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7/12/27 10:43(년/월/일 시:분)
1.
얼마전 강남역에서 닭꼬치를 사먹었다. 노점이 워낙 많은 곳이다보니 경쟁이 치열한데, 그 와중에 나름 차별화라고 "치즈 와인 닭꼬치"라고 팔더라. 무슨 TV에도 소개됐다고 하고.
그래봤자 얼마나 다르겠어 싶었는데... 고기를 굽더니 그 위에 와인을 병채로 뿌리고, 올리고당을 바르고, 마요네즈에 아몬드까지 얹어서, 마지막으로는 빨간 치즈가루를 통통 털어 마무리. 그리고 1500원.
열심히 한 건 인정하지만, 맛은 좀.
2.
며칠전 구리시에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새 식당이 열어서 행사하길래 들어가봤다. 그냥 시장통에 사람들 많은데 3층에 있는 건데, 파는 건 김치볶음밥, 돈까스, 스파게티 주제에 레스토랑 분위기를 낸 곳이다.
청동 손잡이가 달린 합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식집에서나 쓸 법한 싸구려 테이블에 촛불이 가만히 켜져 있다. 그 나지막한 촛불 아래에서 김치볶음밥과 돈까스에 싸구려 와인 2잔을 곁들여 먹으면... 기분이 좀.
1인분에 6천원, 와인 1잔에 3천원은 충분히 싼 가격이지만.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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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12화 중에서 |
호화 식사라고 하면 "스테이크"로 결정인가.
요즘 애들이 "스테이크" 정도로 기뻐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여기서 "스테이크"를 와인, 치즈, 촛불, 청동 손잡이로 바꿔도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