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9/15 00:16(년/월/일 시:분)
8/3 기술사 시험 이후로 긴장이 풀어지자 몸이 아팠다. 피부염도 나고, 감기 몸살도 걸렸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도 왔다.
사실 쉬는 기간에는 운동을 해서 체력을 비축하려고 했는데, 막상 긴장의 끈을 놓으니 운동은 커녕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그냥 집에서 소파에 기대서 TV만 줄창 봤다. TV는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제일 즐겨본 프로는 토요일 아침 9시 45분에 하는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였다. 평소 같으면 주말 아침 학원을 가야 할 시간에 느긋하게 집에서 세계 오지의 풍경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았다. 특히 400회가 넘는 장수프로라 이젠 정말 사람들이 안 갈만한 곳만 골라 가는 것이 나의 취향에 맞았다.
가만히 집에 앉아서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를 보고,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산을 보았다. 나는 마음이 들떠서 급하게 일본여행을 잡아버렸다. 불현듯 외국으로 갑자기 떠나버리고 싶었다.
이렇게 짧은 두달간의 휴식이 끝나고, 이제 이번주 금요일에 기술사 시험 결과가 나온다. 빠른 수업은 당장 토요일부터 시작하지만, 나는 한달을 더 쉬고 일본여행을 다녀온 후에 공부를 하려고 한다.
참으로 태만한 결정이고, 이런 낮은 긴장감으로 어떻게 내년 2월 시험을 잘 볼수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운동보다 공부보다 휴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