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8/10/06 22:48(년/월/일 시:분)
지금까지 클럽도 안 가보고 뭐했나 싶어서 일부러 가봤다.
입장료는 2만원에 NB1, NB2, Harlem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단 밤 12시 이후로)
10월 3일 금요일, 개천절 저녁.
밤 10시에는 사람이 한산하더니 12시 되니까 미어터진다. 완전 출근길 지하철처럼 옴짝달싹하기도 힘든 지경인데 사람을 계속 집어넣는다.
그러더니 새벽 2시가 넘어가니까 사람이 빠질만큼 빠지고 적정한 인구밀도가 되었다. 아마 새벽 2시~4시가 가장 피크타임인 것 같다.
사운드는 역시 양현석이 사장 아니랠까봐, 상당히 뛰어났다. 볼륨이 상당히 큰데도 찢어지거나 울리는 것 없이 깔끔하게 사운드가 나왔다. 선곡도 옛날 명곡과 최신곡이 적절하게 섞였고, 1시간에 한번 정도는 빅뱅 노래가 나왔다.
나는 참 재미없게도 DJ를 바라보면서 지루하게 몸을 흔들었다. 옆에서 10분 정도 몸을 흔들던 여자분이 슬쩍슬쩍 몸을 밀착했는데 나는 모르는척 했다. 왠지 일부러 용기를 내주신 여자분께 미안했다.
같이 간 친구들은 그 시끄러운 와중에 말을 걸기도 했다. 나는 무슨 얘기 하는지 알아듣기는 할까 싶었는데 뭐, 무슨 말을 하는지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냥 춤추다가 옆에 누가 오면 몇 마디 하기도 하고, 몸을 부비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른 데 가기도 하고,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았다.
간혹 적극적으로 몸을 들이대는 남자들도 있었는데 대체로 여자 쪽에서 슬그머니 피했다. 대체로 적극적이기보다는 슬쩍슬쩍 천천히 조금씩 몸을 부딪치다가 맘에 들면 조금 부비부비를 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정도가 심해진다 싶으면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갈라놓았다.
안전요원은 정장을 입은 사람도 있었고, 사복을 입었는데 허리춤에 무전기를 달고 귀에 이어폰을 꼽은 사람도 있었다. 좀 분위기가 처진다 싶으면 일부러 몸을 크게 흔들면서 바람을 잡기도 했고, 애정표현이 지나치다 싶으면 사이로 파고들어서 깨놓기도 했다.
홍대 클럽은 생각보다 참 많이 건전했다.
그리고 놀러온 사람들을 보면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1. 그냥 혼자 춤추러 온 사람. 정말 열심히 춤만 춘다. 주위에 접근하기 어려운 포스가 느껴진다.
2. 애초에 커플끼리 온 사람들. 둘이서 마주보고 완전 염장질을 한다.
3. 기타 (대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