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08/06/28 12:26(년/월/일 시:분)
요즘 졸업작품으로 "Query by Humming"을 진행하고 있는데, 가족오락관의 인기 코너 "고요속의 외침"을 보다 보니까 뭔가 실마리가 잡히는 것 같다.
고요속의 외침은 R.ef의 노래 제목인데, 출연자들이 매우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헤드폰을 끼고, 정해진 노래 한 소절을 불러서 전달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꾸만 엉뚱한 노래가 나오면서 삼천포로 빠지기 때문이다. 틀리는 정도는 노래의 난이도, 출연자의 음악 훈련 정도에 따라 다르다.
1.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왠만해선 잘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은 정말 못 알아들을 정도로 노래를 바꿔버린다.
2. 하지만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도 아주 쉬운 노래 (예.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 담~)는 거의 틀리지 않는다.
3. 너무 어려운 노래는 게임의 재미상 거의 나오지 않지만, 가끔 노래는 유명한데 멜로디가 은근히 어려운 경우에는 아주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 멜로디를 엉망으로 바꿔버린다.
나는 이 코너를 보면서, 멀쩡해보이는 사람도 노래를 참 엉망으로 부를 수 있구나 새삼 감탄했다.
이래서 노래가 검색이 안 되나.
Query by Humming은 허밍으로 노래를 검색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이 기술을 접하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검색이 잘 안되니까. 상용화을 시킬만큼 신뢰도가 나오질 않는다.
현재까지 잘 되는 부분은 이렇다.
1. 사람이 부르는 것 말고, 노래를 직접 들려주면 98% 검색된다.
예) 의류 매장에서 옷을 사는데, 거기서 틀어놓은 음악이 좋아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무슨 노랜지 모른다. 그래서 KTF 휴대폰에서 1515 누르고 음악을 들려주면 무슨 노랜지 찾아준다. (서치뮤직, 2004년 상용화)
2. 25년 이상 훈련된 성악가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시키면, 방법에 상관없이 90% 수준으로 검색된다.
즉, 입력이 정확하면 결과도 정확하다.
3. 훈련되지 않은 사람에게 입력을 받으면, 정말 형편없는 결과가 나온다.
즉, 입력이 부정확하면 결과도 부정확하다.
(Garbage In, Garbage Out)
문제) 입력이 부정확해도 결과가 정확할 수 있을까?
자기도 정확히 잘 모르는 어렴풋한 멜로디로 정확한 검색결과가 가능하기는 할까?
자, 다시 가족오락관으로 돌아가서.
가족오락관의 경우 정확히 노래가 주어진다. 그리고 사람 간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노래가 부정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허밍검색의 경우, 원본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을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래방에 가서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허밍검색으로 비슷한 노래를 제안했는데, 그 중에 설령 정확한 노래가 있더라도 원본을 까먹었기 때문에 그게 정확한지를 모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불확실함, 부정확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정답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검색 결과는 "정확함"보다는,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들었을 때 "어라? 그럴듯한데?" 또는 "신기한데?" 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는 어떤 결과가 나올 때 만족할 것인가?
무엇을 찾는지 정확히 알 때는 만족도를 구하기가 쉽다. 그런데 무엇을 찾는지도 정확히 모르는데 만족도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자, 다시. 사용자의 경우를 분류해보자.
1. 찾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 아는 경우
2. 찾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는 모르는 경우
1번과 2번을 음악 숙련도에 따라 다시 나누면
1-1. 찾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 알고, 머리 속의 노래를 목소리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 경우 (이미 검색 잘 됨)
1-2. 찾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 알지만, 머리 속의 노래를 목소리로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 경우 (가능성 있음. robustness 문제.)
-> 악보를 그리게 해서 찾을 수도 있다
2-1. 찾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노래는 정확히 잘 부르는 경우 (뭐, 뭐야...)
2-2. 찾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 모르고, 노래도 잘 못 부르는 경우 (...;;;)
uncertainty 문제는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