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12/05/02 13:51(년/월/일 시:분)
늙은 남자 작가가 소녀를 탐한다. 그 사이 젊은 남자 문하생과의 삼각관계.
나도 예전에 비슷한 설정의 소설을 쓰다 말았기에, 무척 흥미로웠다.
http://xacdo.net/tt/index.php?pl=34
나의 사랑하는 책 - 구상중
늙은 남자가 어린 소녀를 탐하고, 그 사이의 젊은 남자와 싸우는 얘기는 사실 흔하고 흔하다. 나도 이런 진부함을 벗어나려고 이상한 설정만 덧붙이다가 결말을 못 냈는데... 그래서 이건 어떻게 만들었나 어디보자 했더니.
너무 잘 만들었어... 내가 생각했던 건 맨 앞의 10분 밖에 안됐어... 남자의 순수하지만 치욕적인 욕망을 칼로 베듯 날카롭고 정확하고 세밀하게 묘사해서 깜짝 놀랐다. 아니 이 작가, 이렇게 자신의 욕망을 낱낱이 드러내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하긴 이 정도는 되야 소설가 소리 듣겠지.
특히 그 대사, "그거 안나수이 공주 거울이란 말이야!!!"가 나왔을때, 극장의 여자들이 술렁거렸다. "안나수이 공주 거울!" 그렇게 소중한 것이 이 영화에 나올 줄 몰랐다는 듯, 다들 정말 깜짝 놀란 것 같았다. 심지어는 영화 맨 마지막 크레딧에 안나수이가 협찬으로 뜨기도 했다...
우리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절대로 여자의 안나수이 공주 거울을 깨트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죽을 수도 있다. 그만큼 안나수이는 소중한 것이다. 모두 우리 마음 속의 은교에게 안나수이를 사 주자.
그리고 은교는 일본에도 통할 것 같다. 무엇보다 부녀자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BL 코드는 물론 빈유로리 중년 등 많은 페티시를 정확히 자극한다. 꼭 일본에 수출해서 올해 말 쯤에는 토라오아나에서 은교 동인지를 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242&aid=0000013127
‘은교’ 박범신 작가
이런 얘기 해도 되나? 정지우 감독이 나한테 물은 건 사실 하나뿐이었는데, 그게 “여자 주인공 가슴이 커야 되나요?”였어요. 그 말 듣고 ‘혹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처럼 그리려는 건가?’ 걱정을했어요. 한참 얘기하다 보니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
http://blog.naver.com/wacho/60161341023
세번째 영화를 볼 때의 나는 어느덧 순정어린 관객이 되어 있었다. 나는 내가 원작자라는 것도 잊고 영화에 몰입했다. 여러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