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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한결같은 사람이기를...
글쓴이 : jubeiory [ 다음글 | 이전글 | 수정 | 답장 | 삭제 | 찾은목록 | 쓰기 ]  조회 : 153  

2003-04-18 04:51 한결같음 글 쩍  

안녕하세요.
iory입니다.

업셀, up sell, 이라는 사내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호텔업이 원래 성수기,비수기가 분명히 존재하므로
비수기때는 가격이 높은 방을 팔아서
낮은 투숙율을 만회하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교육을 받을 때, 강사의 강의내용이
'돈 좋아하는 너희들에게 돈되는 기술을 가르쳐주마~!'
'이거 다 너희들 잘되라고 가르쳐주는거다~! 잘해서 돈 많이 벌어라~!'
다 이런식이여서, 영 내키지가 않더군요.

교육기간이 끝난 후부터 리셉션니스트들의 실적조사가
매일 이뤄졌답니다..
정해놓은 목표액에 미달할 경우, 미팅때 다들 깨지고
실적이 좋은, 넉살좋은 리셉션니스트의 경우, 영웅대접받고..

일본인, 한국인 투숙객들이 오게되면
절 부르러 동료들이 뛰어옵니다.
통역해달라는 소린가 싶어 뛰어가보면
업셀하는 거 도와달라는 거 더군요.

100 이면 100 ,  다 도와줬습니다.
운좋게 거의 다 , 성공을 해서
동료들 도와줬다는 뿌듯함도 느껴졌고, 나쁘지는 않더라고요..^^

하루는 또 어떤 리셉션니스트가 뛰어와서는
업셀하는 거 도와달라고 소매를 당겨대더군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미안한 기색도 없이
재촉하는 리셉션니스트의 목소리를 들으며
제 자신의 일에 치여있어서 약간 지쳐있던 그순간
웬지 짜증이 머리로 솟구치더군요.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닌가..하는

굳은 얼굴로 쳐다보지도 않고
나 지금 바쁜 거 안보이냐고
매몰차게 거절을 했더랍니다.

아무 소리도 안들리데요?
자기가 뱉어놓은 말, 어조, 표정에
지풀에 놀랐답니다. 긴장도 되데요?

놀라서 입이 벌어진 그 동료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후회를 해도 이미 늦었지요..

복잡한 심정으로,
만사 제껴두고 일단 담배한대 피러 갔었습니다.

군대생각이 나더군요.
손에 안닿는 과자가 더 먹고싶은 어린애의 심정이였는지
때늦은 먼가에 의해서였는지
이등병때부터 몰래 책을 봤답니다.
아버지한테 부탁드려서 책을 손바닥만하게 축소복사를 해서 봤었지요.
갈굼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내 할일 2배로 열심히 하면서 짬짬이 본다면 ,
고참들에게 죄송하고, 밑에 애들에게 미안한 일은 아니다 싶었어요

일병말호봉이 되어
밑에 애들 불러놓고 공표를 했지요
보고싶은 책같은 거 있으면 다 내 이름으로 보내라.
난 이미 찍힌 몸이니, 괜찮다고.

중대분위기를 내 손으로 바꿔보겠다는
(나중에 알았지만 )당치도 않은 생각을 하며
혼자 뿌~듯~했었지요 ^^

서열3위가 됐었을 때
불침번을 서면서 일직하사를 서는 후임병이랑
농담따먹기를 하고있는데
경계근무 나갔던 일병들이 돌아왔습니다
얼른 씻고 추운데 컵라면하나 먹고 자라고 그랬죠

잠시후에 내무반에서 와장창~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가봤더니 일직하사가 물 마시러 들어갔다가
일병들 라면 먹는거 보더니 내무반을 뒤집어 엎은거였습니다.

'쒸봐쉐뀌들, 내가 니들때 라면은 커녕 물도 못마셨어~!'
라며 흥분해서 날뛰는 그 일직하사는
저랑 같이 선임병 욕을 하며 낄낄 웃고
우리 손으로 멋진 분위기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던 그런 놈이였습니다

화가 나다가, 허탈하고 허무해지더군요
화장실로 끌고가서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저땜에 중대분위기가 개판이라는 말을 들으니까요

그 다음부터 악질고참이 됐습니다.
이등병, 일병은 냅두고
상병들만 갈구는 ㅡ.,ㅡ

한결같지 못한 그런 놈이였던 것 같습니다.

