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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피아

http://www.kbsgamepia.co.kr/

요즘 아는 분의 소개로 게임피아에 애니메이션 리뷰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제 4개월째라 막 재미도 붙고 할만하던차에 딱이네요..

사실 책 내용보다는 부록으로, 그것도 안되면 온라인 게임으로 승부하는 게임잡지 계에서 게임피아가 살아남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겠죠. 그래도 KBS라서 안 망할 줄 알았는데.. 한달에 최소 8천만원이 든다고 하니 자금압박이 심하긴 심했나 봅니다.

음음 아쉽군요.. 뭐 어찌됬건 좋습니다! 망한 김에 게임피아 얘기나 해보죠. 전부터 이런 얘기 하고 싶었는데 잘됐습니다. 후후.. 처음 소개로 '한국방송출판'의 문을 열었을때, 그 안에는 많은 부서가 있었습니다. GMV, 굿모닝팝스, 기타 등등의 잡지들.. 그리고 게임피아. 게임피아는 한국방송출판의 한 부서였습니다. 문제는 모든 잡지부서가 부장 1명에 기자 3명으로 되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맨 왼쪽에 부장 자리, 그 옆으로 기자 자리 3개. 그런 것이 한 8개 정도 일렬로 늘어서 있는 풍경이 한국방송출판의 사무실 모습이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잡지를 4명이서 만들어? PC 파워진이 건물 한층을 통채로 쓰는 것과 비교하면 이건 말도 안되는 얘기였죠.

저는 원고료 생각도 안 하고 찾아갔지만 예상대로 원고료는 짰습니다. PC 파워진이 장당 최소 5만원인데, 게임피아는 무조건 3만원. 게임잡지 한장이 A4용지 두장은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박봉이죠. 게다가 저는 단순히 쉬어가는 코너라서 2페이지 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6만원? 세금 떼야죠. 5만 4천원입니다... 이 원고료도 그나마 오른 거라고 하니 참. 게임피아는 기자가 3명이다보니 안그래도 객원필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이렇게 박봉이니 어디 게임피아에 버텨주겠습니까. 실제로 술자리에서 만난 다른 필자 분들도 돈 때문에 게임피아에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피아만의 자유, '놀기 좋은 잡지'였기 때문인데요.

참 이게 문젭니다. 저도 느꼈지만 기자가 3명이다보니 기사에 대해 제대로 된 회의나 의견 조율 같은 것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기자가 검열해서 내는 쪽을 택하는데요. 어찌됬건 주제만은 건드릴 수가 없으니 정말 기사만은 제가 쓰고 싶은 맘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놀기 좋은 잡지라고 했나봐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사가 매니악 해지더군요.  미소녀 게임 특집에 정말 매니악한 성인 게임(당연히 국내 발매도 안된 것들)이 주루룩 소개되고. (스크린샷 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쿠소'라고 하면서 고전 졸작 게임들을 소개하는데 한 10년은 묵은 게임을 소개하다보니 어디 어린 사람들은 알 수가 있나. 차라리 성인 취향으로 나갔으면 좋겠지만 KBS라는 타이틀을 달고 그러기도 그렇죠. 원래 게임피아는 낮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였는데 필자들이 이모양이니, 기자 분들은 궁여지책으로 "최소한 말투라도 쉽게 쓰자"는 생각에 문장을 고치고 단어 바꾸고 이모티콘 집어넣고.. 나중에 잡지에 실린 글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지경으로 고생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래서 게임피아는 앞뒤가 안 맞는 상태였고 침몰은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록CD에 있겠죠. 최근 몇달간 부록CD가 진짜 별로였습니다. 서점에 가봐도 게임피아만 재고가 수북했죠. 펼쳐보는 비율은 비슷했지만 사가는 건 역시 피파진이었습니다. 결국 기사 내용이야 어떻든 부록CD로 산다는 얘기죠. (이런것까지 리서치한 본인;;) 결국 다음달 잡지가 나올때까지 재고가 남아있는 건 게임피아 뿐이었습니다. 대체로 피파진은 중반만 되도 재고가 다 떨어지던데요. 아, 즐겨 사보던 뉴타입도 보면 그달 표지에 따라서 팔리는 양이 들쑥날쑥이더군요. 지난달에 키디 그레이드가 표지였을때는 재고가 팍팍 남더니, 이번달 건담 특집에 무슨 마크로스 vs 뭐시기? 했을때는 일주일만에 다 떨어져서 추가 주문을 넣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하여튼. 뉴타입이야 국내 유일이나 다름없는 애니메이션 화보집이라 그렇다 치고. 게임피아는 너무도 꿋꿋하게 불황이었죠. KBS라는 타이틀을 과신했던 것이 문제였을까요. 게임 잡지 중 유일하게 공중파 CF를 타는 잡지이기도 했으니..;;

