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11/14 00:28(년/월/일 시:분)
지난 10/27일 결혼했습니다. 축하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나하나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마땅하나, 먼저 글로 대신함을 양해하여 주십시오.
이 결혼은 저희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이라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을 주신 어머니께 정말로 감사드리고, 긴 시간을 오로지 저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견뎌준 아내에게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자식으로서 아버지께 죄송하지만, 평생을 관통하는 가치관과 취향의 문제라는 생각에 양보할 수 없었던 점을 부디 이해하여 주십시오. 반드시 행복하게 평생 잘 살겠습니다.
결혼은 저에게 무척이나 강렬한 사건이었고, 그 여파는 결혼식을 마친 3주째인 지금까지도 여전히 저를 강하게 흔들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바빴던 삶이 한층 더욱 바빠졌고, 난이도 또한 많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이제야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하고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뻐근한 몸으로 일어나니, 침대 왼편에 아내가 뒤척이며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감동스러운 광경이었습니다. "회사 가볼께"라며 살짝 잠을 깨우고 굿모닝 키스를 하니 가슴 한 켠이 찡하며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야, 난 정말 평범한 유부남이 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꽤 할만한 것이었습니다.
제 곁에 있어주는 아내에게 이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리며 이만 글을 줄일까 합니다. 부인 사랑해요. 같이 사니 좋네요. 항상 신경 많이 쓰고 따뜻하게 감싸줄께요.
- 결혼식에 와준 겸디갹, 병신 감사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뻘쭘했겠지만 꼭 초대하고 싶었습니다.
- 결혼식 축가를 도와준 황민, 동생 감사합니다. 축가 때 꼭 밴드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틈틈히 밴드 합시다.
- 결혼식 진행해준 김현진 감사합니다. 이상한거 안 시켜서 고맙습니다.
- 결혼식 식권 나눠준 김정환 감사합니다. 갑자기 연락했는데 혼쾌히 수락해줘서 한 숨 돌렸습니다.
- 2주라는 긴 신혼여행 기간동안 제 업무를 대신 봐주신 김현호 책임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 특목고 학원 친구들, 고등학교 동기들, 대학교 동기들, 대학교 만화동아리 선후배님들, 군대 친구들, 입사 동기들, 회사 동료들, 어학연수 친구들, 그리고 인터넷으로 축하해주신 평범, 잠본이, cokeholik 님, 그외 일가친척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