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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포맷 한번 안 하고 쓴 컴퓨터의 우여곡절 이야기
포맷.. 이것은 컴퓨터를 쓰는 분이라면 누구나 빠지게 되는 유혹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저같이 컴퓨터를 전공하는 사람의 경우 잦은 포맷은 거의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지만..

저는 대학에 입학할때 부모님이 사주신 컴퓨터를 지금까지 3년간 한번도 포맷하지 않고 쓰는데 성공하고 있어, 저의 컴퓨터의 상태를 여러분께 자랑하고 싶어 이렇게 키보드에 손을 얹게 되었습니다.

부디 저의 우여곡절을 보시고 여러분도 어지간한 경우 아니면 포맷 안하고 쓰시길 빌게이츠의 이름으로 기원하옵나이다.


1. 컴퓨터의 암흑기

파란만장했던 중고등학생 시절.. 사실 가장 괴로운 것은 컴퓨터를 마음껏 쓰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맨날 게임만 하고 공부 안한다고 해서 하나뿐인 컴퓨터는 거실에 털썩.. 이래서는 포르노도 맘대로 못 보잖아요. 거기다가 자율학습에 학원에 맨날 새벽 1시에 들어와서 아침 7시에 나가는 생활을 되풀이 하다보니 컴퓨터는 구경도 못하는 신세.. 그나마 주말도 학원 주말반을 다니느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도 없이 공부하는 신세였습니다.

그나마 중학교때는 좀 게임을 헀었거든요. 금성 386 칼라 컴퓨터를 사서요. 물론 교육용으로 산거였죠. CPU는 16MHz에 램은 1M 하드는 80M. 그때만 해도 고사양인 편이였습니다. 이걸로 Bumpy라던가 Fox-ranger라던가 특히 영걸전.. 영걸전을 즐겨 했습니다. 컴퓨터 음악이라고 해서 Visual Composer도 끄적거렸고.. 특히 영걸전을 밤새워서 했던 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밤새워서 했던 게임이었어요. 눈이 어질어질 해질 정도로 했죠. 치트키 안 쓰고 끝까지 깬 유일한 게임이기도 하구요.

그 후로 대항해시대 2.. (이건 너무 재밌어서 일부러 엔딩을 안보고 지금의 온라인 게임처럼 3달씩 계속하는 친구도 있었죠) 영웅전설.. 같은 게임을 하다가 RPG쯔꾸르 95를 접하게 됩니다. 게임을 만들다니 정말 획기적이었죠. 그래서 그때 만들기 시작한 것이 '만세삼창'이라는 RPG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쯤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면서 저는 더이상 컴퓨터를 할 수 없게 되었죠.

저는 그래서 친구네 집에 몰래 놀러가서 컴퓨터를 대신하게 됩니다. 저는 이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뒤에서 지켜보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됩니다. 직접 하는 것 말고 그냥 뒤에서 보는것도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제 친구는 특히 MUD 게임을 즐겨 했는데요. 그때 아시죠. 01410 하이텔 인포샵으로 접속해서 막 분당 20원이니 패킷당 얼마니 해서 했던 수많은 통신들.. 그때 무료라는 이유 하나로 에듀넷을 무진장 썼는데요. 무료답게 속도는 개떡이었죠. 하여간 그 친구는 한국통신에서 단말기까지 빌려다가 밤새도록 MUD에 빠졌습니다. 무슨 동동 서 북 오크 쳐 쳐 쳐 이런걸 계속하는게 무슨 재민가도 싶었지만.. 온라인 게임은 역시 사람 만나는 재미잖아요. 그래서 한달에 전화비가 15만원이 나와서 아빠한테 무지 맞기도 한 그런 친구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로 넘어가면서 저는 여전히 컴퓨터는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어서, 궁여지책으로 중학교때 만들던 RPG게임 '만세삼창'을 소설로 쓰기 시작합니다. 글쓰기의 시작이었죠. 사실 그 전부터도 소설을 써서 교지에 실어보겠다고 떼를 썼는데 참.. 겨우 하나 실었더니 마구 편집이 되서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때는 특별활동으로 아예 교지편집부에 들어갔죠. 이건 순전히 제 소설을 실어보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또 거기의 담당선생님이 영어선생님이었는데 수업시간 중에 이런저런 일로 찍혀서 또 엄청 편집되서 실리는 수모를 당합니다.. 지금 저희 고등학교는 아예 교지가 없어지고 학급별로 급지를 찍어낸다고 하네요... ㅠ.ㅠ