착한 척을 하려면, 한결같이 착한 척을 할 것이지
나쁜놈이 되고싶으면 한결같이 갈구던지.

아홉번 착한 척 하다가
한번 나쁜놈되니까
놀라서 입이 쩍 벌어진 직장동료의 얼굴에
담배를 피던 그 순간,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인간이란 게 이렇게 약하고 간사하구나
착한 척, 고민도 하다가

고마운줄은 모르고 말이야~!!!!
본성도 튀어나오고

담배끄고 가서
미안했다고, 내가 좀 피곤해서 너한테 화풀이했다고
오바해가며 싹싹 빌고
그날 오후는 프론트데스크에 짱박혀서
그 리셉션니스트의 업셀을 대여섯개 도와줬습니다
나중가더니 살살 웃어주더군요.

그때서야 웃는 얼굴 보고있자니
또 열받을라 그럽디다.

그런거 있죠?
한쪽엔 천사 뿅~!
'니가 잘못했어..알지?'
한쪽엔 악마 펑!
'니가 뭘 잘못했다고 빌고 난리야? 무시해 무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무척 피곤하더군요 ^^

직장생활 하기전에
친구들의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넋두리를 들으며
장난이 아니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직장생활했을 때
생각해보니 잘한 거 하나 없는 거 같습니다.
좋을 때, 헤헤 웃고
스트레스 받으면, 대꾸도 퉁명스럽게 하고

백수인 지금
친구들에게서 회사, 인간관계, 결혼생활...
스트레스 받는 얘기들
꽤 많이 듣게되네요

뭔가 믿음직한
묵직한 맛이 나는
듬~직한..
그런 놈 되기 참 어렵네요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한결같은 맛이 나는 그런 놈이 되고파서
오늘도 야문에서 뵨퇘수업 열심히 받는
그런 놈이 헛소리했단 그런 얘기입니다.
흐흐

좋은밤되시고
내일, 즐거운 주말의 시작입니다~!

앵무새님과 함께, 화이팅~! ^^  

  

격려의 편지보내기. <클릭>


1  미친선비 좋은 글입니다.  2003-04-18  
2  blackbsd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2003-04-18  
3  시크릿 정말,정말루 공감갑니다...현실에서 그런게 싫어서 전 리니지(게임)에서 함 오손도손 해보려고 했는데...게임이라구해도 사람이 하는건 역시 사람이 하는것이더군요.  2003-04-18  
4  sean74 정말 공감이 되는군요... 사람이란~~  2003-04-18  
5  tigers3 저도 제자신이 어설프게 착한것이 문제하고 생각하고 살고있죠...완전히 착해서 다 받아주고 이해하던지...완전히 못되서 내거 악착같이 다 챙기든지 해야되는데...어설프게 착하면 남좋은일 해주고 속으로는 속상해하는..그런 피곤한....으...  2003-04-18  
6  tOt 오리님. 안녕하세요. (__). 좋은 글입니다. 근데...저...
후임병들에게 컵라면 하나 먹이고 다른 것?!을 요구하시지는 않으셨죠? ㅡ.ㅡ  2003-04-18  
7  재떨이 착한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섭다는,,,,,,,착한 사람도 때로는 화낼 수 있다는,,,,,,,인간이기에,,,,,
한결같다는 거,,,,착한 짓 하다가 한번 헷도가 돌아 나쁜짓했다고,,,,,,심성이 한결같지 않은 건 아닙니다,,,,,착하신분 같습니다,,,,,  2003-04-18  
8  어둠에지다 다른 사람들을 대할때 좋은놈 나뿐놈을 분류하려고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군요..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2003-04-18  
9  duwk0skawk 그게 그런것갓습니다 ... 인간사 모든게 죄다 그자리에선 왜 ? 하나같이 자신의 주관에서만 모든걸 생각하게 되는지 ....언젠가 책에서 읽은글이생각나는군요 . 모질지안으면 사람이 아니다 ? 난그게 무신말인지 이해하는대만 상당한시간을 허비했습니다 ㅡ.,ㅡ 물론 지금도 정확한 그뜻이 뭔진 알지못합니다만 ....  2003-04-18  
10  초야 직장생활을 남자 못지않게 치열하게 했던 저로서는 너무도 공감가는 이야기네요.... 잘 해주는 건 당연한거구 조금만 힘들어하면 졸지에 잘난 척 하는 인간으로 매도되는 순간들....... 그래도 세월이 지나다 보면 결국 알아주더군요........ 힘 내세요~~ *^^*  2003-04-18  
11  시나브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결같은 사람이 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지요.. 인간이기에..  2003-04-18  
12  babomaster 군대 시절이 생각나는 군여......전 나쁜놈중에 하나였다는...ㅠ.ㅠ  2003-04-18  
13  wind1004 세상이 다 내맘 같겠습니까.............!!!!!!!!!!!!!!!  2003-04-18  




