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물랑루즈를 거쳐 시카고에서 드디어, 뮤지컬 영화의 헐리우드화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내용은 물론 음악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 만드는게 (특히 배우가) 두배로 힘드리라 예상되지만, 보는 사람으로서는 두배의 재미가 있는걸 어떡해. 고생 좀 해야지.
시카고의 경우 뮤지컬을 원작으로 했는데, 아무래도 원작보다 시니컬해진 것 같다. 그보다 원작에서는 볼거리에 치중하느라 묻혀있던 시니컬한 감각을 영화에서 날카롭게 끄집어 준 것이라고 할까. 원래 시카고란 뮤지컬은 대도구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소규모를 지향했기 때문에, 복잡한 연출은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니컬한 감각도 무뎌진 것이고. 하지만 영화는 훨씬 복잡한 연출도 사용할 수 있어서 그 감각이 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보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이런 말이 나오더군. "이 내용은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했으나, 실제 이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음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단 말인가… 세상 참 무섭다. -_-
한편 르네 젤위거를 보자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좀 뜨는가 싶더니 이번 시카고를 굳히기로 해서 완전히 떴다. 이쪽으로 좀 더 가보자 해서 'Down with love'에도 출연했지만 그건 좀 별로였고. 어찌怜?배우로서의 오리지널리티는 충분히 확보했으니 앞으로 별 문제는 없겠지.
참고로, 보통 OST가 영상이 없어서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과 달리, 시카고 OST는 정말 죽인다. 최고다. 대사도 대부분을 영화 그대로 삽입했다. 게다가 다들 배우가 직접 부른거라 느낌도 확 오고. 리처드 기어 아저씨가 노래 못부른다고 구박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그거야 다들 너무 잘 불러서 상대적으로 못 부르는 것이 되어서 그랬겠지.
나같은 경우 OST가 맘에 안 들면 직접 카세트 테이프로 녹음해서 듣기도 했다. 특히 라이온킹 때 그랬는데,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지. 한창 인기있던 '모래시계' 마지막회도 녹음해서 들었고. 뭐, 매트릭스는 별로였지만.
write 2003 04 02
add 2003 0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