그리고 애드립 시절 하던 컴퓨터 음악도 여전히 계속했습니다. 이젠 Cakewalk 7 로 했죠. 와레즈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받은 걸 겨우 드럼하나 입력하느라 한달이 걸렸습니다. 아니 당췌 영어인데다 첨보는 거라 어떻게 쓰는질 몰랐죠. 그냥 무작정 붙잡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한달만에 어떻게 되더군요.. 그때 다음 버전을 못 구해서 cakewalk 8 과 9를 데모버전으로 틀어놓고.. 데모버전은 저장이 안되죠. 그래서 8과 9에서 작업한 내용을 클립보드로 카피해서 7에서 붙여넣어 저장하는 엽기적인 방법을 시도.. 그런 이유로 지금은 데모버전에서 인터널 클립보드만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_-;;

그때 홈페이지도 처음 만들었죠. 저는 그땐 와레즈 같은 불법사이트만 아니면 평생 무료로 운영할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인터넷도 미래에는 무료가 될 줄 알았죠. 그런 꿈에 부풀어서 1주일간 HTML 책을 보면서 만들어낸 페이지.. 자율학습에 학원에 시간도 없으면서 그 시간을 쪼개 쪼개서 정말 잠을 줄이면서 만들었던 것이라 1주일이 지나서 쓰러질 뻔 했습니다. 어찌됬건 만드니 기분은 좋더군요. 문제는 이거 만들어봤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다는 것;; 뭐 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좋은것도 아니고 무의미한 홈페이지였습니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중고등학교 시절 컴퓨터 인생이 지나갔습니다. 이 시절동안 제가 얻은 것은 "게임을 뒤에서 지켜보는 재미", "컴퓨터 음악에 발을 들인 것", "RPG게임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제 방에 컴퓨터를 놓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2. 컴퓨터! 컴퓨터다!!!

아버지는 제가 의대에 들어가기를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안되서 약대로 낮춰서 지원했죠. 물론 붙을리는 없어서 수시 떨어지고 정시 떨어지고 1차 2차 다 떨어져서.. 결국 제가 희망했던 컴퓨터공학과로 오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그냥 점수 맞춰서 지원했던 거지만.. 실은 후후후 저의 오랜 바램이 실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학업을 핑계로 줄창 컴퓨터만 하려는 저의 계획!! 드디어 실현된 것이었습니다 크흑 ㅠ.ㅠ

대학에도 붙었겠다 아빠는 대학 입학선물로 휴대폰이나 사줄까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강력하게 컴퓨터를 사달라고 했습니다. 정말 제 인생에 이렇게 강력한 클레임을 걸었던 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끈질긴 설득에 아버지는 휴대폰의 몇배나 되는 거액의 컴퓨터를 사주시게 되었습니다. 만세! (덕분에 저는 2년 후에나 휴대폰을 만지게 됩니다 -_-;;;)

조립이 좋다는 말에 저는 무작정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알아봤습니다. 용산 선인상가에 가서 이것저것을 구입한 후 집에 들고 오려는데 허걱..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컴퓨터 부품에 모니터를 한 사람이 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입니다. -_-

결국 저는 널널한 친구에게 공중전화를 걸어 (그때만 해도 저는 친구들의 핸드폰 번호를 외우고 다녔습니다) 집까지 들어달라고 용산으로 불렀습니다. 그날 집에까지 가져가는데 무지 오래 걸렸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그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리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도,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조립하는거 쉬워요'라고 해도, 그 많은 컴퓨터 부품을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접하는 저는 아주 막막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문제는 케이스였습니다. 마이크로닉스 것이 좋다고 해서 사긴 했는데 뭐 이게 설명서가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부품만 잔뜩 있는데 뭘 어떻게 꼽아야 하는 건지.. 저는 3일을 고민했습니다.

3일을 부품만 가지고 이런 저런 추리를 한 끝에.. 저는 컴퓨터 케이스 철판에 곧바로 메인보드를 박아버리는 중대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원래 메인보드는 케이스와 약간의 틈을 두고 설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부품이 있는지도 몰랐죠. 메인보드 뒷부분의 납땜 부분이 철제 케이스에 접촉하면서 (게다가 저는 단단히 박는 바람에 메인보드가 휘어질 지경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납땜 부분이 서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수준의 쇼트를 유발! 다행히도 컴퓨터가 안 켜지는 수준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거실에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하도 옛날에 산거라 성능이 딸려서요. 조립하는 3일동안 제 동생은 "그럼 여기있는 부품 중에 뭐라도 저 컴퓨터에 써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래서 저는 128M 램을 내주죠. "어떻게 꼽냐"는 질문에 그냥 꼽으면 된다고 합니다. 사실 메인보드에 들어갈 구멍이야 하나 뿐이잖아요. 거꾸로 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저는 그냥 꼽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동생은 컴퓨터가 켜진 상태에서 그냥 꼽았던 것입니다 -_-;;;;