글쓴이 : santalove [ 다음글 | 이전글 | 수정 | 답장 | 삭제 | 찾은목록 | 쓰기 ]  조회 : 338  

2003-04-19 04:21 군대 이야기 미지정  

jubeiory님의 "한결같음"이라는 글을 읽으니 이런저런 옛 생각들이 나는군요.

특히 군대생각이,,,



요즘은 군대에서도 병장들도 웬만큼은 자기 할 일은 스스로 하는 분위기인 것 같기

도 하고, 종종 막 나가는 이등병들 때문에(소원소리 막 긁어버림 -_-;;) 병장들이

무서워서 군생활 못한다는 얘기도 듣곤 하는데,,,  제가 부대생활 하던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_-

입대해서 훈련소부터 여기저기 팔려다니다가 최종적으로 실무부대인 자대에 도착을

해서 이등병으로 생활을 시작했지요.

아침에 기상하면 병장들은 모포 안개고 바로 화장실에 오줌을 싸러 가든지 아니면

그냥 전투복 입고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그럼 이등병들을 비롯한 밑에 애들은 고참

모포와 매트리스까지 열라게 개야 하지요 -_-. 이러니 자기가 잔 모포 포함해서

기상시 모포 세개 이상 개는 것은 기본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러 갈 때도 마찬가지. 이등병들은 식당으로 열라 뛰어가야 합니다.

서열 10위 안에 드는 고참들 밥을 타서 식탁 위에 차려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_-.

매일 닦는 전투화 같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저녁때 총기수입이라든지 기타

방독면 등의 장비수입하라고 하면 고참들 것까지 다 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등병들

의 경우 총은 2~3개씩 닦아야 합니다.

점호가 끝나면 일병선에서 라면을 끓입니다. 병장님들 드시라고 -_-.

이런 분위기속에 이등병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드글대는 악질 고참들중

정말 극악 고참이 하나 있었습니다. 상병이었는데 본명은 밝힐 수 없고 임의로

'빡통'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이 빡통의 경우 저를 비롯한 밑에 애들을 시도 때도 이유도 없이 갈궈대는 바람에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었습니다 -_-. 제가 군생활 하면서 정말 죽여버리고 싶다고

진지하게 '살의'를 느꼈던 유일한 녀석이었지요 -_-.

그 빡통 녀석은 그야말로 개망나니처럼 날뛰던 인간으로 그때까지 영창을 두번인가

갔다왔던, 병장들도 저 놈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포기해버린 녀석이었지요.

예를 들면 이등병인 제가 주말을 맞아 전투복을 열심히 빨고 있으면 빡통이 자기

전투복을 들고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제가 하던 빨래 위로 자기 옷을 툭 던지죠.

"야- 쒸벌놈아 내거 깨끗이 빨아서 널어놔라."

제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면 빡통은 제 머리를 한대 갈깁니다 -_-

"이런 쒸벌놈이 고참이 시키는데 꼴아보냐 이 개쉐꺄."

이런식이다보니 -_- 저는 일이등병때 빨래 하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지요.

'아,,,  정말 내가 고참 되면 이런 것들 다 없앤다. 밑에 애들 되도록이면 편하게

해줘야겠다,,,'

헌데 하루는 저녁때 씼고 있는 와중에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_-

당시 샤워실 안에는 이등병이었던 저와 상병 고참들 셋이 있었는데 그 상병들은

모두 빡통보다는 고참이었습니다. 샤워를 하던 와중에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습니다.

