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6/07/30 01:13(년/월/일 시:분)
쏘우를 보고 나서 실망했는데, 큐브 따라한거라는 얘기를 듣고 봤다. 오우 역시나.
확실히 큐브(1997)는 후에 나온
데스티네이션(2000)이나
쏘우(2004)의 "무심한 살인자"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분명히 사람을 죽이는 악당인데,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공간이고, 장치이고, 자연이기 때문에 어떻게 협상이 통하는 것도 아니고 동정에 호소해도 안되고, 정말 아무런 말도 안 통하는 절대악인 것이다. 그래서 흥미롭다.
그렇게 전혀 말이 안 통하는 무심한 절대악에게서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 그 와중에도 툭탁 틱탁 툭타가닥 쌈박질하는 어리석인 인간들의 모습. 극한상황에 이르러서야 눈을 뜨는 인간의 가장 추악한 본성. 그런 면에서는 엑시스텐즈(1999)도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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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찍고 있는게 아니오. |
이런 무심한 절대악의 상정은 수많은 이야기 거리를 낳는다. 애초에 우리가 사는 자연이라는 것도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존재하고, 우리는 그런 가혹한 자연에 아무 이유도 없이 던져져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자연은 생명이 살아남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자연에서 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런 류의 영화는 삶에 대한 극단적인 비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아류작이 쏟아져 나와도 아류작들까지 다들 재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