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음악
07/08/24 15:46(년/월/일 시:분)
요즘에는 도대체 히피(Hippie) 이전에 미국 음악은 어땠나 궁금해서, 1950년대 음악 모음집 "Malt Shop Memories"(CD 5장짜리)를 들었다.
나는 하도 옛날 음악이라서 내가 아는 노래가 얼마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보니 익숙한 노래들이 의외로 많았다. 아니 오히려 히피 이전의 노래들이 요즘 정서에 더 맞아. 그래서 1990년대 이후로 옛날 음악들이 많이 리메이크가 된 모양이다. 특히 "One hit wonders"(반짝히트송 모음집) 같은 경우 저작권료가 싼 탓인지 완전 만신창이로 가져다 썼지.
옛날 노래들의 가장 큰 특징은 낭만적(romantic)이라는 것이다. 하염없이 사랑을 노래하고, 발랄하고 가볍다. 지미 핸드릭스(Jimi Hendrix)같이 죽죽 늘어지는 기타 간주도 없고, 아주 흔하디 흔한 코드전개 안에서 예의를 지키면서 가볍게 노는 정도. 특히 히피 음악의 대명사인 1967년 몬터레이 국제 팝 페스티벌(Monterey International Pop Festival)과 같이 들으면 이런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솔직히 지미 핸드릭스도 요즘 기준으로 보면 기타를 썩 잘 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싸이키델릭(psychedelic)하고 즉흥적인것은 좋지만, 이미 그런건 유행이 지났잖아. 요즘 락에서는 애드립(adlib)은 물론 기타 간주도 잘 안 넣는 편이야. 노래 길이도 점점 짧아져서 딱 할 얘기만 하도 끊어버리고. (대표적인 예: Daughtry, Maroon 5, Linkin Park)
그래서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자면, 오히려 1960년대의 사이키델릭이 잠깐 큰 흐름에서 외도했다가, 1980년대 이후로 점점 가벼워지고 마침내 현재는 히피 이전과 별 차이가 없어져버렸지. 그래서 그 시절 음악을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 시절 음악은 한나절 꿈같이 끝나버렸고,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음악을 하질 않으니까.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273&article_id=0000000259
들국화, 대중음악 최고의 명반 선정
경향신문이 대중음악 전문매체인 ‘가슴네트워크’에 의뢰해 음악평론가와 기자, 방송사 PD 등 국내 대중음악 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52명 중 45명이라는 압도적인 수가 1위로 꼽은 음반이 바로 그룹 <들국화>의 데뷔앨범이었습니다.
http://www.gaseum.co.kr/
가슴네트워크
이들이 높게 평가한 들국화, 산울림, 한대수 등은 이런 1960년대 히피 음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음악가들이다. 대마초를 피우기도 했고, 주류 음악에서 벗어나 다른 가능성을 찾았던 사람들이지.
하지만 이제 이런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파격은 아무나 다 하는 것이 되어버렸고, 길게 죽죽 늘어지는 기타 애드립도 더 이상 멋있지 않고 지겹기만 하다. 새롭게 들리는 것도 한두번이지, 결국 그것도 다 유행이었을 뿐이다.
즉 어떤 음악이 좋게 들리는 것은, 그 음악이 절대적인 기준으로 좋아서가 아니라 시대 흐름상 그 때는 그게 좋게 들리는 것이다. 음악가들은 언제나 열심히 음악을 하지만, 그 음악이 흥행하는 것, 즉 사회적으로 선택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
나는 아무래도 보통 락 매니아는 아닌 모양이야. 그보다는 김건모, 쿨, HOT 같은 1990년대 가요를 들으며 자랐단 말이야. 그래서 그런지 나는 1950년대 이전의 음악이 더 입맛에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