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7/08/28 04:38(년/월/일 시:분)
날이 갈수록 글이 길어지고 있다. 옛날 같으면 결론도 없이 적당히 끝내고 말았을텐데, 아무래도 대학교, 어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다보니, 이제는 내가 잘못한 게 눈에 보여.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어.
그래서 귀찮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고치고 고쳐서 며칠만에 글을 겨우 하나 올리면, 작도닷넷에 오시는 여러분은 나보다 수준이 높기 때문에 나의 헛점을 정확하게 집어내신다. 나로서는 공부가 많이 된다. 공짜로 첨삭을 받는 기분이다. 보통 한달에 20만원은 내야 해주는 걸 여러분은 공짜로 해주니까.
그러다보니 이게 점점 일이 된다. 숙제가 된다. 쓰다가 말고 비공개로 남은 글도 점점 늘어간다. 옛날에는 이거면 이거고 저거면 저거였는데, 이제는 이건지 저건지 확실하게 말하기가 힘들다. 예를 들면 나도 심형래의 디워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 얘기를 하고 싶다. 한 7년 전만 해도 가볍게 좋다 나쁘다 얘기를 단정적으로 할 수 있었을텐데, 지금에 와서는 왜 그렇게 머리속에 든게 많은지, 뭐라고 말을 하기가 정말로 힘들다. 그냥 말로 힘든게 아니라 정말 육체적으로 힘들어.
이것도 점점 취미의 영역을 벗어나서 노동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쓰다만 글을 붙잡고 몇 시간을 보낸다. 물론 나는 워낙 집착이 강한 사람이라서, 한번 시작했으니 그만두지를 못하고 계속 꾸준히 하고 있긴 하지만, 처음처럼 가벼운 마음은 아니다. 나에게는 이것도 다 짐이다.
글 하나 쓰는데 순수하게 3시간~7시간씩 걸리니, 이거야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