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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차근차근 해서는 불가능하다면, 틀을 짜라

14/11/18 07:36(년/월/일 시:분)

기술사 시험을 두번째로 준비하면서 슬슬 느껴지는 것이, 이 시험은 무엇보다 "효율"이 중요한 시험이라는 것이다. 차근차근 공부해서는 절대로 합격할 수 없는 시험이다.

왜냐하면 시험범위가 변하기 때문이다. IT분야는 이 세상의 어떤 분야보다도 빠르게 변해서, 이 시험이 6개월에 한번씩 있는데 그 6개월 사이에도 20~30%는 변한다. 그런데 일반적인 속도로 보면 적어도 3년은 걸린다. 설령 3년을 걸쳐 보더라도, 그 3년 사이에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다 업데이트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험은, 일반적인 감각으로는 공부할 수가 없다. 정말로 빠르게 치고 빠져야 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A4 1장을 10초안에 봐야 한다. 길게 봐봤자 소용이 없다. 종이에 적는 것조차도 낭비가 될 수 있다.

특히 그런 흐름이 최근 10년 사이에 바뀌었다. 90년대만 해도 하나하나 손으로 써서 정리하는 분들이 붙었지만, 최근 붙는 분들은 거의 그렇지 않다. 노트를 정리하더라도 전체의 20% 정도만 적고, 나머지는 태블릿 등으로 빠르게 보고 넘긴다. 그만큼 시험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가 장난 아니다.


그러면 그 많은 것들을 어떻게 머리속에 담을 것인가? 당연히 그냥은 못 담는다. 달달 외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 시험이 어려운 게, 그냥 외우는게 아니라 틀을 만드는게 어렵다. 먼저 틀을 만들고, 거기에 빠르게 부어넣어야 한다.



마치 주머니가 잔뜩 달린 투미 가방 같다. 아니면 수납공간이 아주 세세하게 나뉜 옷장 같다. 여기에는 이걸 넣고, 저기에는 저걸 넣어야지, 카테고리화해서 머리속에 가지런히 정리하는 것. 그리고 필요할때 빠르게 꺼내 쓰는 것. 이것이 이 시험의 핵심이다.


근데 막상 학원에서 엄청나게 큰 틀을 던져주면, 너무 추상적이라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내용을 공부하고, 이를 추상적으로 묶어 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틀이 생기고, 틀에 담을 줄 알게 된다.

답안을 쓸때도 목차, 표 형식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보다, 어떻게 틀을 짤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 추상화, 범주화, 구조화가 중요하다.


최근 헌터X헌터를 보는데 이런게 나왔다. 암흑대륙을 가는데 4가지가 필요하다. 허가, 자격, 수단, 계약. 그렇구나! 이런거다. 암흑대륙 횡단의 선제조건으로 4가지를 나열하고, 나머지 요소들을 이 4가지 기준으로 분류하여 구조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4가지, 허가/자격/수단/계약을 어떻게 외울 것인가? 파닉스(Phonics) 방법을 쓰자면, 허자수계, 허자 성을 가진 수계(물닭) 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보자. 이 닭은 꼬꼬댁하고 울지 않고, "허!"하고 운다. 그래서 허자다. 그리고 물닭이라 꼭 물 위에서 산다. 그러면 이미지가 하나로 합쳐진다. 허자수계. 그러면 이 4가지 개념이 하나의 개념으로 합쳐진다. 오케이.

또는 상황으로 외울 수 있다. 외국여행 나갈때 비자 얻는 걸 생각해보자. 머리속에 미국 대사관을 그려보자. 예전에 F1 비자 받으려고 아침 7시 30분부터 추운 겨울에 밖에서 줄을 섰던 기억이 난다. 그거 받으려고 이것저것 서류도 떼가고, 유학원도 가고 그랬었지... 그래 그걸 생각해보자.

허가: 미 대사관에서 허가를 해줘야 한다
자격: 이런저런 자격증을 떼갔다
수단: 미국 어학연수 가는 거
계약: 미국 어학원에 등록급 내고 계약서 우편으로 받았다

이런 식으로 실 사례를 들어서 상황을 머리속에 그리면, 이 그림도 딱 하나의 이미지로 머리속에 박힌다. 오케이.



이렇게 머리속으로 틀을 짜는 연습을 하면, 생각보다 많이 부어넣을 수 있다. 그럼 부어넣는 건 나중에 하고, 먼저 틀을 짜는 연습부터 하면 된다.

1. 틀을 짜고
2. 물을 부어라

그러면 많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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