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10/01/12 22:22(년/월/일 시:분)
컴퓨터 기술에도 그런게 있는 것 같아.
예를 들어
그냥 HTML 웹이 다소 구차하고, 이게 뭔가 싶고, 사람 손이 많이 가지만, 많이들 써서 돈이 되는 현실적인 기술이고,
시맨틱 웹이 뭔가 좀 더 대단하고, 특히 해커들같이 어려운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지만, 막상 보통 사람들은 잘 안 써서 돈이 잘 안 되는 이상적인 기술인 것 같아.
또 예를 들어
키워드 검색이 아주 단순하고, 기술의 빈 칸을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채워줘야 되고, 하지만 그래도 해싱하면 한방에 찾으니까 뭔가 실제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는 현실적인 기술이라면,
자연어 검색은 이게 진짜 궁극적인 검색 같고, 앞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에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고, 뭔가 정말 대단할 꿈을 이루어줄 것 같지만, 아직까지도 꿈만 있고 실제로 잘 쓰지는 않는 이상적인 기술인 것 같아.
그러니까
뭔가 사람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결과가 잘 튀어나오는 기술이 있고,
뭔가 컴퓨터가 다 해줄 것 같고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최고일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되는 꿈 같은 기술이 있다.
내가 연구했던 음악 검색도 fingerprinting은 현실적이고, context-based search는 이상적인것 같고.
내가 보기에 구글은 아주 현실적인 기술만 선택하는 것 같아. 절대로 이상적인 기술을 선택하지 않아. 꿈이 작은 회사야. 소박한 회사야. 시맨틱 웹도 (내부적으로 비슷한 걸 쓸지는 몰라도 대외적으로는) 안 하고, 키워드 검색만 하고 자연어 검색은 손도 안 대는 것 같아.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걸 알고리듬으로 처리해서 사람 손을 없애려는 것 같지만, 실상 그 뒷단을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하고 검증된 기술들로 엮여있지.
앞으로 연구를 한다면 나도 좀 현실적인 기술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
1970~80년대 많은 이들에게 꿈을 주었던, 그러나 잘 되지 않고 사그러들었던 인공지능의 망령이 아직도 스물스물 떠다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