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8/05/11 13:11(년/월/일 시:분)
10대 중고딩들이 사학재단에 불만을 품고 학교를 뒤엎는 이야기...는 아닌데 시기상 그런 것처럼 보이네. 진성고도 생각나고.
http://milk.elogin.co.kr/18
진성고, 현실의 정글고
물론 현실에서는 진성고에 볼드모트 같은 악당이 쳐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영화처럼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온 학교를 뒤집어 엎을 일은 없겠지만, 요즘 광우병 반대 시위도 그렇고, 사회 참여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묘하게 이 영화에 겹쳐 보였다.
http://xacdo.net/tt/index.php?pl=1154
인구피라미드로 보는 지금의 10대 중고딩 세대
내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특별히 울컥하는 부분은 두 가진데,
1. 해리의 부모가 해리를 (아무리 입양아라지만) 너무 심하게 대할때
2. 학교에서 선생/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1번 같이 부모님과의 불화는 아주 흔하게 누구나 공감할만한 거니까 그렇다치고, 이번 편은 2번이 정말로 극대화된 편이었다. 보다가 혼자서 얼마나 울컥하던지.
나는 중학교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고, 싸바싸바가 잘 안되는 성격이라서 선생님들과도 잘 뭐가 되지를 않았다. 특히 나같이 공부를 어정쩡하게 잘 하면서 뭔가 대가리에 든 건 많은 것들이 선생님들의 주요 타겟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영화의 해리는 나같이 어설픈 수재가 아니라 정말로 모두가 믿고 따를만한 듬직한 리더로 나온다. 마치 요즘의 오바마 마냥 세상의 모든 근심을 혼자 다 짊어진듯한 얼굴로, 보통의 인생이라면 한 30~40대 쯤에서나 부딪칠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그랬는지, 지난 시리즈보다 폭삭 늙어버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79&aid=0001958501
"영악한 힐러리, 스트레스 받는 오바마"
충북과학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50.정보통신과학과) 교수는 (중략)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우 전체적인 이미지가 순수해 보이며 명랑해 보이는데, (중략) 예비선거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현재 오바마의 미소도 기존과 달리 의식적인 웃음이 섞이기 시작했으며, 미소를 띄지 않는 시간도 길어져 경선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금 해리에도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지난 편에서야 겨우 이제 사춘기를 지났을 뿐인데, 그 한 고비를 넘기자마자 자신의 생사는 물론 마법 세계 자체가 휘청할만한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느라고 온갖 고생을 다 한다. 그 와중에 초챙이랑 첫 키스도 해보지만, 하자마자 사건에 휘말려서 연애도 잘 안 풀리고, 뭐 도대체 되는 일이 없다가 마지막에 죽다 살아난다.
그래도 이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라서, 그냥 갑갑하고 답답하게만 끝나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 빵 터지는 것도 좀 있고 그렇다. 그래서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끝나지는 않지만, 결말의 긴장감으로 볼 때 이게 다 해결되려면 한참은 더 갈 길이 남은 것 같다.
한 1,2편까지만 해도 매년 명절때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귀여운 조카들 같이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애들이 다들 커서 벌써 얼굴에 어두컴컴한 그늘을 달고 다니니까 보기 안쓰럽고 그런다. 조금만 더 크면 술이라도 한잔 사주면서 "사는게 힘들지?" 하면서 등이라도 토닥토닥 두드려줘야 할 것 같애.
ps.
- 초챙은 사진으로 볼 때는 그냥 그랬는데, 영화에는 엄청 귀엽게 나온다. 갈수록 골격이 뚜렷해지는 백인(Caucasian)들 사이에서, 차분한 생머리에 동글동글하게 생긴게 어찌나 귀엽던지. 후훗.
- 론은 점점 반지의 제왕의 샘을 닮아가는 것 같다.
- 루나 러브굿은 멍한 다크서클이 매력적이네.
- 스네이프 교수는 학창시절 해리 아빠한테 괴롭힘을 당했었구나. 그래서 해리를 못살게 구는 것이었군!
오늘의 교훈: 중고딩때 누구 괴롭히면 그 원한이 나중에 여러분 아들 딸까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