"빡통 그쉐끼 지금 하는거 보면 참 어이가 없더라. 나랑 같이 이등병때

외박 나가 술 마시면서 생활하기 힘들어 죽겠다고 하더니 자기가 고참 되면

후임들한테 진짜 잘 해준다고 맹세를 했던 놈인데 말야..."

옆에서 씻다가 그 말을 들은 저는 벙~ 찌더군요 -_-;; 세상에,,, -,.-;;

병장들도 안시키는 일까지 밑에 애들한테 시키면서 틈만 나면 애들 욕하고 때리고

괴롭히는 재미로 살아가는 그 인간말종 빡통이 이등병 시절에는 후임들한테

잘 해주겠다고 맹세까지 했었다니 -_-;;;;

저는 그런 황당한 얘기를 들으면서 인간이라는게 짬이 차면 다 이렇게 변해버리는

건가 의문이 들더군요. 그리고 다시 다짐했지요.

'나는 지금의 마음을 병장때에도 간직하겠다. 나는 절대로 저런 빡통같은 놈이

되지 않는다!'



기나긴 세월이 흘러 고참들 모포 개주고, 밥 타다주고, 군화 닦고, 총이나 닦아

주던 제가 마침내 병장이 되었습니다. 병장이 된 그날부로 위아래에서 확실히

대우가 틀려지더군요 -.-. 일단 병장고참들도 같은 병장이라고 인정을 해주면서

더 이상 일개 쫄따구 취급을 하지 않았고, 후임들도 제건 다 챙겨주려고 했습

니다. 하지만 전 그때까지도 이등병때의 생각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 저 스스로 했지요. 그러다보니 며칠동안은 밑에 애들이 적응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_-;

식기세척장에 식기를 닦으로 가면 후임들은 제가 닦는 식기를 뺏을려고 합니다 -_-

이러시면 안된다는 말과 함께 자기들이 닦겠다고 -_-,,,  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

지의 군생활에서 걔들은 병장 달고도 자기 스스로 식기 닦는 고참은 아무도 못봤

기 때문이지요.

"내건 내가 닦어야 돼~ -,.-"

저는 그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닦았습니다. 웃기는건 식기세척장이 매우 비좁았기

때문에 밥을 좀 늦게 먹었을 경우 앞에 사람이 다 닦을 때까지 줄을 서서 기다려

야 했는데 전 병장 달고 제 식기 닦으려고 일이등병 뒤에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

습니다 -_-;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밑에 애들은 "그냥 두고 나가십쇼~"하지만

전 끝까지 "내건 내가 닦어야 돼~ -,.-"로 일관했지요.

저녁식사 이후에도 이런 이상한 풍경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일이등병 애들과 같이

쭈그리고 앉아 군화를 닦는 이상한 병장 -_-. 다른 병장들은 다 침상 위에 깔아

져서 담배를 빨면서 TV나 보고 있는데 혼자서 밑에 애들과 함께 자기 총을 닦고

있는 이상한 병장 -_-. 물론 그런 장면이 연출될때마다 애들은 "가서 쉬십시오.

제가 닦겠습니다."하며 한사코 말렸지만 저는 계속 "내건 내가 닦어야 돼~"하고

고집을 부렸지요.

이렇게 일주일쯤 지나니 후임들은 제가 스스로 식기를 닦고, 관물대를 정리하고,

총을 닦고 있는 모습을 서서히 자연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이 나오더군요 -_-.

어느날 저녁 병장 고참중 하나가 저좀 보자며 막사 밖으로 조용히 불러냈습니다.

"너도 병장이니까 내가 뭐 심한 말은 못하겠는데..."

그런식으로 시작된 그의 말은 병장이면 병장답게 생활해라 뭐 그런 내용이었습

니다. 전 그냥 알았다고만 대답했지요. 하지만 내건 내 스스로 하자, 자기 할 일

밑에 애들한테 시켜서 힘들게 하지 말자는 제 결심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윗병장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개겨버리면서 제가 하던 식으로 계속 밀어

붙이니 자연스럽게 병장들 사이에서 '따'가 되더군요 -_-.

