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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1년 한국 경제 전망

11/02/27 13:15(년/월/일 시:분)

SERI 강연을 들었는데.

요즘엔 SERI 보고서를 즐겨 본다. 삼성에 불리한 부분은 노코멘트로 넘어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는 부분은 상당히 객관적이고 무엇보다 재빨라서 좋다. 아니다 싶으면 금새 전망을 수정한다. 삼성 답다.

이번 강연도 최근 공개된 SERI 보고서와 동일한 내용이었다. (내용이 다른 것도 이상하지만) 거시경제로 보자면, 돈을 너무 많이 풀어서 생긴 재정 적자도 메꿔야 하고, 물가도 잡으려면 이자율도 높이고 규제도 해야 해서 성장률은 작년보다는 다소 낮을 것이고, 실업률도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2가지 예상치 못했던 것이 터졌는데, 하나는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생각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시작이 좋아서 평균도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이집트, 리비아 지역의 대규모 시위다.

리비아 시위는 지금도 진행중이라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상한 것은 이쪽 지역은 30년 이상 독재를 해왔고, 정권에 요즘들어 특별한 이슈도 없었는게 갑자기 들고 일어났다는 점이다. 그 이유로 올해 이상 기후가 한 몫 하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올해 한국도 무척 추웠지만, 북반구 전체적으로 이상 한파와 폭설이 있었다. 남반구는 또 이상 더위가 왔다. 너무 추워서 난방하느라 에너지 소비가 급증했고, 기후가 이상해져서 농산물 작황도 나빴다.

그래서 농산물 값이 6% 정도 오르고, 에너지 물가도 올랐다. 사실 전체 물가에서 식품 및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이고(한국), 근원 물가에서는 아예 식품과 에너지가 빠진다. 하지만 기름은 맨날 차에 넣는 것이고, 밥도 맨날 사먹다보니 체감하기로는 확 오르는 느낌이다.

안 그래도 실업률도 높고, 경기가 좋다지만 대기업 위주로 혜택이 돌아가다보니 중소 상인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데, 여기서 식품과 에너지 물가가 치솟다보니 도저히 못살겠다 엎어보자 해서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닐까.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지만, 적어도 흉년 구제는 할 수 있었을텐데.

새삼 생각한 것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진 건 독재고 민주화고 그런게 아니라, 먹고 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을 요구한 게 아닐까 싶다. 역사적으로 봐도 폭동이나 혁명이 일어난 시점은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에 의한 것이 많지 않았을까.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그 이유를 찾아보자면 그럴 것도 같다.

하여간 그렇게 시작한 혁명이 빠르게 주변으로 퍼진 것은 인터넷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옛날에는 트위터도 없었고 페이스북도 없었고 유튜브도 없었을테니. 지금은 한번 어디선가 뭐가 터지면 금새 주변으로 퍼지는 시대다. 전염성이 강하고 빠르다.


그래서 이번 리비아 사태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물론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퍼지지 않는 한 예전같은 석유 파동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 이란이나 사우디 아라비아나, 최소한 독재는 아니고 생활수준도 높고, 은근히 진보적인 동네라서 전염성은 낮을 것이다.

특이한 것은 리비아가 전체 원유 생산량의 2%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데도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리비아가 생상하는 원유가 무척 고품질에 특수한 것이라, 산업용으로 다른 원유로 대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비교적 민감한 것 같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 선거 철인데, 한국도 그렇지만 정부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성장보다는 안정, 작은 정부보다는 큰 정부가 대세일 것이다.

한국에서야 복지를 찾고 안정을 찾는 것을 진보라고 하지만, 실은 경제적인 측면으로 보면 그건 진보가 아니라 보수다. 그만큼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고, 사회는 안정되고 차분해질 것이다. 더 예측 가능하고 재미없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 본 글에는 SERI 강연과 저의 감상이 섞여 있습니다.
* 현재 저의 투자 포지션은 1금융권 정기예금/적금입니다.

http://seri.org/db/dbReptV.html?menu=db02&submenu=&nPage=4&pubkey=db20110112001
2011년 국내 10대 트렌드

http://seri.org/bk/bkSeriBookV.html?menucd=0301&pubkey=627
SERI 전망 2011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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