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를 보게 된 이유
1. 19세미만 구독불가 - 그것도 여자만화 주제에
2. 유타카 다나카 "애인"과 불경스럽게도 이름이 같아서
사실 난 남자만화보다 여자만화가 취향에 맞는다. 성인물도 마찬가지라서 같은 성인물이면 다홍치마랄까. 그런 탓에 이것도 내심 BL물을 기대하고 본 것인데 어라라…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여자 하나에 남자 둘, 그것도 여자를 중심으로 내세운… 이건 내가 본 것 중 정말 드물게 여자가 리드하는 내용이었다!
내용을 보면 아주 시원시원하게 애정 일변도로 달린다. 키스부터 시작되는 연예의 진척도는 채 한권이 끝나기도 전에 어느새 마지노선을 돌파. 연애물의 각종 공식을 별다른 고민 없이 유쾌하게 엮어대는 롤러코스터 스러운 구성. 즐거웠다.
작가에 대해 알아보자면 1988년 데뷔한 이후 줄곳 이런 여자가 리드하는 시원시원한 성인만화를 그려온 것으로 밝혀짐. 아쉽게도 큰 인기가 없는 탓에, 국내에 발매된 것은 이 만화가 전부인 것 같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만화를 보물 받들듯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한국이라는 척박한 토양에 뿌려진 한줄기 빛이 될테니…
이 만화를 보면서 내가 생각한 것이라면, 아아 드디어 여자만화도 조금씩 솔직해져 가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전에도 말했듯이 여자도 여러 남자를 섭렵해가면서 바람둥이로 살고 싶은 것은 남자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회적 통념 상 이를 견디지 못하고 BL물로 빠져버린 것. 하지만 이제 시대가 솔직해졌으니 이런 만화도 나오고 그러는 거지. 굳이 BL물이 아니더라도 여러 멋진 남자를 만나면서 섹스도 하고 하는 내용이 이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뭐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런 미남들에게 파묻혀 지내는 설정이야 꽃보다 남자에도 나왔던 흔한 설정이고, 그보다 이 만화의 매력은 시원시원함에 있다. 아무런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정곡을 찌른다. 대사도 많지 않고 컷도 시원시원. 이해하기 쉬운 설정도 매력적이다. 작화도 수준급. 호흡조절도 완벽에 가깝고.
데뷔년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 작가, 이 바닥에서 15년이나 굴렀으니 뭐 독자가 뭘 원하는지는 확실하게 아는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건 참신한 것도 아니고 기발한 것도 아니고, 단지 킬링타임용 성인만화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만화는 완벽하다. 슬근슬근 읽으면서 망상의 세계로 올인~ 신난다 재미난다 성인의 세계~
(2003 11 15) 4권을 끝으로 완결되었습니다. 그냥 트랜디하게 끝나서 좀 실망이었지만, 이 만화가 원래 그렇죠 뭐. 깔끔한 결말이었습니다.
write 2003 0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