시간이 더 흘러 저는 완전 말년 하나만 위에 둔 실질적인 중대 왕고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커피를 한잔 뽑아먹고 싶으면 제가 직접 막사 밖 자판기까지 가서

뽑아먹지 일이등병 애들한테 시키지는 않는 이상한-_- 병장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

습니다. 문제는 이제는 자기들도 서열 10위권 안에 들어왔다고 깝죽대는 제 바로

밑 후임들이었는데 그녀석들은 예전에 병장들이 누려왔던 특권을 계속 유지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_-.

'저 고참은 원래 또라이기 때문에 짬밥이 되도 자기걸 못찾아먹는거야. 지가 병신

이지 뭐, 우리는 우리끼리라도 찾아먹자구. 우리가 일이등병때 당한게 얼마냐?

본전은 찾아먹어야 될 거 아냐.'

걔들의 생각은 그런거였지요. 한놈은 은근히 저를 꼬드기더군요. 이제 제대도

얼마 안남으셨으니까 사소한 것들은 밑에 애들 시켜시죠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전 그때도 웃기지 말라면서 "내건 내가 닦아야 돼~"하는 말만 반복했지요 -_-.

그러다보니 걔들이 또 은근히 저를 '따' 시키더군요.

물병장때는 윗병장들한테 '따', 선임병장때는 아랫병장들한테 '따',,,,  -_-;

그때는 정말 드럽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왜 인간이 이래야 되는건지

이해하기도 힘들었고요.

보다 못한 제가 점호때 애들 다 모인데서 말했지요. 앞으로 고참이라고 자기 식기

나 총 밑에 애들한테 닦게 하지 말고 자기 할 일은 자기가 하라고. 그렇게 안하는

놈은 패죽여버리겠다고,,,

그날 이후부터 제가 전역할때까지는 아마도 부대 창설 이후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모든 부대원이 자기 할 일은 자기 스스로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지요.

제가 전역한 다음에는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군생활 하면서 생활 잘 한다고 간부나 고참들에게 인정 받아본 적이라고는

한번도 없고 밑에 애들한테 실력있는 고참이라고 대접받은 적도 없지만(특이한

녀석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봄 -_-;), 이등병때의 결심을 병장이 되어서도 지켰다는

것만은 자랑입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그것이 옳았던 것인가 회의가 들곤 합니다. 조직

전체의 주류 흐름에 반기를 들고 제 멋대로 행해버리는 이런 스타일은 군대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도 이런 일들이 많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곳이라는(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에서도 저는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말할 것도 없지요 -_-.

설사 그것이 아무리 잘못된 것이었다 한들 집단의 주요 정서나 관례를 거부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악이다 하는 것을 '사회'가 가르쳐 주더군요. 그래서 결국

갈 곳은 무인도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_-;;;;

물론 저도 지금까지 흘러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여러 부분에서 많은 잘못들을 저질

렀고 때로는 아주 나쁜놈이 된 적도 있었지만, 저 나름대로는 그 '빡통'같은

녀석의 삶을 거부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보니 위에서 '따', 아래에서 '따',,,   하하하하 -_-



