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7/07/25 07:00(년/월/일 시:분)
"아이 러브 루시"는 1950년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이었다. 무려 최고 68%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 재미있는 것은 이 최고 시청률이 나왔을 시점이 언제냐 하면, 주인공 루시가 실제로 임신을 했을 때였다.
그때가 시즌 2 였는데, 한창 시트콤이 인기를 얻는 와중에 루시 역을 맡은 실제 배우가 임신을 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방송을 중단하기도 그래서, 실제 시트콤에서도 루시가 임신하는 것으로 내용을 바꿨던 것. 참 대담한 시도였다.
하지만 당시는 1950년대. 감히 방송에서 "임신"이라는 말조차도 함부로 꺼낼 수 없는 시대였다. 그래서 루시는 실제로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간간히 뭔가 "예상"된다는 정도의 언급밖에 할 수 없었다. 시청자로서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참 속이 터졌을 것 같고, 이를 틈타서 화제성 기사도 많이 터트렸을 것 같다. 덕분에 시청률도 올라갔겠고.
http://en.wikipedia.org/wiki/I_Love_Lucy#Pregnancies
Later during the second season, Lucy was pregnant again, with second child Desi Arnaz, Jr. This time, they incorporated her pregnancy into the storyline. In this era, saying the words "pregnant" or "pregnancy" on the air was prohibited, so they always described Lucy as "expecting".
나는 이렇게 정말 TV방송 초창기였던 1950년대부터 시트콤에 배우의 실제 사생활을 접목하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물론 요즘이야 이런 사생활 노출 또는 접목이 흔하지만, 생각해 봐. 1950년대였다니까. 요즘처럼 집집마다 TV가 다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 막 흑백 방송을 시작해서, 하루에 방송을 2시간 정도 할까 말까 하던 시대였단 말이야.
그런 시절부터 실제 배우가 임신을 해서 배가 불러오는데, 시트콤을 중단하지도 않고 내용에 그걸 삽입해가면서 화제를 불러모으다니. 참 미국이라는 나라도 대단한 것 같다.
그 당시를 기억하는 나이 많은 영어강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30분씩 "아이 러브 루시"가 방송되는 시간이면, 길거리가 한산해질 정도였다고 한다. 하긴 시청률이 68%나 됐으니까. 지금도 아이 러브 루시의 주제곡만 들어도 그 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고 한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1950년대 시트콤, "아이 러브 루시". 옛날 거긴 하지만, 지금 봐도 여전히 재미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트콤의 유머 코드는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 2002년에 조사한 최고의 시트콤에서 여전히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인기도 좋고. 빌 클린턴도 즐겨 본다고 하고.
http://www.sondheim.com/community/index.php?topic=136.5490
I Love Lucy! That show is such a classic, and still funny after all these years.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112&article_id=0000062914
아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선 출마로 바쁜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은 빌 클린턴의 발언을 인용, 그가 가장 즐겨보는 드라마는 의학 전문드라마인 ‘그레이 아나토미’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보스턴 리걸’ ‘24’ ‘아이 러브 루시’(I Love Lucy) ‘앤디 그리피스 쇼’(The Andy Griffith Show) 등도 클린턴이 놓치지 않고 보는 드라마들이라고 한다.
ps. 여담으로 루시의 남편은 쿠바 출신의 히스패닉 뮤지션으로 나온다. 학력은 낮지만 열정적이며, 당황하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등, 요즘 히스패닉 캐릭터(Stereotype)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ps2. 나의 영어강사는 이 두 배우가 실제 부부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건 단순히 루머였던 것 같다.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었거나.
비밀병기 08/04/30 05:31
Lucy를 연기했던 Lucille ball과 남편 Ricky역의 Desi Arnaz는 실제로 부부였습니다, 그러나 시트콤이 시작되면서 관계가 악화되고 결국 종영과 함께 이혼을 발표하죠.
ps3. 요즘엔 1950년대 미국음악 모음집 "Malt Shop Memories"(CD 5장)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