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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EBS 도올이 본 한국 독립운동사 서문

07/01/30 12:10(년/월/일 시:분)

지공무사 하나님이 우리 인류 내실 때
남녀노소 귀천없이 각각 자유 주셨네

그 진리를 배반하고 약육강식 일삼아
귀중하신 남의 자유 빼앗기가 상사라

슬프도다 애처롭다 자유없는 민족아
노예적인 그 생활은 죽기만도 못하다

포악하고 무도한 놈 악행 당했으므로
골 속까지 맺힌 병은 천명만 기다린다

피골이 상련하여 뼈만 남은 손으로
위문하러 온 친구를 손목 잡고 하신 말

나의 육신 내 영혼은 이 세상을 떠나도
남아계신 여러분들 복시러운 생활로

하신 말씀 다 못하여 푸르러진 얼굴에
뜨거운 피눈물이 두 줄기로 흐른다

- 소안도 항일운동의 상징, 김형애 할머니(89). '올드 랭 싸인'에 노래.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오늘 여기 있는 나를 빼놓고 역사를 바라볼 수는 없다. 역사란 결국 나라는 실존에 의하여 해석되는 것이다. 나는 현대사의 산물이다.

그런데 우리는 놀랍게도, 현대사에 무지하다. 조선왕조가 어떻게 망했는지,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를 어떻게 침탈했는지, 우리 민족이 어떻게 처절하고도 찬란한 저항을 전개했는지, 왜 우리나라가 해방과 동시에 두 동강이 나버렸는지, 그리고 해방 후에도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희생되어야 했는지. 민중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했는데,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하여 나는 석연한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우리의 무지가 대부분 은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남북의 분단이 이렇게 엄청난 역사의 은폐를 초래할 줄이야. 독립운동만 해도, 남(南)에서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계열은 물론, 임시정부주의 활동까지도 은폐시켰다. 이승만 구미에 맞지 않는 역사는 은폐되기 마련이었다. 북(北)에서도 동북항일연군 내에 김일성이 주도한 소수 부대의 활약상 이외의 다양한 계파의 항일운동이나 빨치산 운동은 은폐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 국민 의식 속에는 엄청난 양의 역사적 사실이 무지 속으로 덮여질 수 밖에 없었다. 그 무지의 장본인이 바로 나, 도올 김용옥이다.

나는 나의 무지를 깨는 작업을 감행키로 마음 먹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 민족 모두가 무지로부터 해방되었으면 하는 희망과 함께.

http://www.ebs.co.kr/Contents/VODList1.asp?progcd=0002940
EBS 해방 60주년 다큐멘터리 - 도올이 본 한국 독립운동사 (10부작)



나는 이런 걸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다. 학교는 물론 책에서도, TV에서도, 어디서도 이런 걸 가르켜주지 않았다. 알고는 싶었지만 알 길이 없었다. 그저 나의 초등학교 시절 기억은, 야산에 뿌려진 삐라를 모아서 가져가면 반공 공책으로 바꿔주고, 학교에서 숙제로 무궁화 사진을 오려 붙여서 내는 숙제 같은 게 있었다는 정도 밖에는 없다.

그러다가 내가 이런 6.25를 전후한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들은 건, 재미있게도 군대에서였다. 군대에서는 1년에 두번씩 집중 정신교육을 한다. 그때 한 나이 지긋하신 원사께서 이런 귀중한 얘기를 해주셨다. 물론 군대 교재에 그런 내용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일제시대 독립운동부터 한국 전쟁에 이르기까지 흐름을 정리해 주셨다. 나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다. 아, 나이 많은 군인 분들도 다 이런 생각을 하고 사시는구나.

요즘에야 '근현대사'라는 과목이 생겼다더라. 제주 민주항쟁, 인혁당 사건도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야 해결이 되고 있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지금까지 도대체 다들 뭘 한 거야? 김대중도 대통령이었잖아! 그런데 왜 그때도 그냥 넘어갔던 거야!

벌써 광복 60주년이 지났다. 그런데 이런 변변찮은 다큐멘터리 하나 나오질 않았다니. 그래서 도올이 무려 10부작이나 들여서 이런 걸 만든 거겠지. 아마도 처음 EBS에서 제안했을때는 10부작 까지는 아니었겠지. 그런데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지금까지 정말 이런 걸 아무도 안 했던 모양이다.

그런 아무도 안 했던 일을, 도올이 했다. 이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할 일을 했다고 본다. 설령 도올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도,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만 듣고 도올은 버리면 그만이다. 도올도 그러기를 바랄 것이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638

  • 제목: 남북 통일과 평화
    Tracked from 작도닷넷 07/02/02 05:56 삭제
    "EBS 도올이 본 한국 독립운동사"를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 일본의 제국주의(남의 나라를 점령해서 자기 나라를 발전시키는 이념)가 이 땅에 남긴 폐해, 그리고 이에 대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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