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7/09/15 02:03(년/월/일 시:분)
http://www.youtube.com/watch?v=X6DQQVRw-6Q
인터넷으로만 들어온 소문의 디워를 마침내 여기서 보게 되었다. 위의 30초짜리 TV광고를 보면 꽤 재미있어 보이긴 했거든. 아니 예고편도 재미없는 영화가 수두룩한 것에 비하면, 이건 TV광고라도 재미있는 편이잖아. 광고도 꽤 하는 편이었고, 여기저기서 개봉도 많이 했거든.
예상했던 대로 허술한 점이야 수두룩하게 많았지만, 그래도 좋아할 사람은 좋아할 영화 같았다. 나야 원래부터 심형래 영화를 좋아했고, 극장에서 나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봐도 가끔 재밌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으니까. 물론 대부분은 재미없다고 했지만. 그러니까 썩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볼 사람은 볼만한 영화라는 거지. 특히 개그씬에서 많이 웃더라. 마지막에 감독 영상편지도 없었고. 나름대로 한국적인 소재를 끌어들인게 어색하지만 신선하기도 했고.
물론 한국에서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메꾸기 위해 다소 애국주의, 기존 충무로와의 대립, 인간승리 드라마 같은 걸 좀 오버해서 꾸며대긴 했지. 심형래 감독도 이번에 온갖 이유를 붙여가면서 영화 좀 봐달라고 거의 구걸하다 시피 했던 것도, 아마 파산 직전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수습을 해보려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지어낸 거였겠지. 그래서인지 충분히 흥행한 후의 인터뷰를 보면 다소 진심을 드러낸 말도 간혹 하더라.
난 사실 심형래 감독이 좀 더 어린이용 영화를 만들었으면 한다. 나는 예전부터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도 일부러 극장에서 챙겨보고, 어린이 인형극이나 뮤지컬도 취향에 맞아서 잘 보는 편이거든. 난 사실 이런 아동문학, 아동예술이 훨씬 더 어렵고 소중하다고 생각해. 스티븐 스필버그나 미야자키 하야오가 위대한 이유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만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나이가 좀 든 사람의 취향은 문화를 바탕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그런거 안 따지고 정말 솔직하거든. 어린이들 재미있게 해주기가 더 어려워.
나는 심형래의 노선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본다. 앞으로는 이것보다 등급도 더 낮추고, 규모도 줄이고, 애들도 재미있게 볼만한 꺼리를 좀 늘렸으면 좋겠다.
ps. 일부러 할렘(Harlem)가에서 봤는데, 이제 곧 할로윈 시즌이라 그런지 어린이들이 단체로 관람을 많이 하더라.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보는 것도 재밌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