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8/03/13 08:35(년/월/일 시:분)
http://cafe.naver.com/jykwak/307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제3장. 남자는 자기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이야기를 한다.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남자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긴장이 해소되는 반면, 여자는 자신이 느끼는 문제들을 이야기함으로써 한결 기분이 나아진다. 즉 남자는 한 곳에만 주의를 집중함하며 내면으로 깊이 움츠러든다. 조용히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가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계속 생각한다. 금성 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감정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한결 기분이 나아지는데 이것이 금성 인들이 기분 전환하는 방법이다.
이 법칙은 인터넷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마도 그럴 것 같다.
하루 6시간 이상 인터넷 서핑을 하는 전문 인터넷 서퍼로서 말하자면(만약 인터넷 서핑만으로 돈이 벌린다면 나는 기꺼이 이걸 직업으로 택하겠다만은...),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의 블로그를 보고도 그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전자음악 알아보기의 joowon님 블로그에 가기 위해 무심코 joowon.egloos.com을 쳤다.
http://joowon.egloos.com/
그런데 여기는 내가 아는 그 joowon님의 블로그가 아니었다. 음... 이걸 어쩐다, 마치 전화번호를 잘못 눌러서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건 것 같은 기분. 물론 인터넷은 잘못 걸어도 내용을 볼 수 있다.
쭉 보니까 대체로 자신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자는 자신이 느끼는 문제들을 이야기함으로써 한결 기분이 나아진다." 아마 이런 우울한 얘기를 블로그에 적는 것 만으로 기분이 나아졌을 것이다. 아마도 여자일 것이다.
조금 스크롤을 내려보니 밑에 장래희망이 "현모양처"였다고 나온다. 나의 추측이 맞았다. 빙고.
이거 재밌네. 그렇다면
전혀 모르는 아이디를 입력하여 나오는 블로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맞춰볼까?
Kevin은 어떨까.
http://kevin.egloos.com/
골프에 대한 전문지식을 나열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전문지식을 잔뜩 모아놓는 스타일은 남자다. 자신만의 세계, 비밀창고, 골방을 만드려는 성향이다.
근데 이름부터가 Kevin, 남자 이름이다. 이건 너무 쉬웠다. 좀 더 중성적인, 남자 여자를 유추할 수 없는 이름은 없을까?
good은 어떨까.
http://good.egloos.com/
음... 그냥 해외출장 갔다는 얘기밖에 없다. 단서가 너무 부족하다. 말투가 짧은 걸 보니 남자같기는 하지만.
better로 해볼까.
http://better.egloos.com/
음... 판단도 서기 전에 아기를 낳았다는 내용이 나와버렸다.
best는 어떨까.
http://best.egloos.com/
아아... 너무 짧다. 달랑 사진 3개. 물론 남자의 추한 모습을 거리낌없이 올렸다는 면에서 남자일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nike를 해볼까?
http://nike.egloos.com/
흠... 어렵다. 일단 카테고리를 보면
★ 카테고리 ★
╋ GioGio, JoJo ╋
『니케의 생각』
『사진과 함께』
⊙ 문답,테스트,점
⊙ 게임,애니,만화
⊙ 영화,드라마,연예
◑ 멋진물건
◑ 잡학사전
◑ 미스테리
♬ 심리학
♬ 재테크
♬ 몸튼튼
♡ 취향의 男子
♡ 취향의 女子
★ 패러디 만화
★ 패러디 소설
http://nike.egloos.com/1724704
[스크랩] 교황청, 새로운 7대 죄악 제시
이렇게 잡스러운 자료를 잔뜩 모아두었다는 점에서는 남자 같긴 한데, 다소 쓸데없이 ♡ ★ ♬ 같은 장식을 달았다거나, 문답, 테스트, 점, 심리학, 취향의 男子, 취향의 女子 같이 연애관련 이야기를 담아둔 걸 보아 여자같긴 한데...
...남자다. 이렇게 남자 여자를 한자로 쓰고,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듯한 특수기호 사용은 아마도 나이가 30~40대 이상의 남자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데 포스팅을 보니 자기 일상에 관련한 잡다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 이런 수다스러운 모습은 여자 같긴 한데...
http://nike.egloos.com/1724546
오늘의 추천곡+잡담들
남자인지 여자인지 갈팡질팡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니, 내가 앞페이지에서 고민한게 허탈할 정도로 완전히 여성향 그림이 나왔다.
으윽.. 졌다. 니케님 죄송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전에 뵜던 분이었다;;)
근데 난 참 혼자서도 잘 노는 것 같아.
ps. color님께서 이 글을 소개하셨는데 거기에 흥미로운 댓글이 있었다.
http://color.egloos.com/1725949
Superton
보통 친근하지만 예의없지는 않은표현들을 사용하면 여자라는 오해를 받기 쉽더라구요. 남자가 예의가 없다는건지..
여자의 글쓰기 특징으로 "친근하지만 예의바른 표현"을 지적하셨는데, 이것도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