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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말코비치 되기 - 우리나라로 치면 "유인촌 되기" 정도?

06/03/12 11:36(년/월/일 시:분)

최근에는 헐리우드 영화에 새 장을 열었다는 영화를 챙겨보고 있다. 다이하드, 매트릭스, 그리고 존 말코비치 되기를 보았다.

이 영화도 매트릭스 같은 류라서, 내용의 독창성 보다는 표현의 독창성이 주목을 받았다. 유명 배우인 존 말코비치의 머리속으로 딱 15분만 들어가서 그가 될 수 있다는 설정이야 뭐 옛날부터 있었던 거고. 그래서 원래 말코비치 대신 눌러 살면서 그 사람의 유명세를 멋대로 이용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는 그런 영화야 뭐 굳이 고전을 찾지 않아도 흔해빠진 내용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런 내용을 특별한 특수효과 없이도 멋들어지게, 그리고 매트릭스처럼 주구장창 설명을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영상을 보면 특별한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멋진 표현을 썼다는 점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그냥 보면 아 이런 거구나 느껴지고 빠져든다.

물론 이 영화는 그리 흥행할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정신분석학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약간은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었으니까.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하는 실존주의적 문제 말이다. 그래서 널리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그런데 이 영화가 한국에서 특히 흥행을 못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존 말코비치라는 배우가 가진 독특한 지위 때문인데, 이 배우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이 영화의 재미의 반을 깍아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고민해 봤다. 존 말코비치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배우가 누가 있을까.. 일단 40-50대의 중견배우고, 약간은 섹시하고 지적인 매력이 있고, 크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연기파 배우고, 영화보다는 연극 쪽에서 주로 활동하고, 사람들이 모두 그의 이름은 알지만 실제로 어떤 작품에 출연했는지는 잘 모르는 배우. 그의 엄격한 자기관리와 카리스마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뭔가 내면에 조용하면서도 이그러진 고뇌를 담고 있는 듯 조용한 가운데 때론 폭풍과 같은 광기... 그러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을때는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지적인 차가운 뉘앙스를 지니고 있는 배우..

유인촌.

어떤가. 40-50대의 중견배우고, 유명 배우라기보다는 연기파 배우고, 연극 쪽으로 주로 활동하고, 모두 그의 이름은 알지만 유인촌씨가 실제로 어떤 영화나 어떤 연극에 출연했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특이한 지위를 가진 배우잖아.

그리고 나름대로 지적이고 섹시한 매력이 있어서, 30-40대의 여성이 유인촌의 몸으로 들어갔을때 나름대로 성적인 공상을 이루어줄만한 매력도 가지고 있지. 후후

그런 이유로 이 영화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보통 감각으로는 안될테고, 한 박찬욱 감독 정도의 센스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136

  • 총각 06/03/12 11:59  덧글 수정/삭제
    저도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를 볼 당시에는 존 말코비치가 누군지 몰랐어요. 나중에 알게 됐죠.

    만약 여자 배우라면 누가 있을까요?
    전 문소리 씨가 떠오르는데..
    • xacdo 06/03/12 12:29  수정/삭제
      글쎄요, 문소리씨는 유인촌씨처럼 딱딱한 맛이 없고 좀 서글서글한 면이 있잖아요. 그리고 너무 젊어요.
  • 태공 06/03/12 13:32  덧글 수정/삭제
    음. 영화 재밋지.
    국내여자배우라면 난 배종옥씨가 생각나내.
    • xacdo 06/03/12 14:27  수정/삭제
      음... 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영화에 여자배우를 넣는 건 잘 상상이 안 되는데.
  • Goethe 10/07/07 09:37  덧글 수정/삭제
    아.. 인촌이형..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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