살아가기가 힘이 들다는,,,  하하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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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라무쓰 " 독야청청 " 아니겠습니까 한사람이라도 바른 사람이 있어야됴...........  2003-04-19  
2  stoangel 새벽에 케이블 방송어디서던가..유격장 하나 나오더군요..어디서 많이 본듯한..유심히 보니..군생활중 3번이나 갔던 바로 그곳이더군요..ㅎㅎ 반갑기도 하고..군생활도 생각나더군요..군대도 변해야죠..잘하신겁니다..저두 병장때 변하게 만들려고 했으니까요. 에고 군생활보다 더 오래 가는 이놈의 예비군이 문제입니다.ㅎㅎ 예비군도 6년으로 준다는 소문이..그럼 이번이 마지막인디..ㅎㅎ  2003-04-19  
3  sorotgil 제 고참중에도 그런 분이 있었죠... 존경했지만 막상 저 스스로는 그럴 용기가 없더군요..  2003-04-19  
4  nuryee 군대에서는 흐름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왕따되곤 하죠. 저도 상병 병장때 편한 고참으로 보여지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알아주는 이는 별로 없더군요... 오히려 개기는 넘들만 들었지... 어느 조직이던지 조직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강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군대와 같이 어쩔수 없이 끌려온 곳이라 인식되는 곳에서는 조금 더 강한 통제가 필요하고... 그 통제의 방법이 아무래도 강압적일 수 밖에 없는거겠죠  2003-04-19  
5  시크릿 음...santalove님이 하신일은 결코 틀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존경스럽네여. 군생활을 그렇게 하셨다니... 절대로 회의감 느끼실것 없습니다. 이런말 들어보셨나요? "도덕적 사람으로만 이루어진 사회라도 그 사회는 도덕적이지 않다"라는 말, 사회분위기에 따르는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분위기가 다 옳은것도 아닙니다. 점수 만땅 드립니다 +_+  2003-04-19  
6  araara 일부러 로긴했습니다. 사회생활도 마찮가지지요. 바르고 정의로운 일이라도 그게 꼭 좋은 거라는 정답은 아니라는 딜레머가 따릅니다. 여동생이 처음 선생돼서 촌지에 대한 고민도 그랬고 내가 사회생활에서 내가 간부가 되면 저리지 말아야지도 그 위치에 올라가면 똑같은 딜레머에 빠지더군요. 카리스마, 통솔력 이런게 잘해준다에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다 선량하다면 적당한것도 좋아보이지만 실상 악용하는 인간들도 넘치는게 세상이고...  2003-04-19  
7  myth_cupid 착한 사람은 손해보는 세상,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따당하는 세상, 한마디로 미친 세상입니다. 온갖 지저분한 일들이 가득한데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정의와 정을 믿고 살아갑니다.  2003-04-19  
8  kwon 음...갑자기...저두...군대생활이 생각나는군요....전 86군번입니다...저희 때에는..모든게...군기군번위주로...통솔되고....표면상 구타는 금지지만...내면적으로는...구타가...인정되는(모른척하는)...분위기 였구요....항상 모든 일에는 당번이 있었는데...보통 이병~상병 사이였구요...내무반 당번은 식수와..청소정리...식당당번은 식기 세척과..고참식사준비(각종 양념과...고추장 포함)등을 했는데...항상...당번시간에...늦지않  2003-04-19  
9  kwon 앗!..죄송합니다...을려구...뛰어다닌 기억이 나는군요...그리고...구타는 주로...단체..구타와...군기군번에...의한...동기..또는...계급...별로 구타를 ...많이 당한 기억이 납니다....추운 겨울날 새벽에 하는 산타클로스 라는 얼차례도 생각 나는 군요...  2003-04-19  
10  어부 한사람의 실천이 중요하지요.. 내가 먼저하자라는 생각이... 산타러브님의 솔선수범이 부럽기만 합니다.  2003-04-19  
11  acjp 님의 생각은 옳다고 느껴집니다...제가 군생활 할때는 고참들이 밥을 타다 주어 먹었지요....물론, 한달 동안이지만 ...  2003-04-19  
12  artilluke 저는 병장때 애들한테 꼬장 한번 부린 적 없는데 전역할땐 선물하나 없더랍니다.. 꼬장 부리고 선물 밝히는 내 동기는 몇개씩 받았지만...무엇보다 전역하고 연락하는 후임들이 없더라구요..  2003-04-19  
13  artilluke 나중에 누가 그러던데 저는 너무 얌전해서 잘 기억에 남지 않는 다더군요...그서리 듣고서 조금 섭섭했죠..나는 그래도 애들한테 잘 해줄려고 했지만서도 별로 신경쓰는 애들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2003-04-19  
14  남자의향기 소신대로 사세요  2003-04-19  
15  눈나리는날 서열을 세우는데는 비록 폭력이 다는 아니겠지만....저는 군대가 이렇게 변해가는것에대해 상당히 못마땅합니다--;;  2003-04-19  
16  wind1004 그쵸..........군대는 군대다워야합니다. 군대답다...이젠 그런말 못쓰겠죠~~ 하나 하나~ 고생해가며 누릴 수 있는 권한이 늘어나는 그런재미가 이젠 없다죠 아마~~~  2003-04-19  
17  babomaster 저는 딱 중간이었다는..ㅡ.ㅡ;  2003-04-19  
18  노을녘 올바른 자세를 가지셨습니다. 사실 님같이 행동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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