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11/01/19 09:26(년/월/일 시:분)
트위터는 내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컴퓨터 관련 서비스들 중에서 가장 업데이트가 빠르다. 일 하다가 잠깐 잠깐씩 편집증적으로 수도 없이 들어가봐도 항상 새 글이 올라와 있다. 정말 이렇게까지 빠른 서비스는 없었다. 정말 빠르다.
게다가 구질구질한 광고도 없다. 깔끔하고 단순하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냥 맘에 드는 사람을 따라가고, 아무 말이나 하면 된다. 그게 전부다.
그럼 트위터는 어떻게 돈을 버나? 사용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전혀 돈을 안 낸다. 애초에 이런 단순한 서비스에 돈을 낼 사람은 없다. 근데 광고도 없다. 서버를 유지하는데 분명히 엄청난 돈이 들어갈텐데, 그럼 그 서버값은 누가 내나?
몇 가지가 있긴 하다. 광고가 없는 게 아니라 결국엔 광고인데, 간접적인 방식이다.
http://support.twitter.com/groups/35-business
Promoted Tweets: 검색 화면에 광고 트윗을 상위에 올려줌
Promoted Trends: 인기 주제 화면에 광고 주제를 상위에 올려줌
Promoted Accounts: 추천인에 광고 계정을 상위에 올려줌
사실 이건 트위터의 핵심과는 상관이 없다. 부수적인 부분에서 돈을 버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사업을 시작해놓고,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그때 가서야 돈 벌 궁리를 짜낸 것이다.
이런 수익모델은 트위터의 규모에 비해서 너무 빈약하다. 그나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 있으니까 겨우 수익이 나는 거다.
파괴적 혁신이다. 트위터가 경쟁자들을 이긴 것은 단순하고 빠르기 때문인데, 그 단순하고 빠른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함부로 수익을 낼 수 없다. 자신의 장점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돈 벌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긴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얼떨결에 이겨버린 것이다. 일단은 이기긴 했는데, 결국 이익은 얼마 나지 않는다.
사실은 잘만 시작했으면 더 돈을 벌 수도 있었을 시장를, 이런 트위터라는 요상한 것이 나오는 바람에 시장을 무너트려 버린 것이다. 괜시리 무료로 광고도 없이 아무한테나 오픈 API로 다 뿌려버리니까 경쟁을 할 수가 없다. 결국 똑같은 거면 먼저 시작한 사람이 이겨버린다.
그래서 트위터는 대단하긴 한데, 수익모델을 보면 참 보잘 것 없다.
http://xacdo.net/tt/index.php?pl=592
예를 들면 월마트. 그거 하나 세우면 그 지역의 자잘한 수퍼마켓은 다 망하잖아. 그래서 같은 시장에서 20명이 월 100만원씩 벌었다면, 월마트는 그거 다 죽이고 1명이 월 700만원을 버는 거지. 덕분에 1명은 7배를 더 벌지만, 19명이 실업자가 된다. 게다가 옛날 같으면 2000만원이 벌리던 시장규모가 700만원으로 축소된다.
ps. 페이스북은 이제와서 하려니 너무 복잡하다. 처음에는 단순했을 것 같은데, 전형적인 공대 마인드로 조잡하게 이것저것 붙여넣다 보니 복잡해진듯. 의외로 지금은 별로 쿨하지 않다.
게다가 유능한 인재들이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려는 것 같은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일단 좋은 아이디어는 어쨌든 붙여보는 것 같은데...
내 감상은 광고가 많아도 지저분하지만,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도 마찬가지로 지저분한 것 같다. 쿨하지 못하다. 우아하지 못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지금 쓰는 사람만 쓰고 신규 가입자가 줄어들더라도,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공짜 & 오픈 전략을 쓰기 때문에 경쟁자로서는 무척 이기기 어려운 게임일 것이다.
결국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나 오픈 전략을 취하는 것은, 자신의 독점적인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보수적인 전략이 아닐까.
http://xacdo.net/tt/index.php?pl=2007
구글의 한계
ps. yammer를 써봤는데, (사내 트위터 같은 것으로, 회사 사람들만 보인다)
...이거야 원. 눈치 보여서 말을 못 하겠네. 높으신 분들이 너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