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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먹을거

코코넛 워터를 위한 변명 - 칼륨의 짠맛에 대하여

16/11/04 01:42(년/월/일 시:분)

트위터에서 코코넛 워터가 맛없다, 심지어는 오줌맛이 나서 못 먹겠다는 얘기가 많다. 나는 이런 코코넛 워터의 오명을 조금이라고 벗기고자 이 글을 쓴다. 이 글은 코코넛 워터를 위한 변명이다.

코코넛 워터가 맛없다고 느끼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칼륨의 짠맛이다. 사실 칼륨을 짠맛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보통은 염분, 즉 나트륨을 짜다고 하지 칼륨을 짜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륨의 맛을 표현하는 다른 단어를 찾을 수가 없고, 그나마 제일 비슷한 맛이 짠맛이니, 앞으로 이 글에서는 "칼륨의 짠맛"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칼륨의 짠맛은 우리에게 그렇게 익숙한 맛은 아니다. 그나마 우리가 흔히 먹는 칼륨의 짠맛을 들자면 오렌지의 짠맛, 수박의 짠맛, 새우젓의 짠맛을 들 수 있겠다. 오렌지와 수박의 단맛 뒤로 희미하게 짠맛이 나지 않는가? 물론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서, 온 몸의 정신을 혀끝에 모은 다음 조심조심 맛을 봐야 겨우 느낄만한 희미한 맛이기는 하다. 또는 새우젓의 소금 짠맛 뒤로 희미하게 칼륨의 짠맛도 있다.

아니면 천일염, 바다 소금의 풍부한 맛도 칼륨에서 오기도 한다. 나트륨만 있는 정제소금과 달리, 천일염은 칼륨, 마그네슘 등의 다양한 미네랄이 포함되어 풍부한 맛을 준다. 이것도 정제소금과 바다소금을 비교해서 맛을 보면 나트륨의 짠맛과 칼륨의 짠맛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칼륨을 먹어야 하는가? 우리 몸의 신경세포들에서 나트륨 - 칼륨 펌프를 쓰기 때문이다. 나트륨과 칼륨을 적절하게 먹어주지 않으면 이 펌프가 제대로 동작을 안 한다. 여기서 나트륨 3개에 칼륨 2개씩을 쓰니까 대충 나트륨과 칼륨 비율을 3:2 정도로 먹으면 될 것이다.

문제는 보통 우리가 평소에 나트륨은 많이 먹어도 칼륨은 많이 안 먹기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찌개, 탕, 볶음, 비빔 등 나트륨이 높은 음식을 먹을 때 칼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쉽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는 안 어울릴지 몰라도) 짭짤한 찌개에 코코넛 워터를 곁들이는게 은근 균형이 맞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2&aid=0002930543
고혈압에 짠맛 포기 못하겠다면 칼륨 섭취라도 늘려라
저나트륨/고칼륨군, 고나트륨/고칼륨군, 저나트륨/저칼륨군, 고나트륨/저칼륨군으로 분류했을때, 저나트륨/고칼륨군에 비해 저나트륨/저칼륨군은 140/90mmHg 이상으로 혈압이 높은 군이 될 확률이 1.19배, 고나트륨/저칼륨군은 1.21배 높았다.


너무 칼륨의 효용만을 강조했는데, 효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맛도 좋다. 근데 그냥 맛있는 건 아니고 나트륨과 같이 먹을때 맛있다. 꼭 나트륨과 칼륨 비율을 3:2까지 맞추지 않더라도, 칼륨이 조금만 들어가도 짠맛이 더 풍성해진다. 그냥 나트륨이 단순하고 직선적인 짠맛이라면, 나트륨과 칼륨이 어우러진 짠맛은 좀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짠맛이다. 원래 소금이 주재료의 맛을 강조하는데, 칼륨이 포함된 소금이 이런 강조효과가 더 뛰어나다.

짭짤한 음식에 살짝 곁들여서 코코넛 워터를 마시면 참 맛있을 것이다. 코코넛만이 아니라 수박, 오렌지, 새우젓, 바다소금 등에도 칼륨이 있으니 이런 것들과도 잘 어울릴 것이다. (스타벅스 코코넛워터 수박 피지오가 괜히 나온게 아니다)

물론 칼륨도 하루에 5g 이상 너무 많이 먹으면 고칼륨혈증이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박 한 통을 혼자서 한번에 다 먹으면 갑자기 쓰러질 수 있다. 코코넛 워터도 마찬가지다. 사실 나트륨도 5g 이상 먹으면 건강에 나쁘긴 하지만 쓰러질 정도까지는 아니다. 물론 칼륨을 5g 이상 먹기는 쉽지 않지만, 고용량 섭취시 나트륨보다 위험하니 조심할 필요는 있다.


하여튼 코코넛워터 맛이 찝찌름해서 익숙하지 않다고 그냥 피하지만 말고, 오렌지, 수박, 새우젓, 바다소금을 통해 칼륨의 맛과 익숙해지고, 나트륨이 높은 음식들과 함께 먹음으로서 우리의 식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니 코코넛 워터를 너무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맛있게 먹는데도 훈련이 필요하다. 지식은 물론 경험도 필요하다. 그냥 한 입 먹자마자 "맛있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한참을 입에 우물거리고 곰곰히 생각해봐야 "...맛있네."라고 느낄 만한 은근한 맛도 있다. 칼륨은 굳이 말하자면 후자 쪽이다. 빠르고 강렬한 맛만이 아니라, 느리지만 풍성한 맛도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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