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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이해 레포트 - 국악공연을 다녀와서


국악의 이해 리포트

국악 공연을 다녀와서

담당교수: 홍주희
제출일: 2002.11.27.수



1. 국립국악원 토요 상설 공연

11월 9일 토요일

국립국악원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국악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리 멀지도 않고, 학생의 경우 50% 할인을 해줘서 무려 4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 곳이라 쉽게 갈 수 있었다. 그 곳에는 우리와 같이 싼 값에 국악공연을 보고 레포트를 쓰기 위한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손에 손에 노트와 펜을 들고 사소한 것마저도 꼼꼼히 필기하는 모습이 사복을 입었다 뿐이지 영락없는 수험생의 모습이었다. 마침 감기기운이 있어서 머리가 지끈지끈한데다 바깥의 추운 날씨와는 반대로 따뜻한 실내에 의자마저 편안해서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 것 같았다. 그러나 막이 오르자 그런 기분은 일시에 사라졌다.

- 종묘제례악

화려한 의상에 화려한 조명을 받은 사람들을 보니 눈이 부실 정도였다. 축을 두드리고 박을 치니 일시에 연주가 시작되었다.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물론 의식음악이라 즐길 거리는 되지 않았지만, 내가 왕이 되어 이런 의식이 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생각하니 그 장중함은 서양의 것과 비할 수 없을 정도였다.

- 아쟁산조

국악의 멋은 떠는 음이나 뜯는 음 등 서양음악에서는 갖가지 전자 이펙터로 현대에 이르러서야 가능해진 현란한 스킬을 이미 예전부터 해온 데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주자의 실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산조의 경우 이 현상이 더욱 심하다. 연주자의 실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이 산조라는 것. 국립국악원 답게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다.

- 환안곡

산조의 연장으로 보이는 창작곡이다. 한때 자살음악으로 알려졌던 황병기의 곡이다. 자살음악으로 알려질 만큼 괴이한 구성을 즐겨 쓰는 탓에 이 곡도 일반적인 국악의 느낌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그 나름의 독특한 맛이 있어서 많은 이들에게 즐겨 연주되고 있다.

- 판소리

뱃놀이 부분을 공연했다. 앞의 곡보다는 대중적인 취향이 보였다. 처음에는 느릿느릿 가다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마지막에 정신없이 몰아칠때는 대사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짜릿한 느낌이었다. 옛날 것이라 이렇게 현대적인 느낌이 있을 줄 몰랐다. 다시 보았다.

- 시조

요즘 감각으로 보면 정말 지리하게 끈다고 생각될 정도로 느릿느릿 진행되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느린 탓에 즉홍으로 시조를 만들면서 부르는 것도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앞의 판소리와 마찬가지로 점차 빨라지며 몰입을 유도한다.

- 사물놀이

오늘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최근 난타 등으로 타악기 공연이 유행인데 그 유행의 시조라 여길 수 있는 것이다. 타악기 공연의 특징은 일단 즐기기에 아주 쉽고, 그 분위기에 쉽게 동화되며, 악기를 다루는데 복잡한 지식이 필요없기 때문에 쉽게 현란한 기술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다른 악기에 비해 매우 빠른 속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이 난다.


2. 이화여자대학교 금화악회 연주회

11월 21일 목요일

금화악회는 거문고 연주와 다도회를 겸한 동아리이다. 참으로 우연찮게 기회가 되어 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거문고밖에 없어서 지루하지 않을까, 동아리 연주회인데 가도 괜찮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하자 다 기우였을 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소엽산방

첫 문을 여는 것은 황병기의 소엽산방이라는 곡이었다. 역시나 매우 기이한 진행에 국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반음계적 진행이라던지 기묘한 가락을 자주 사용하는 탓에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나름의 멋이 느껴졌다.

- 침향무

앞 곡에서 거문고 한대로 했던 독주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거문고 4대가 동시에 진행하면서 여러음을 동시에 뜯는 화성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특히 줄을 마우 긁으며 질주하는 후반부에서는 현대 락 음악이 연상될 정도의 짜릿함이 느껴졌다. 온 몸이 전율하면서 식은 땀이 흘렀다. 거문고 만으로도 이런 느낌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 동다송

다도회를 겸한 거문고 동아리인 탓에 다도에 대한 공연도 포함되어 있었다. 무용으로 다도에 대한 것을 표현했다. 범패와 승무를 차용하여 애뜻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 고구려 여운

시작했을때 갑자기 거문고 14대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 14대의 거문고가 마치 서양의 교향곡을 연주하듯이 서양의 음계로 웅장함을 표현하고 나서는 것이었다. 힘찬 고구려의 기세가 느껴졌다. 특히 후반부에서 아까 2번째 곡인 침향무와 같이 거문고를 마구 긁으며 질주하는 광경이 거문고 4대에서 14대로 늘어나면서 그 감동은 배가 되어 다가왔다.

- 거문고 산조

고문 교수로 보이는 분이 나와서 합주 형태로 산조를 했다. 역시나 가장 실력이 뛰어났다. 아주 긴 시간동안 산조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른 악기의 파트도 강조해가져 점층해가는 부분이 좋았다. 거문고가 음색이 작아서 잘 쓰이지 않는다는 말도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첨부 : 국악공연 관람 티켓 2장 >
|hit:2764|200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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