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먹을거
06/03/27 15:55(년/월/일 시:분)
진짜 바나나 과즙은 하나도 안 들어갔으면서, 진짜보다 더 맛있는 가짜로 유명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라이트 버전이 새로 나왔다.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저지방 저당분 저칼로리로 나온 것.
사실 나는 저지방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유에서 치즈 버터 등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 우유, 탈지우유가 말이 좋아 저지방 우유잖아. 그래서 부족한 맛을 보충하기 위해 딸기향 초코향 등을 첨가해서 싸구려로 팔아먹는 얄팍한 재고처분에 지나지 않는데, 빙그레도 이런 싸구려에 동참하는 건가 해서 내심 걱정했다.
그런데 의외로, "빙그레 투게더" 녹은 맛이 났다. 아 아아아 아이스크림 맛이다! 살짝 바닐라맛이 나면서 남는 공간을 우유향으로 채운, 전통적인 싸구려 그러나 천박하지 않은 아이스크림, 투게더.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투게더의 맛을 바나나맛 우유로 가져온 것이 이번 라이트 버전의 정체였다. 이를 가리켜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값은 900원으로 여전히 비싸지만, 진짜보다 더 맛있는 가짜 바나나 향 + 투게더 녹은 맛 + 탈지우유 = 전처럼 우유 자체의 맛을 살짝 강조하기보다는, 우유의 두꺼운 맛을 깍아내고 그 나머지를 좀 더 강한 향으로 채운 얄팍한 우유, 그래서 좀 더 쉽게 마실 수 있는 라이트 버전이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명성에 전혀 손색이 없다. 내 생각에는 오리지널보다 원가는 좀 덜 들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있으니 마음 놓고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