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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의 이해

이란 대통령의 미국 방문

07/09/27 13:13(년/월/일 시:분)

Columbia University (Sept. 24 / 2007)

지난 월요일에 학교에 가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고 경찰이 통제하고 그러더라. 방송사에서도 취재를 많이 나왔고. 뭔가 했더니 이란 대통령이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강연을 한다고 하더라. 마침 이번주에 UN 총회가 있기도 했고, 콜럼비아 대학교가 UN이랑 가까이 있기도 하고, 이란 대통령이 교수 출신이라서 초청할 명분이 서기도 했지.

그런데 예상외로 반전 시위 같은 것이 꽤 있는 편이었다. 나는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이라크도 아니고 이란 대통령인데 무슨 호들갑이야. 흠, 하긴 부시 대통령에게 "악의 축"으로 찍히기도 했었지.

이란 대통령,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디

마침 학교에서 대형 전광판으로 강연을 중계해주는 덕분에, 우리는 마치 월드컵에서 야외응원하는 분위기로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언론과 학생과 교수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마디만 잘못해도 엄청난 반응이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 곳곳에 경찰이 대기하고 있고, 하늘에는 경찰 헬리콥터가 돌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성 발언은 이란 대통령이 아니라 의외로 콜럼비아 대학교 총장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079&article_id=0000190049
이란 대통령, 미국에서 모욕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과 유대인, 이란 망명객들로부터 초청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받은 콜롬비아 대학의 리 볼링거 총장은 이날 청중들에게 아마디네자디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쩨쩨하고 잔인한 독재자"라고 말했다.
볼링거 총장은 네자디 대통령 앞에서 "아마디네자디 정부가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확대하고 올 들어 210명이나 교수형에 처하는 등 인권남용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성들과 게이, 언론, 학문, 소수 종교를 탄압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총장은 "이란 대통령 초청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을 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누구나 발언의 자유를 가지고 있고, 우리도 무엇이든 물을 자유가 있다" 면서 이란의 학살(holocaust)에 대해 "ridiculous"하다고 하질 않나, 한 국가의 대통령을 초청해놓고 비난하는 투로 몰아세우질 않나.

http://blog.hani.co.kr/cdgeol/8751
코츠워스 (사회자): 당신이나 당신의 정부는 이스라엘 국가의 소멸을 추구하고 있는가?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우리는 모든 이를 사랑한다. 우리는 유대인의 친구이다. 이란에는 많은 유대인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 다만 팔레스타인인들의 국가는 스스로의 운명을 국민 투표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츠워스: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해달라.
아프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신은 질문을 하고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답을 듣고 싶어한다. 그럼 나도 질문을 하나 하겠다. 팔레스타인 이슈가 국제적인 중요 사안이 아니라고 보는가? 부디 예 아니오로 대답해 달라.
코츠워스: ......

http://blog.hani.co.kr/ch3pr/8618
이란 대통령의 콜럼비아 대학 초청 연설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던 볼링거 총장은 그의 오픈닝 멘트에서 아흐마디네자드를 '교양 없고 무식한 독재자'라는 둥 일국의 대통령에게 비외교적 언사를 써가며 의도적으로 무례를 범한데 반해, 부시는 폭스 티브이에 나와 "이란 대통령의 콜럼비아 대학 연설은 반대자를 인정하고 반대자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저항권을 인정하는 미국의 위대한 민주주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php?table=global&uid=81607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유태인, 콜럼비아 총장과 학장의 경우 유태인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혹독하게 아미디네자드를 몰아붙였다. (중략) 유대인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 때문에 공존하던 다른 종교인 기독교 내지 다른 민족과 심한 갈등을 일으켰고 따라서 그만큼 편견도 심했다. 그 피해의식 때문인지 유대인이나 문화에 대한 왜곡 또는 비토에 과도할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가 책을 수정하고 유태인 단체에 사과 한다던가 미국의 전직 대통령까지도 반 유태인 발언을 했다가 압박에 못 이겨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이란 대통령으로서는 대단히 방어적인 태도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추상적인 답변으로 얼버무리곤 했다. 예, 아니오로 답변하라는 것도 자꾸 대답을 회피하니까 그런 건데, 오히려 역으로 되물으면서 대답을 또 회피해버렸지.

그래서 별로 특별한 게 없었고, 강연이 끝난 후에는 열기가 급속히 식어버렸지. 오히려 콜럼비아 총장의 도발에 말려들지 않은 이란 대통령이 영리해 보였다.

이란 대통령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1. 우리는 평화적으로 핵을 사용하려 한다. 핵무기를 만들 계획은 없다. IAEA의 사찰도 받을 것이다.
2. 유태인은 우리의 친구다. 기존에 탄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학문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3. 이란에는 미국같은 동성애 현상이 없다. 그러므로 차별도 없다. (...)

1번은 "악의 축"을 의식한 대응이고, 2번은 홀로코스트, 즉 유태인 탄압에 대한 대응이고, 3번은 뭐... 다들 웃었지만, 이렇게 아예 없다고 해버리면 뭐 더 어떻게 물을 방법도 없고.


하여간 총장의 도발에는 꽤나 놀랬다. 같이 갔던 우리반 강사는 "이런 태도가 미국에서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그래도 미국이 썩 신사적인 나라는 아닌 것 같다.


http://blog.hani.co.kr/ch3pr/8624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의 핵개발 계획에 관한 문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그 동안 미국이나 그 밖의 다른 나라들이 건방지게 남의 나라 에너지 개발에 왈가왈부하면서 정치적 간섭을 하려고 했는데, 한마디로 웃기는 짓들로 우리 이란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유엔의 국제 원자력 위원회의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사찰을 받을 것이며, 이는 법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중략) 아흐마디네자드는 반기문 총장의 연설을 경청한 다음 부시가 연단에 오르자 통역 이어폰을 빼놓고 아예 듣지도 않았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831

  • joowon 07/09/28 03:18  덧글 수정/삭제
    이 날 저기에 가셨군요. 부럽습니다. 저도 xacdo님 생각이랑 비슷해요.
  • 07/10/07 00:14  덧글 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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