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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인물

무하마드 알리(캐시어스 클레이); 권투 선수가 인권 운동을 한 이유

08/06/30 13:39(년/월/일 시:분)

케이블TV, MGM에서 해주는 거 보고.

http://www.mgmtv.co.kr/movie/page_view.asp?idx=1473
무하마드 알리(a.k.a. Cassius Clay) (1970)

http://www.moviesunlimited.com/musite/product.asp?sku=D28285
A.K.A. Cassius Clay (1970)

오만한 눈빛의 알리

이 다큐멘터리의 특징은 1970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967년 양심적 병역 거부로 3년간 프로복서를 금지당한 후, 복귀전을 가지기 직전에 이 다큐멘터리가 나온 것으로 보아, 아마도 복귀전 홍보용으로 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다큐는 완전히 젊은 시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가 어떻게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가, 재기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궁금증을 유발하는 선에서 끝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캐시어스 클레이는 처음부터 스타성이 있었다. 권투를 무진장 잘 했고, 그것도 그냥 잘 하는게 아니라 아주 오만하게, 잔뜩 잘난척을 하며 재미있게 이겼다. 얼굴도 반반하게 잘 생겼고,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했고, 상대 선수도 잘 도발해서 기사거리도 쏠쏠했다.

나의 생각: 아니 원래 흑인들은 말을 다들 잘 하나? 무슨 권투선수가 이리 말을 잘 해?

솔직히 권투선수로 보자면 알리는 헛점 투성이었다. 그놈의 잘난척과 오만함으로 잔뜩 거들먹거리며 요란하게 경기를 했다. 근데도 계속 이겼다. 가끔은 잔뜩 얻어맞으며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때로는 상대가 별로 맞은 것 같지도 않은데 갑자기 풀썩 쓰려져서 이겼다. 질 것도 같은데 자꾸만 이겼다. 이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쏠리게 했다.

정말 권투로는 이길 사람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알리의 진짜 도전자는 따로 있었다. 인종 차별과 병역 의무였다.

1960년대 미국. 왠 오만한 흑인 애송이가 권투 스타가 된다. 백인들 입장에서는 아니꼬울만도 하다. 상대 선수가 매운 기름을 몸에 바르고 경기를 해서 눈과 상처에 들어가는 등, 야비한 수도 썼다. 그래도 알리는 이겼지만. 단 한번도 지지 않았지만.

승리가 계속될수록 인종 차별이 심해지자, 알리는 인권 운동에 참여한다. 그것도 그냥 참여한 게 아니라 가장 과격 노선이었던 말콤 X의 이슬람계 근본주의 인권 운동에 참여해서, 이름까지 이슬람식으로 바꿨다. 연설도 참 잘 했다.


그러자 백인들은 최후의 수단을 쓴다. 원래 알리는 군 면제였는데, 1966년 갑자기 재검도 없이 최고등급(1A)으로 바뀌어서 징집 대상이 된다. 한창 최고의 챔피언 전성기에 갑자기 베트남전에 참전해야 할 판이었다.

물론 군에서도 좋은 조건을 제안했다. 병사가 아니라 간부로 활동하며, 체력훈련이나 공개 시합등으로, 권투를 하면서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정부에서는 복싱 스타 알리가 참전하면 베트남전 지지율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리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3년동안 손발이 꽁꽁 묶이는 것이다.

그래서 알리는 무려 종교적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챔피언과 프로복서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 후로 3년간 항소하면서 인권운동을 했다.


이 시점이 중요하다. 1967~1970년. 한창 히피운동이 일어나던 이 시기에, 놀랍게도 알리는 미국 백인 젊은이들의 카운터컬쳐 운동과 흑인 인권운동의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별로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랬다.

실제로 이 시기를 젊은이로 살았던 미국인들이라면 그 시절의 알리는 그들의 우상이었을 것이다. (몇몇 영어강사들의 증언) 늙은 백인들은 알리를 탄압했지만, 알리는 끝까지 싸워 이겼고, 흑인은 물론 젊은 백인에게까지 우상이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70년에 끝났다. 이 때까지 알리는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그를 굴복시킨 것은 권투가 아니라 인종 차별과 병역이었다. 권투 선수가 권투만 하고 살 수 없는 시대였다. 시대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권투 말고도 인권으로도 싸웠다. 그리고 이겼다.



통산 성적 56승(37 KO) 5패. 진 게임도 대부분 경력의 후반부에 몰려있으니까 (1971년, 1973년, 1978년, 1980년, 1981년), 전성기에는 거의 완전히 계속 이긴 셈이다. 정말 괴물같은 전적이다.

http://ko.wikipedia.org/wiki/%EB%AC%B4%ED%95%98%EB%A7%88%EB%93%9C_%EC%95%8C%EB%A6%AC
위키백과 - 무하마드 알리


ps. 실베스타 스텔론은 알리를 보고 록키를 만들었다.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가 흑인 음악을 가져다가 백인화 시켰듯이, 록키도 흑인의 캐릭터를 백인이 연기해서 백인들의 흑인 거부감을 줄여 흥행에 성공했던 것이 아닐까.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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