제 기억으로 부록CD는 애초에 게임피아가 먼저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때 연초 특집으로 나왔던게 3D 레밍즈 였나요. "게임잡지가 게임도 주네?" 해서 신기해서 사보고는 정작 게임이 재미 없어서 1판도 안 깼었죠 ^^;; 그런걸 보면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치열한 부록경쟁으로 결국 PC게임 잡지는 PC파워진과 게임피아 밖에 남지 않았죠. 남은 잡지들은 콘솔이나 온라인 쪽으로 빠지거나 PC게임은 양념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어찌됬건 그쪽은 부록CD를 주지 않아도 되니까, 잡지 수도 그럭저럭 있는 편입니다. 그러고보니 결국 부록CD가 문제였군요. 이 부록CD가 몇푼이나 든다고 하시겠지만 심할때는 억대의 돈이 들때도 있다고 합니다. 올 칼라로 찍히는 출판비를 초과하는건 예사구요. 그러다보니 원고료는 줄고 기자도 줄고. 남는 사람들이 쓰는 기사는 매니악하기 그지 없으니. (네 저도 꽤나 일조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네요. 작년에 동아리의 한 선배가 '기가스'라는 만화잡지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회분만에 잡지가 무기한 휴간(실질적 폐간)했죠. 제가 지우개질도 도와드리고 그랬는데, 참 4회 연재하다가 잡지가 망한것도 우연찮은 인연이네요. 아 그래도 그 선배는 한번 펑크를 냈기 때문에 3번밖에 못 실었으니... [..이겼다]
|hit:2132|2003/06/16
     
Tonyx 피파진 사무실은 건물 2개층을 쓰고 있다네..
그리고 부록CD를 빼고, 내용면이나 질적인 면, 기사의 신속성, 정확성 등등을 비교해봤을때도 피파진이 꽤나 앞선다고 생각함. 사실 나도 첨엔 게임피아를 봤었는데, 그러한 이유로 피파진으로 바꾼것임..
피파진 요즘은 꽤나 성인취향, 매니아경향이 보이기도함.. 대중성을 약간 상실한것 같기도 하지만, 워낙 재밌는 기사가 많아서.. ㅋㅋ
2003/06/17  
xacdo 기자 3명 대 30명은 게임이 안되지.. 중요한 것은 대중성과 상업성은 다르다는 것. 아무도 싫어하지 않을 기사를 쓰기보다는 누군가가 좋아해줄 기사를 써야 팔리겠지. 2003/06/17  
벽거리 게임피아는 내용면으로도 매우 부실했죠...흥미위주의 기사로는 더이상독자를 잡을 수 없습니다... 2003/06/18 x
krozze 개인적으론 매니악해서 좋았는데 ^^; '어? 왜 이런것도 실리지?' 라고... 2003/06/18 x
xacdo 다시 말을 들어보니 다른건 다 제껴두고 광고가 안 들어와서 망했다는군요.. 광고대행사를 바꿨는데 어리버리 하는 사이에 적자가 너무 쌓여서 못 버텼다고.. 200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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