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07/06/25 00:21(년/월/일 시:분)
예전에 어떤 분이 HCI에 대한 댓글을 남겨주셔서 이번 기회에 찾아봤다.
http://xacdo.net/tt/index.php?pl=610#r1722
전시성이라....
결국 컴퓨터공학에서 최근의 대세가 HCI란 말인가......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를 간단히 말하자면, 컴퓨터도 이제 공대생의 마음에서 벗어나서 좀 더 폭넓게 연구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아니 아무리 컴퓨터를 전문기술자들이 연구소에 틀어박혀서 수학적 기하학적 물리학적인 머리로 만드는 거라지만, 결국 그 컴퓨터를 쓰는 건 보통 사람들이잖아.
예를 들어 인지심리학을 컴퓨터에 적용할 수 있다. 메뉴를 펼쳤을때, 항목이 몇 개 정도 나타나야 인간이 한눈에 확 알아차릴 수 있을까? 인지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5~9개 정도의 개념만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메뉴 항목은 한번에 5~9개 덩어리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지금 여러분이 사용하는 브라우저에서 오른쪽 버튼을 눌러보면, 메뉴 항목이 5~9개 단위로 분할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컴퓨터는 한번에 100만개의 메뉴도 표시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래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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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로러에서 오른쪽 클릭했을때 - 9개 덩어리 |
HCI에서 상용화가 가장 많이 된 부분으로 인터페이스와 설계를 꼽을 수 있다. 인터페이스야 당장 사용자들이 쓰는 부분이니까 투자를 많이 할 만도 하고, 실제로 요즘 애플(Apple)이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내놓는 라인업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흐름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비스타도 그저 예뻐졌을 뿐이고, 아이폰도 참 우아할 뿐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 안에 어떤 신기술이 들어갔는가에는 사실 별로 관심이 없다.
두번째로 설계 분야다. 아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도 그렇잖아. 공장에서 기계로 물건 찍어내듯이 자동으로 툭툭 나오는 게 아니니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것저것 시키고 사람 관리하고 그래야 되잖아. 설계도 당장 돈이 되는 분야라서 많이들 연구를 해놨고, IEEE, ISO에 표준도 많지만, 이것도 참 막연한 것이 표준이라고 해봤자 가이드라인(권장사항)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다가, 그나마도 개정될때마다 확확 바뀌는 바람에 참, 이 분야도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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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품질 같은 막연한 것에 점수를 매기는 ISO 표준 체크리스트.
"...는 적절한가?" "...하기는 편리한가?" 같은 적절하고 편리한 말들로 가득하다. |
이렇게 컴퓨터는 인간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고, 사용하는 것도 인간이고 개발하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에, 컴퓨터를 그 자체로만 생각할게 아니라 인간의 범위 내에서 생각해보자 하는 것이 HCI다. 참 막연한 학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내 예상으로는 조만간 좀 더 구체적인 학문으로 분화될 것 같다. 이 많은 걸 다 뭉뚱그려서 HCI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