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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의 이야기
# 집필 배경
1. EBS에서 하는 드라마 "캐스터브릿지의 시장"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2. 결혼 후의 복잡하게 얽히는 애정 문제를 그려보고 싶다
3. 배경은 근대 유럽으로..

# 목표 달성률
-_-.....




마이클은 매주 한번씩 거짓말을 하는 것이 취미였다.
그의 인생에 있어서 유일한 낙이었다.

마이클은 언제나 유쾌한 거짓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그런 마이클을 주위 사람들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어느날 마이클은 궁극의 거짓말을 생각해낸다.
자신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마침 다른 도시에 볼 일이 있어 몇주간 집을 비워야 하기도 했다.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은 사실 죽을 병에 걸렸다고 고백하면서
며칠 내로 죽고 말 거라고 말을 하고 다녔다.
그리고 그는 어디서 자신과 매우 비슷하게 생긴 시체를 구해와서
자신의 방에 남겨두고는 다른 도시로 떠났다.

그런데 그만 배를 타고 가던 도중에 거센 풍랑을 만나 배가 침몰하고 만다.
겨우 목숨만은 부지했지만 마이클은 전혀 모르던 곳으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갖은 고생을 다 하다가 10년이 지나서야 원래 마을로 돌아오게 되었다.

10년이 지나 초췌한 몰골로 그리운 고향을 다시 찾은 마이클.
그러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이렇게 된 김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10년이 지난 마을을 지켜보기로 했다.
마을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여인들도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전에는 없던 꼬마아이를 보게 되었다. 대략 10살 정도 되어 보였다.
그런데 이 아이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마구 하고 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예전에 마이클이라고 거짓말을 잘 하고 다니던 사람의 자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마이클은 마을 처녀 누구와도 염문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
사실 그는 아리따운 처녀 수잔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마음을 고백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놀랍게도 수잔의 아이였다.
수잔도 당당하게 마이클의 자식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마이클이 수잔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을 은근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이용하여 수잔은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마이클의 10년 타향살이를 견디게 해 준 것은 사실 수잔에 대한 그리움 하나뿐이었다.
재회의 기쁨이 채 식기도 전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조이였다.
조이는 워낙 짓굿은 거짓말을 자주 하고 다녔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싫어했다.
덩달아 예전의 마이클도 싫어하게 되었다.
그의 피를 이어받아 이렇게 거짓말을 잘 한다는 것이었다.
마이클은 억울했다.

그런데 조이를 예뻐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마을의 시장이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유능한 시장이었다.
시장은 마이클이 태어나기 전부터 시를 다스리고 있었다.
마이클도 지금까지 시를 잘 이끌어 온 시장을 존경하고 있었다.

조이와 시장이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시장이 조이를 데리고 구석진 골목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시장은 조이의 바지를 내리고 작은 고추를 더듬기 시작했다.
"아.. 아빠... 이러지 마...."
"이녀석! 내가 아빠라고 부르지 말랬지!"

마이클은 기가 찼다.
조이가 시장의 아들이라면, 수잔은 이 늙어빠진 시장 녀석과 그짓을 했다는 것이냐..
그러고도 뻔뻔하게 마이클의 이름을 팔아먹다니..

참다 못한 마이클이 시장에게 말했다.
"남의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마이...클......."
시장은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제서야 시장은 새로 마을에 들어온 이방인이 마이클인 것을 알았다.

"조이! 넌 처음 보겠지만 내가 바로 마이클이다. 시장님, 저의 아이라고 하셨으니
이 아이는 제가 접수하겠습니다. 조이, 바지 올려라.."
조이의 손을 낚아채고 마이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수잔의 집으로 향했다.


마이클은 수잔에게 찾아가 어떻게 시장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할 수 있냐고 따졌다.
그러자 수잔은 주저앉아 울먹이며 말했다.
"사실은 나도 너를 좋아했어.. 하지만 죽어버렸잖아... 너무 슬퍼서 울고 있는데..
시장이 위로해주는 거야.. 그 손길을 거스를 수가 없어서..."

그러자 마이클이 말했다.
"...조이의 나이를 따져보면, 내가 죽기 5개월 전부터 너는 임신이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울먹이던 수잔의 얼굴이 순간 굳어버렸다.
그러나 이내 평상시의 표정으로 돌아오더니 마이클에게 말하기를
"마이클.. 생각해 봐. 사실 넌 나를 좋아했잖아? 그러니까 이대로 결혼해 버리면,
조이는 우리의 아이가 될테고, 너도 나와 결혼해서 좋고.. 좋은게 좋잖아. 응? 마이클.."

그러자 마이클이 말했다.
"그래, 그러면 너도 그 늙은 시장 때문에 아직까지 결혼을 안 하고 있었냐?
그 시장이 그렇게 좋아? 시장의 부인은 어떻게 하라고 그럴 수 있어?"

그러나 수잔의 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맞아.. 사실 나는 나이든 남자를 좋아해. 특히나 유부남을. 그 노련함과 익숙함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하지. 하지만 시장은 사실 너무 늙었어.. 이젠 예전같지 않아.
하지만 너를 보면.. 예전에 없던 너의 주름과.. 예전에 없던 무거운 분위기..."
그러면서 수잔은 마이클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결혼해줘."


결국 수잔의 꼬드김에 마이클은 홀딱 넘어가고 말았다..
마이클과 수잔은 결혼했고, 수잔은 여전히 시장과 바람을 피웠고, 시장은 여전히 조이를..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2002/07/24 21:05
|hit:2928|200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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