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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상

행복을 찾아서 (2006) - 그놈의 무급 인턴쉽 때문에

07/06/03 19:38(년/월/일 시:분)

이번엔 샌프란시스코가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봤다. 1980년대 샌프란시스코, 그 시절에는 마치 우리의 IMF처럼 길거리에 나 앉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영화는 그런 어려운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The Pursuit of Happyness

이 영화에서 행복은 취업하는 것이다. 직업을 가지고 먹고 살 돈을 버는 것이다. 윌 스미스는 정말 좋은 아빠고, 좋은 남편이고, 명석한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오직 하나, 직업이 없다.

얼떨결에 의료기기 소매상을 했다가 완전히 말아먹어서 이혼당하고, 집세를 못 내서 쫒겨나고, 경력이 없어서 가는 회사마다 퇴짜를 당해서, 5살 난 아들을 데리고 빈털털이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마지막 남은 의료기기까지 끝까지 붙들고 판매를 나간다. 각종 보호시설과 화장실과 기차역 벤치를 전전하면서 6개월간의 무급 인턴십을 견뎌낸다. 그는 끝까지 어떤 요행도 바라지 않고 꾸준히 경력을 쌓아서 투자회사에 취업한다.

참고로 여기서 윌 스미스는 6개월간 투자 회사에서 텔레마케터 일을 하면서 무급 인턴쉽을 견뎌내는데, 요즘 미국은 이것보다 더 심해서 1000달러를 줘야 인턴쉽을 하게 해주는 정도다. 무급 정도가 아니라 돈을 내야 인턴쉽을 할 수 있다! 돈을 내고 일을 해 주는 것이다! 뭐 이따위가 다 있어!

하지만 윌 스미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의 머리는 명석했지만, 오직 하나 부족한 것이 경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놈의 경력 하나 때문에 6개월을 노숙자 신세를 진 것이었다. 실제로 지금도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서 돈을 내고 인턴쉽을 하고 있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들구나. 만약 윌 스미스가 적당히 포기하고 파트 타임 직업을 구했다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파산한 상태에서도 끝까지 그놈의 경력, 이력서에 딱 한 줄을 채우기 위해서 길바닥에서 고생을 한다.

이런 험한 상황에서도 5살난 아들에게 욕 한번 하지 않고, 돈이 없어도 주말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 갖은 꾀를 다 쓰고, 기독교 보호시설에서 후즐근한 식사와 숙소를 전전하면서도 끝까지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회사에 출근한다. 윌 스미스는 정말 좋은 사람으로 나온다. 그에게 부족한 건 오로지 직업이었다. 그래서 그는 직업을 가졌을때 행복할 수 있었다. 결국 이혼한 아내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아들은 여전히 부실한 보육원에 보내야 했지만,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번다는 것 하나가 그렇게 그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나머지 하나였던 것이었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때론 돈은 행복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도 이 영화를 보고 참으로 직업이 가지고 싶어졌다. 인턴쉽도 하고 싶어졌고.

행복을 찾아서 = 일자리를 찾아서



ps. 참고로 하얀색 의료기기 가방은 맥거핀(MacGuffin)이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687

  • sehee 07/06/04 12:37  덧글 수정/삭제
    저 기계가 고장났을 때, 저걸 수리한다고 정말 처절했죠..
    • xacdo 07/06/04 14:53  수정/삭제
      그래서 저는 저 기계가 마지막에 무슨 큰 일이라도 벌이는 줄 알았더니, 결국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_-;;;
  • 자이젠 07/06/07 02:38  덧글 수정/삭제
    영화 보면서, 저 스캐너...저거 다 두들겨 부숴버렸으면 좋겠다 싶어가지고...부글부글했었죠. ㅎㅎ 끝내는 고쳐서 다시 파는 거보고 뒤로 넘어갔습니다.아마 그 시절에, 저런 덩치큰 기계들이랑 그런 기계들 팔러다니는 사람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던 걸로...알고 있어요. 우리 집에도 엄마 아버지가 꼬임에 넘어가서 사들인 희한하게 생긴 기계들이 몇개 있었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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