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들 - 스토리
08/01/24 01:44(년/월/일 시:분)
그는 실패했다.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여 마침내 실패했다.
실패를 너무 해서 이제는 그만 실패할 때도 된 것 같았는데 또 실패했고,
실패해서 쓰러져 더 이상은 못 실패할 것 같았는데 다시 한번 기를 쓰고 실패했고,
실패가 지겨워져서 이제 실패는 꼴도 보기 싫다, 실패 따위와는 상종을 안 하겠다 말해놓고는 그만 또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와 함께 한 평생을 보낸 그였기에 실패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그는 실패의 전문가였다.
실패를 알고 나를 알면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 그렇다고 그가 실패를 안 하는 건 아니었다.
실패는 그가 실패를 이해하고 안 하고에 상관없이 연속하여 일어났다.
그가 실패를 하고 싶던 하기 싫던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는 그냥 실패할 뿐이었다.
그는 일생을 실패했고, 실패했고, 실패했다.
그리하여 그는 실패하는데
성공했다.
수고했어요.
사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