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 힙합이나 락을 듣는 사람에게 원타임3집과 린킨파크1집을 들려준다면 쉽게 좋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골수 힙합 매니아나 락 매니아에게 원타임3집과 린킨파크1집을 들려준다면 역시 쉽게 쓰레기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설령 락이나 힙합을 안 듣던 사람에게 이들 음악을 들려줘도 그들은 쉽게 음악을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힙합이나 락이라는 장르에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의 음악은 내가 요즘 나의 음악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쿨의 음악과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음악 그 자체로는 매우 뛰어나지만, 그 이상은 없다. 아니 그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에 더 완벽해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통 힙합이나 정통 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의 음악은 뛰어난 상업적 쓰레기다.
물론 이들의 스킬(skill)은 뛰어나다. 요즘 유행하는 코드를 적절히 믹스해서 약간의 창의성을 가미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막나간다기보다 신중하다. 맨 처음 린킨파크를 보았을때는 5명의 반반한 사내들이 있길래 BSB의 락밴드 카피일줄 알았다. 원타임 또한 쇼프로에 나오면서 연예인의 모습을 보인다. 이들의 음악은 매우 깔끔하고 견고해서 쉽게 즐길 수 있다. 물론 음악성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열심히 땜질을 했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성실하기까지 하다. 열심히 만든 티가 난다. 아마추어의 티도 거의 내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이들의 음악이 현재 음악적 체제에서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들은 상업적으로 충분히 성공했기 때문에 앞으로 오랬동안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다음 앨범이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지금처럼 고만고만한 음악이거나, 괜히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가 폭삭 망하던가 둘 중 하나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나 역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긴 할 것 같다.
ps. 린킨파크 2집은 결국 내 예상대로 대박은 아니지만 충분히 들을만한 앨범으로 나왔다. 원타임은 군대 문제에 미국시민권 문제 등으로 복잡해서 쉽게 나오질 못하는군.
원타임이 소속된 YG패밀리 www.ygfamily.com
린킨파크 공식 홈페이지 www.linkinpark.com
write 2003 01 21
add 2003 09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