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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상

은하해방전선 (2007)

07/12/12 21:22(년/월/일 시:분)


아무 생각없이 테크노마트에 혼자 놀러 갔다가, 마찬가지로 아무 생각없이 그냥 본 영화. 처음에는 '식객'을 볼까 하다가, 뭔가 처음 보는 영화지만 풍기는 포스가 심상치 않길래 표를 교환해서 봤다. 재미야 식객이 더 재밌겠지만, 난 딱히 재밌는 영화를 보러 온 건 아니었거든.

흠. CGV에 인디영화 전용관이 생긴지는 몰랐네. CGV강변의 11개 상영관 중에서 가장 코딱지만하게 작고 음향시설 후진 4관을 배정한 걸 보니, 뭐 이정도는 공익사업 삼아서 빼줘도 크게 지장은 없겠지. 그리고 직원용으로 인디영화 전용 관람권도 꽤 뿌리는 것으로 봐서, 좋은일 한다고 생색내면서 별로 손해보는 것은 없는 장사인 것 같다.

월요일 점심때이기는 했지만, 영화관에는 나를 포함해서 단 두명만이 있었다. KT&G 상상예찬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호들갑을 떠는 이 영화는, 정말 이런 CGV의 인디영화 지원 생색내기와 KT&G의 홍보성 인디영화 지원이 없었다면 과연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상업성이 없었다.

일단은 이런 독립성 풀풀 풍기는, 요즘같은 불황에 간덩이 부은 무모한 영화가 이런 CGV강변 같은 일반 극장에 걸린다는 것으로도 감사하며, 참 세상 좋아졌구나, CGV나 KT&G나 나름 좋은 일 하는구나 생각하면서 7천원 제값을 다 주고 봤다.

영화는 '이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은데'와 '이건 뭐 별론데'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정도였다. 나는 이름부터가 은하영웅전설을 따라했길래 나름 오덕오덕 하는 분위기일줄 알았는데, 물론 그런게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의외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질문도 던지는 홍상수 감독 같은 면도 있었다. 그러면서 결론은 멜로물로 빠지는 완전 삼천포식 전개인데. 아니 홍상수도 나름 멜로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주인공 감독에게 매우 공감을 하면서 봐버렸다. 나도 처음 연애했을때 저랬는데. 나도 그때 한 누나에게 "너는 입만 다물면 괜찮은 녀석일 것 같아"라는 말을 들었거든. 그때 생각하니까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주인공 감독은 옛날보다 좀 더 예쁜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끝난다. 주인공도 옛날보다 더 멋진 남자로 변신한 것은 물론이고. 와 이런 해피엔딩이 있나.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242&aid=0000000896
<은하해방전선> <얼렁뚱땅 흥신소> 이은성 - 반짝반짝 스무 살
원래 <은하해방전선> 윤성호 감독과는 다른 영화를 약속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 영화가 미뤄졌고, 감독이 “너 보고 쓴 캐릭터가 있다”는 말에 시나리오를 읽었다. 적극적이고 명랑한 청각장애자인 극중 은성이 “어딜 봐서” 닮았다는 건지 잘 몰랐지만,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 좋고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우정출연을 결심했다.
...이 예쁜 여자분이 우정출연 주제에 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이은성 양이다. 난 포스터만 보고 일본 배우인줄 알았는데.

http://www.kobis.or.kr/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개봉 3주차 현재, 전국 관객수 1943명.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비슷한 성적이다. 스타일도 비슷하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쉽사리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 영화가 완전 대 명작은 아니더라도 나올 때 봐두는 것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예술영화랍시고 젠체하는 다른 독립영화들처럼 보기 어렵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고 썩 무겁지도 않으니까, 연인의 손을 붙잡고 텅빈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봐도 무방할 것 같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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