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8/02/03 22:51(년/월/일 시:분)
김완선 때문에 요즘 나는 1980년대에 관심이 많다.
http://www.kbs.co.kr/1tv/sisa/manhistory/vod/1324425_968.html
KBS 인물현대사 - 지하경제의 큰 손! 장영자
장영자는 1982년에 7천억대의 어음을 사채시장에 할인하여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봐서 6천억대의 어음 부도를 일으켰다. 그래서 구속되고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는데.
1982년에 6천억대 어음부도가 났으면 정말 대단한 규모다. 당시 지하경제의 30% 규모였다고 하니, 경제에 미친 파격이 대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음부도가 났으니 구속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나는 어째서 이 사건이 어음"사기" 사건이라고 불리는지 모르겠다. 장영자가 한 수법은
1. 정부에서 통화량을 줄이고 은행대출을 줄인다 (당시 정부는 시중 은행의 50%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관치금융이 가능했다)
2. 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인다
3. 당시 큰손이었던 장영자가 기업에서 거액의 어음을 산다
4. 장영자가 어음을 사채시장에 할인하여 현금을 얻는다
5. 그 돈으로 다른 기업의 어음을 사고... 이를 반복하여 돈을 마련
6. 주식에 올인
7. 손실
8. 부도
인데, 여기서 7번 단계, 주식 손실만 아니었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때는 고도 성장 시기였으니까, 주식에서 손해를 보기도 여간 어려웠을텐데, 참 운이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근데 솔직히 장영자의 죄는 "주식에 올인했다가 손실본 죄"밖에 없지 않나? 나는 도대체 어디가 어음"사기"인지 모르겠다. 그냥 어음부도 아니었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쩌면 당시 정부의 금융 정책 실책을 한 개인에게 몰아서 "이 사람이 잘못했다"고 대중의 관심을 돌린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