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7/09/17 15:34(년/월/일 시:분)
http://www.youtube.com/watch?v=z91JXUBBylw
새로 만난 룸메이트와 아무런 예정 없이 영화관에 갔다가 역시 아무런 생각없이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게 3편이지만 1,2편을 전에 본 적도 없고, 그저 막연히, 마침 여권도 없어서 R등급 영화도 못 보는 판에 이건 PG-13이라서 표를 샀지.
그런데 이거 재밌네.
이건 현대판 007 같다. 주인공이 유머감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술 마시면서 여자와 놀아나는 것도 없고, 최신 암살 도구나 화려한 볼거리도 딱히 없이 정말 처절하게, 시종일관 심각하고 건조한 몸액션을 마치 일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말없이 냉정하게 척척 해낸다.
한 10년 전만 해도 이런 건조한 첩보물이 재미있었을까 싶었겠지만, 이젠 사람들이 겉만 번지르르한 영화를 하도 많이 봐서, 이제 이렇게 겉멋 안 부리고 MBC 무한도전처럼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땀흘리고 고생하는 액션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게 요즘 추센가봐.
ps. 이거 보고 재미있어서 1편 본 아이덴티티(Bourne Identity)를 봤는데, 그때만 해도 이 정도로 심각하게 건조하지는 않더라. 주인공이 간혹 화도 내고, 로맨스도 있었고, 전개도 비교적 느린 편이었고. 아마 속편이 계속 이어지면서 흥행에 대한 압박 때문에 자잘한 가지를 쳐내고 핵심만 빠듯하게 쪼여들어간 것 같다.
ps. 특히 과호흡증에 대한 묘사가 아주 정확해서 인상깊었다. 예전에 괴로웠던 기억이 단편적으로 흐릿하게 떠오르면서 호흡이 가빠지는 현상.
http://xacdo.net/tt/index.php?pl=763
과호흡증 hypo venti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