덕분에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램이 쇼트납니다. 검게 그을린 자국이 생겼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뻔뻔한 저는 "램이 안되요"라며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램을 교환해 왔습니다. 저는 직원이 검게 그을린 자국을 발견하지 않기를 가슴졸이며 바라봤는데 다행히도 못 발견하더군요. 그래서 다행히도 금전적 손실은 없었으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드디어 의문의 부품이 케이스와 메인보드를 띄우는데 쓰인다는 것을 순전히 추리를 통해 발견, 다시 모든 걸 들어내고 조립합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켜는데... 여러분 정말 이런 적은 없으실 겁니다. 아마도 메인보드에 잔류해있던 전류가 순간적으로 오버가 되서 그런 것 같은데... 그러니까 여러분도 접지를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드디스크에서 불이 납니다. =o= 세상에.. 라이터 불 같은 환한 불이 하드디스크에 붙었다가 금방 꺼집니다. 그 후로 하드디스크가 감감 무소식.. 저는 컴퓨터 부품에 불이 붙는 것을 그때 이후로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컴퓨터 평생 쓰셔도 이런 경험은 정말로 드물 겁니다.

이 쯤 되면 AS도 자포자기 수준이 되어서.. 하드디스크 AS를 맡기러 갔다가, 거기서 7만원에 새것으로 교환해주겠다는 말에 트레이드를 합니다. 어차피 사용자 과실이야 당연하고, 하드디스크에 불이 났다니 수리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서, 12만원짜리 정품을 7만원에 교환해오죠. 그렇게 저와 하드디스크는 만나게 됩니다..

그해 여름, 보통 대학교에서는 축제를 엽니다. 저는 만화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요. 강당을 빌려 애니메이션 상영제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선뜻 제 컴퓨터를 들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비록 집에서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걸어서 총 1시간이나 걸리는 학교였지만, 뭐라도 도움이 된다는게 저는 신기하고 즐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또 뭐가 문제였을까요. 덜컹거리는 버스 바닥에 그냥 내려놔서 그랬을까요.. 그날 부슬부슬 비가 왔는데 아무것도 안 씌우고 들고와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요즘 공유에 재미들려서 "edonkey2000과 디스크 조각모음을 동시에 시켜놓고 매일 밤 풀로 돌리는 것" 때문이었을까요.. 컴퓨터는 부팅조차 안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이놈의 하드디스크가 문제였던 것입니다. 하드디스크가 완전 나갔습니다... 덕분에 준비해놓았던 상영제 일정은 엉망이 되고.. 저는 컴퓨터 동아리에 부탁해서 하드를 깨끗이 밀고 윈도우를 다시 깝니다.

가장 손실이었던 건 저의 작곡 데이터였습니다. 386 시절부터 단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이 백업해놓았던 저의 수많은 데이터들.. 그것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착잡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하드디스크 복구하는게 가져갔더니 1G에 만원씩 30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학생 신분에 그 돈은 너무도 부담이 되어서 별 수 없이 그냥 하드디스크만 고쳐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그 퀀텀 30G 5400rpm ATA-33까지 지원되는 고물 하드디스크를 아직까지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때 다짐합니다. 다시는 컴퓨터 포맷하지 말아야지..


3. 범용 컴퓨터

저는 지나온 시절도 시절이니만큼 컴퓨터를 다양한 방면에 씁니다. 일단 컴퓨터 전공이다보니 프로그래밍도 해야겠구요. 홈페이지도 운영하다보니 위지윅 에디터에 포토샵은 기본. 소설을 써왔으니 글도 쓰고. 음악도 만들고. 제 동생은 게임하고. 그러니까 저는 게임을 깔고 동생을 시킵니다.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는 것이죠. 참 변태같군요 -_-;;; 하지만 이미 저는 게임을 하기에는 너무 실력이 없기 때문에, 참 스타크래프트 하나 하려고 해도 아주 공부를 해야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만화동아리니까 애니메이션에도 취미가 있겠죠. 동영상 보는 정도로 만족을 못해서 어도브 프리미어로 편집도 해보고 버철덥으로 인코딩도 해보고..

그러다보니 저희 집에는 컴퓨터 분야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의 프로그램이 깔려 있습니다. 게다가 그걸 골고루 다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컴퓨터가 맛탱이 가는 것도 쉽게 예측할 수 있으시겠지요. 그래도 저는 절대로 포맷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버텼습니다.

