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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08/05/04 09:17(년/월/일 시:분)

http://news.naver.com/hotissue/ranking_read.php?office_id=025&article_id=0001952133
이익훈어학원 이익훈 회장이 3일 오후 1시30분경 병세가 악화돼 별세했다. 향년 61세. 이회장은 지난 2005년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을 되찾았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돼 통원치료를 받았었다.

yitfog
예전에 학교강연 왔을 때 박수 안치니 강연 안하겠다 하고
강제로 박수 치게 해서 학생들에게 욕을 먹었던 기억이 나네.
'5시간이상 자는 사람은 인간으로 안본다'며 자기는 5시간이상 자 본적이 없다고 하고.


우리 아버지도 몇주 전에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익훈 회장이 수술받은 곳과 같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드라마 "뉴하트"를 촬영한 곳이기도 한 이곳은, "삼성" "서울" 병원이라는 이름에서 말해주듯 가격이 매우 비싸고 수술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이익훈 회장, 이명박 대통령 같이 우리 아버지도 악바리 정신으로 정말 고생고생해서 근성으로 성공한 자수성가형 캐릭터다. 하루종일 일하고, 한달에 두번 있는 휴일에도 안절부절하며 괜히 몇 시간이라도 약국에 나가서 약 정리라도 하고. 휴가를 가 본 적이 없고. 딱 암 걸리기 좋은 타입이다.

이번이 벌써 4번째 수술이다. 요즘 암은 옛날과 달리 60~80%는 낫는다. 예전처럼 머리가 다 빠지는 긴 항암치료를 받을 확률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특히 아버지께서 직업이 약사다보니 자기 몸에 관심이 많았고, 이번에도 초기에 발견했기 때문에 성공 확률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아도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그냥 맘 편히 수술결과를 기다렸는데, 아버지께서는 이런 태평한 내 모습에 다소 실망하신 모양이다. 어머니께서는 신경을 너무 써서 대상포진이 났다. 동생은 군대에서 마지막 휴가를 꼬박 병원에서 보냈다. 한편 나는 중간고사 기간이라서 집에서 공부만 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934571
전립선암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Dr. Patrick Walsh's guide to surviving prostate cancer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과학 역


수술을 앞두고 아버지께서 이런 책을 보기 시작하셨다. 참 이렇게 시기적절한 책이 다 있다니. 누구라도 전립선암에 걸리면 매우 사보고 싶을 책이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병문안을 갔다. 지난번에 갔던 서울아산병원보다 더 으리으리했다. 하루 입원비만 53만원짜리 병실은 완전 호텔 같았다. 19층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서울에 이런 데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끝내줬다. 아버지께서는 수술 이틀짼데 벌써 걸어다니셨다. 역시 수술은 비싼데서 해야 되는구나.

아버지는 워낙 삶에의 의지가 강한 분이라서, 예순이 넘긴 나이에도 암수술을 받을 체력이 충분하신 것 같았다. 금식 중에 혈압약을 먹지 말라고 그래도 간호사 몰래 기어코 먹고, 배가 고파서 크림빵을 몰래 먹기도 하셨다. 일주일 후 퇴원 후에는, 병원에서 준 진통제를 안 먹고 버티다가 매우 고통스러워하셨다.

나는 삼성서울병원의 비싼 수술비와, 수술 이틀만에 걸어다니는 아버지를 보면서(그것도 전립선암 수술이었는데), 건강도 돈으로 살 수 있구나, 나도 돈 많이 벌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술 후로 우리 집 식단은 완전히 풀밭이 되어 버렸다. 내가 좋아하는 생선을 매일 먹는 건 좋았지만, 고기는 전혀 먹을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벌써 몇번째인지) 또 금연을 하셨다.


그리고 나는 이번이 벌써 아버지의 4번째 수술이라는 것과,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이익훈 회장이 수술 4년후 갑자기 사망한 기사를 보며, 이제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내가 별로 가슴을 졸이지 않아도,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해도, 슬픈 건 슬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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