느냐, 반대를 하셨죠.


그렇게 강력하게 반대를 하시던 부모님도, 나중에 한 10년 정도 가야금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미국에서 인정받고 한국 신문에도 나오니까, 결국에는 인정하셨다고 한다.

◎ 황병기 : 그러니까 이제 아버지한테서 제가 워싱턴대학에 있을 적에 편지가 왔는데 내가 너를 여태까지 가야금 하는 것을 미워한 것에 대해서 자기가 말하자면 후회한다, 나는 지금 너를 장하게 생각한다, 그런 편지를 제가 받았는데
◎ 손석희 / 진행 : 얼마나 좋으셨겠습니까?
◎ 황병기 : 그 편지를 받으니까 좋은 마음보다도 굉장히 죄송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저희 아버님이 자기 생각이 틀렸다고 자인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불효를 한 것 같은 기분이어서 죄송스러운 기분이 들었죠. 물론 기쁜 마음도 있었습니다.


결국에는 부모는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 잘 되는 방향에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누가 맞고 틀렸다기보다는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결과야 지나봐야 아는 것이고, 타협에도 한계가 있으니, 결국에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자식이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고, 애정이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은 양쪽 모두에게 무척 견디기 힘들고, 슬프고, 외로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수해야만 한다면, 적어도 예를 갖추어 뜻을 거슬러야 할 것이다.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이런 상황을 본다. 못난 부모가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데, 자식은 그 꿈을 무시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싸우고, 화내고, 해코지를 하고, 그러다 막장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상황은 극이니까 그런 것이다. 드라마니까 드라마틱한 것이다. 현실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뜻을 거스르더라도 정중하게 예를 갖추어 거스르고,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된다.

흔한 상황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http://cafe.daum.net/gongburon/4y5t/146
손석희-황병기 인터뷰

http://talk.imbc.com/board/view.aspx?talk_id=3186&talk_gubun=radio&table_name=fm07
토요일에 만난 사람 -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6.25 출연)

http://seoul.blogspot.com/2011/03/blog-post_5450.html
"효란 무엇입니까?"
"무위(無違), 즉, 거슬림이 없는 것입니다"
"거슬림이 없다니, 그 말은 도대체 뭘 두고 하신 말씀입니까? 아버지가 자식에게 도둑질을 하라고 가르친다면 그 뜻에 거스리지 않는 것이 효입니까"
"아버지의 명령이 윤리에 어긋날 때, 우리는 얼마든지 불복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복종에는 하나의 단서가 있는데, 그것은 불복종조차도 예로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것이 꼭 무례함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나, 돌아가셨을 때나 일관되게 예로서 섬기는 것, 그것이 바로 무위(無違)입니다."

http://seoul.blogspot.com/2010/08/blog-post.html
좋은 집안의 남자라는 건 뭘까. 좋은 집안의 사람들은 첫째 건강하고, 둘째 명석하며, 셋째 가족간의 유대감이 강하다. 가족중에 몇 명만 일방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 대개가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 당연히 가족중에 일부가 형편없이 가난한 경우도 드물며,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가족을 그들을 외면하는 법이 없다. 어떤 경우에는 그들은 보험에 가입할 필요조차 없다. 가족 자체가 보험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이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이런 가정에서는 자식을 기본적으로 신뢰의 눈으로 바라본다. 부모의 믿음 없이 자식이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다. 성취를 향해서만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람과 상처를 극복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데 에너지를 분산해야 하는 사람은 그 노선이 다르다. 같은 성취를 이루어도, 그 질이 다르다.
좋은 가족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느끼는 선망은 참 크지만, 실제로 좋은 가족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라도 구경하고 나면, 선망은 질투로 바뀔 것이다.

http://seoul.blogspot.com/2011/08/blog-post.html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모든 것에는 비용이 있고, 그게 설령 올바른 신념이나 정의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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