이쯤되면 뭐 거의 인간승리 수준입니다. 단지 데이터를 날리기 아까워서 이짓을 하다니.. 그래도 몇가지 방법은 있었습니다. 노턴 유틸리티 꼬박꼬박 돌려주고, 각종 레지스트리 청소 유틸을 돌려주고 하는 것 만으로도 컴퓨터는 어지간히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자꾸 설치했다 지웠다 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일단 윈도우를 까는 것부터. 윈도우98을 쓰던 저는, 2002년 2월 출시된 Visual Studio .NET을 3월부터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합니다. C#을 배웠죠. 아주 저희 학교 교수님들은 다들 패기에 넘쳐서 말입니다. 좋다면 좋은 거죠. ^^ 어찌됬건 그런데 윈98에서는 .NET이 안 깔린다는 말이 있어서 저는.. 98에서 2000으로 업그레이드 합니다. 윈98 상태에서 2000 셋업을 시작하면, 98에 있는 모든 정보가 그대로 2000으로 유지됩니다. 레지스트리는 최악의 상태가 되죠. 그렇게 .NET을 깔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ASP .NET을 나가면서 IIS가 돌아야 되는데.. 윈 2000 프로페셔널에는 IIS가 기본적으로는 안 깔리죠. 그래서 IIS를 깔았더니 ASP .NET 이 지원이 안되는 거에요. 알고보니 IIS가 깔린 상태에서 .NET을 깔아야 ASP .NET이 지원되더군요. 그래서 또 그 CD 7장 짜리 .NET을 지웠다가 다시 깔았습니다.

문제는 SQL 2000에서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SQL도 마찬가지였던 겁니다 -_-;; 그래서 또 .NET을 내렸다 다시 깝니다.

2002년 하반기에는 자바를 기반으로 XML을 배웠습니다. 자바야 뭐 1학년때도 배워서 쉽다 싶었지만.. 이게 또 sdk 1.4는 많이 다르던데요. 덕분에 1.3이랑 1.4랑 막 충돌나고 뒤섞이고 그러는 통에.. JBuilder를 깔았더니 중복 설치되서 막 난리가 납니다.

그 상태에서 저는 이번 학기에 오라클을 배웁니다. 오라클에도 자바가 섞여 있잖아요. 그러면서 자바가 슬슬 맛이 가는데.. 그래서 지금 저는 웹 브라우저에서 JVM에 동작하지 않습니다. 자바 애플릿 게임 하나도 못해요.

그거 말고도 언어 로케일이 영어로 되있어서.. 그거야 이해하는데.. 여러분 이 사이트 접속해보세요. www.candy33.co.kr 이 사이트는 언어 로케일이 한국이 아니면 접속도 안됩니다. 뭐 이따위로 만들어놨어!! 라는 생각도 들고 참..

가장 문제는 작곡 프로그램 쪽입니다. Cakewalk sonar와 Reason의 rewire는 정말 환상이더군요. 여기에 DX plug-in을 잔뜩 깔아 쓰는데.. 그게 다 불법이라서 참 레지스트리 엉켜서 동작 안하고 안깔리고 안지워지고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4. 결국.. 포맷?

마침 저는 곧 군대를 가야할 몸이기도 하고 해서.. 이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정리하는게 장난이 아니더군요. 오랜 시간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시간의 앙금.. 워낙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보니 분류하기도 힘들고 참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그것들을 차곡차곡 CD로 구운 다음 잘 보관해서.. 이제는 포맷을 할 생각입니다.

참 포맷 할 생각을 하니 여러모로 착찹하네요. 또 저번처럼 실수로 날리는 아까운 것들이 없기를 바라면서.. 지금 사놓은 공CD에 저의 모든 것이 담기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백업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단절된다는 것이 너무 두려워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입니다.

어찌됬건 뭐 포맷하고 다시깔면, JVM도 동작하겠고. 언어 로케일도 제대로 돌아오겠죠. 특히 언인스톨이 잘못되어 "이미 깔려있습니다"고 하면서 안깔렸던 게임도 다시 깔아볼 수 있겠고. 잃는 만큼 얻는 것도 있을까요. 어찌됬건 그 지긋지긋한 초기 셋업은 정말 하기 싫은데 말입니다. 특히 성능 튜닝이라던가 하는건 복잡하고 힘들어요. 누가 좀 대신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도 없고 순전히 이건 제 일이겠죠.

오라클을 공부하다가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다가, 지진, 홍수, 태풍 같은 천재지변을 만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아니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중요한 사람이 인명피해를 입었다며 어떡할 것이냐.

예를 들어 그 사람만 알고 있는 패스워드를 유실할 경우 데이터베이스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접근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생략했지만, 저는 SQL 2000의 관리자 패스워드를 까먹는 바람에 지웠다 다시 깔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언인스톨이 잘못되서 다시 깔리지도 않구요. 그래서 SQL2000은 포기하고 오라클로 파고 있죠 -_-;;;

하여간 사람의 힘으로 통제하기 힘든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오라클 매뉴얼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오프라인 백업을 만들어라.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완전히 단절된 곳에 귀중한 데이터를 백업해 놓아라.

그래서 저는, 지금 이 글과 같이 과거를 추억하는 글을 마구 쓰고 있습니다. 글로 남긴 것은 어떤 재앙이 닥쳐도 계속 남아있겠죠. 나중에 모든 것을 잃은 후에라도 이 글을 읽으면서 과거를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hit:3342|200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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