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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불륜 송

06/08/08 13:08(년/월/일 시:분)

나나 9권 중에서

버스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박상철 - 무조건 이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불륜송으로 들리는 거야.

무조건 - 박상철

내가 필요할땐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낮에도 좋아 밤에도 좋아 언제든지 달려갈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르면 한참을 생각해 보겠지만
당신이 나를 불러준다면 무조건 달려갈 거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

자, 이게 왜 불륜송으로 들리느냐? 생각해보자.

- 이 노래의 화자는 분명히 유부남일 것이다. (트로트의 타겟층을 고려할 때)
- 그렇다면 아내는 집에 있기 때문에 굳이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 찾아갈 필요가 없다.
- 그러므로 일부러 여자를 찾아간다는 것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 노래는 불륜송이다.


그 뿐이 아니다. 오늘은 김윤아 노래마저도 불륜송으로 들리는 거야.

김윤아 -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위험한 사랑의 상상은 날 위안한다.
당신 같은, 위험한 사람.
식품처럼 소모될 열정.

불안하고 달콤한,
나른하고 숨이 멎을 듯한
죄의식과 행복의 기묘한 일체.

결국은 허무하게
모래처럼 날려 사라질
소진할 열정의 달콤한 폭주

차갑고 농밀한 나의 열정이
내 눈 먼 영혼을 잠식하면
뜨겁고 농염한 죄의 입맞춤
타락의 나락, 그 황홀

내가 상상한 상황은 다음과 같다.

- 어느날 김윤아가 까페에 갔다가 옆자리에 앉은 멋진 유부남을 본다.
- 아메리카노를 홀짝거리면서 유부남과의 상상의 나래를 편다.
- 노래 완성.


나나 9권 중에서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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