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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일자리의 미래

14/05/12 02:13(년/월/일 시:분)

매년 한국의 IT 인력이 3%씩 줄고 있다.

IT가 워낙 야근과 휴일근무로 악명이 높기도 한데, 그렇다고 앞으로 좋아질 기미도 썩 안보이는지라, 기존에 있는 사람들도 떠나는데다가 대학교에 IT관련 학과 정원도 계속 줄고 있다.

반면, 내가 회사에서 경험하기로, IT 예산을 지금보다 줄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IT는 돈을 들이는 만큼 효과가 매우 정직하게 튀어나오고, 비즈니스를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좋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

여기에 하나 더, IT만큼 생략화/효율화를 하기 좋은 게 없다.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고, 100명이 하던 일을 3명이 해도 대충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속도가 빨라지고, 사용하기 편리해지고,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농업적 근면함은 기술이 대신해줄 것이다.


자, 그럼 기업의 입장에서는 IT 일자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IT를 안 쓸 순 없다. 근데 사람은 자꾸 준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그대로니 돈은 더 주긴 해야 할텐데, 그냥 더 주긴 싫다. 그러니까 잘 하는 사람만 골라서 줄 것이다. 양극화가 올 것이다.

문제는, 이 고급인력과 낙오자를 가르는 기준이 아주 실낱같이 얇을 것이라는 것이다. IT 인력들의 실력이 차이가 나봤자 얼마나 차이가 나겠나? 나는 일당백, 한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살린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차이가 나긴 하지만 과장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어찌됬건 예산을 세우고 인력규모를 결정할테니, 아주 사소한 차이로 탈락여부가 결판이 날 것이다. 살아남는 자는 예전보다 훨씬 높은 근무강도로 일하는 대신, 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임금이 오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 남은 숙제는 두 가지다.

1. 아주 사소한 차이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 (공부)
2. 앞으로 지금보다 더 힘들게 일할 미래를 각오할 것 (체력)


요즘 정보처리기술사 수강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모두 힘들지만 부디 살아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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