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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도올 논어 - 36강

06/02/18 13:47(년/월/일 시:분)

KBS 도올의 논어이야기
<제36강> 소정묘의 주살 (2001/2/9)

http://www.kbs.co.kr/1tv/dol/

xacdo 정리


도올 논어 2권이 나왔습니다.
옛날에 서당에서 책이 한 권 끝나면 책걸이를 했습니다.

1권을 끝내며 넘어갔던 부분을 보충하자면

성인(聖人, sage) - 상당히 의미가 복잡합니다.
다른 텍스트에는 성(聖)자를 다르게 쓰는 경우도 있다.
또한 19세의 구(공자의 이름)에게 성인의 후예라는 말도 한다.

그렇다면 성인은 무슨 말인가?

그 당시 성인은 '귀가 밝은 사람', 보통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사람, 즉 무당이라는 직업을 말했다.

공자의 삶은 성인이라는 말의 종교적인 뉘앙스를 도덕적인 뉘앙스로 바꿨다.
모든 고대 종교는 기복신앙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이것을 벗어나서 인류 보편적인 도덕의 문제를 다룰 때 위대한 종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기복신앙을 공자는 세속적인 도덕주의 안에서 극복했다면, 예수는 인류 보편적인 아가페적 사랑으로 극복했다. 이것이 위대한 점이다.


책걸이의 의미로 장사익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우리는 소위 말해서 뜨기 전에 만난 사람입니다. 순수한 한국인의 목소리.

- 책걸이를 한다
(칠판에 도올 논어 1권을 올려놓고 술을 공양하고 절을 한다)
(장사익과 도올 선생 공양한 술을 돌려 마신다)
칠판, 이 이상의 제단이 없죠.

재즈 기타리스트로 가장 존경하는 김광석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 재즈 기타 반주로 책걸이 제문을 읽는다
(장사익 간간히 징을 친다)
(제문을 다 읽고 제문 종이를 태운다)

책걸이를 대신해서 장사익 선생님 노래
- 찔레꽃 (장사익 작사/작곡/노래)
(김광석 재즈 기타 반주)

하얀 꽃 찔레꽃 / 순박한 꽃 찔레꽃 / 별처럼 슬픈 찔레꽃 /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목놓아 울었지

하얀 꽃 찔레꽃 / 순박한 꽃 찔레꽃 / 별처럼 슬픈 찔레꽃 /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밤새워 울었지

아 / 찔레꽃처럼 울었지 / 찔레꽃처럼 춤췄지 / 찔레꽃처럼 날았지 /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 당신은 찔레꽃 / 찔레꽃처럼 울었지 / 당신은


오늘은 제식적인 분위기라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원래 장선생님은 어린 아이같이 참 순수하고 자유분방한 분이세요.

여기 술이 남았는데 아까우니까 먹어 (관중에게 넘긴다)
이게 아주 좋은 술이에요. 제사에 쓰는 술은 특수한 향기를 풍기는데, 그 향기를 맡고 신들이 모여 들거든. 그걸 니가 다 먹었다는 거지! (관중 웃음)


- 법치와 덕치의 문제

경찰관들의 비리도 분석해보면 덕치와 법치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다.

유가의 주장은 법 이전에 덕으로 다스려지는 것이 올바르다.
하지만 법가의 주장은 덕으로는 부족하니까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옛날에 동네에서 서로 다 아는 사이였던 사회에서는 예가 먹혀 들어가지만,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진시황의 통일국가에 이르러 사회가 거대하고 복잡해지자
새로운 객관적 통치의 원리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것이 법이라고 한비자는 주장했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에 정국대전이라는 법이 있었다. 조선조가 유교라고 하지만 법이 있었다. 그렇다면 법가와 유가의 사상이 충돌하는 것인가?

하지만 여기서 한비자가 말했던 진시황 시대의 법은 형법이다. 처벌하기 위한 법이다. 당장 포도청이 생각나고, 피할수록 좋은 법.

하지만 조선시대 법은 민법이다. 귀족들이 왕권을 제약하기 위해 만든 마그나카르타 같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법이다.

그런데 공자는 58세에 노나라의 법무장관(겸 수상) 자리에 오르는데, 단 7일만에 존경받던 중요 공직자 '소정요'를 주살했다(사형시켰다). 이는 덕치가 아니라 법치이다. 그것도 매우 엄형주의다.

이렇게 되자 3개월만에 범죄가 급격히 없어졌다. 처벌이 두려운 탓이었다.

그렇다면 공자의 덕치주의에 어긋나는 행동이 아닌가?

그런데 이 사건은 논어에는 나오지 않는다. 한비자의 스승인 순자의 책에 나온다. 이는 법가주의다.
그 책에서 공자는 '소정요'를 죽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사람에게 증오스러운 것이 다섯가지가 있는데, 우선 도적질은 들지 않는다.
첫째 음험하고, 둘째 완고하고, 셋째 달변이고, 넷째 박식하고, 다섯째 겉만 번지르르하다.
사람에게 이 다섯가지 중 하나만 있어도 사형을 면하기 어려운데, 소정요는 이 다섯가지를 가지고 있어, 이런 놈들이야말로 소인배들의 영웅 행세를 하기에 충분하다.

잘 보면 소정요 주살사건은 구체적인 사건이 없다. 좌우간 나쁜 사람이니까 죽였다는 거다. 소정요의 죄는 결정적인 것이 없다. 공자 밑의 순자 학파 계열에서 공자라는 캐릭터를 끌여들여 이런 설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다섯가지 묘사는 그 사회의 가장 악랄한 보수세력을 말한다. 이런 보수세력을 척결하지 않으면 진시황의 통일 국가에 필요한 법가주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상을 세우기 위해 이런 사건을 꾸며낸 것이다.

'소정요'라는 이름부터가 '정의가 없고 사악하다'는 뜻이다. 지어낸 것이 분명한 이름이다. 그런데도 사마천은 사기에서 이를 정전으로 채택한다. 왜일까?

순자는 일반백성은 덕의 감화로 이끌고, 지배계급에는 엄형을 적용하라.
즉 백성들에게는 예치를 쓰고, 지배계급에는 법치를 적용했다.
이것이 전국시대부터 한대까지 적용되는 중국의 사상이었다.

즉 이 소정요 사건은 공자의 덕치주의에 반대되는 사건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사상 흐름에서의 필요로 만들어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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