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화의 이해
07/08/26 09:30(년/월/일 시:분)
어젯밤에 룸메이트 생일이라서,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미국애들이 파티를 여는 이유는 딱히 갈만한 술집이 없기 때문이다. 있어서 보통 새벽 2시면 일찍 문을 닫고, 차를 가져왔다면 술을 마실수도 없고, 술을 마셔도 자고 갈 데도 딱히 없다. 한국처럼 대리운전이 활발한 것도 아니라서 누구 한명을 찍어서 술을 안 먹이고 운전을 시킬수도 있다. (a designated driver)
게다가 술이나 담배를 할 수 있는 연령도 엄청 높아서 법적으로 21세, 한국 나이로 23세 정도 된다. 즉 어지간한 대학생들도 술을 마실수가 없다. 한국처럼 신입생들 들어오면 술집에 데려갈수도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파티를 여는 것이다. 일단 파티를 열면 술집처럼 신분증을 검사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안 되도 약간 불법으로 술을 마실수도 있고, 술마시다 뻗으면 적당히 집에서 자고 다음날 갈 수도 있고, 술집처럼 일찍 문을 닫지도 않기 때문에 밤을 새워서 술을 마실수도 있다.
마침 룸메이트가 한국인이라서 완전 한국식으로 술을 마셨는데... 완전 한국 대학 MT가 되어버렸다. 계속 건배를 권하며 주기적으로 모든 사람이 같은 양의 술을 마시도록 강제하고, 그러다보니 금방 취해버려서 술기운에 고백하고, 사실은 니가 좋다거니, 나는 니가 싫다거니, 필름이 끊긴채로 키스하고, 커플이 생기고 깨지고... 다음날 일어나보면 술냄새가 진동하는 바닥에 다들 쓰러져 자고 있고.
한국 사람들이 이런 걸로 유명하긴 하다. 물론 다들 같이 모여서 마시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혼자서 홀짝거리는 걸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처럼 알콜중독자가 많은 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