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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도올 논술 47강 - 동아시아 30년 전쟁

07/01/30 10:20(년/월/일 시:분)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비극인 6.25 전쟁은, 그 자체로만 보면 안 되고 "동아시아 30년 전쟁"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이것은 1945년 중국의 국공내전, 1950년 한국 전쟁, 미소 냉전, 월남전 까지의 1945~1975년의 30년간의 동아시아에서의 흐름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 중심에 6.25가 있다.

6.25를 단순히 남침이냐 북침이냐 하는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그 이전에 1945년 일본이 원폭 투하를 핑계로 미국의 보호 아래 갑자기 제국주의의 손을 놓으면서 발생한 폐해로 봐야 한다. 만약 일본이 식민 지배를 하지 않았다면 친일파도 없었을 것이고, 독립 운동도 없었을 것이고, 그로 인한 내전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은 제국주의의 폐해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세계사의 흐름에서 도망쳐버렸다. 한 순간에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돌변한 것이다. 그래서 그 여파가 동아시아에 30년간 휘몰아쳤고, 이것이 동아시아 30년 전쟁의 원인이다.

일본은 한국만 지배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도 지배했는데, 이때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 국공합작을 하여 일본에 대항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본이 1945년 무조건 항복하고 빠지면서 서로 싸우는 국공내전이 발생한다. 이렇게 중국이 내전에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미국과 소련이 한국에 들어왔다. 만약 중국이 내전에 빠지지 않아서 한국에 영향력을 강화했다면 오히려 분단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미국은 일본과의 전쟁에만 정신이 팔려 있어서 한국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없었다. 그래서 이승만을 비롯한 친미파의 말대로만 행동했는데, 이들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미국을 이용했다. 그래서 기존에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미국의 힘을 이용한 우익세력에게 학살당하고, 한국은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해방 이후 무정부 상태에서 권력을 얻기 위해 서로를 처절하게 죽고 죽인다.

여기서 6.25를 의도된 전쟁(Induced War)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김일성은 전쟁을 벌이기 얼마 전에 스탈린과 밀담을 했고, 소련은 김일성을 도와주기로 한다. 그런데 정작 6.25가 발발한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이상하게 급작스럽게 열린 UN 회의에서, 소련은 UN군 파병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만약 소련이 반대하기만 하면 UN군 파병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소련이 한국 전쟁을 의도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한다. 또한 전쟁이 발생한지 불과 이틀만에 UN군 파병이 결정되고 그 이틀만에 맥아더가 한국에 도착한 것은, 마치 함정을 파고 기다렸다가 덫에 걸리자마다 후다닥 진행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또한 들게 한다.

이렇게 일본의 제국주의, 미소간의 냉전, 기존 권력자들의 탐욕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동족간에 400만이나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이 발생한 것이다. 가장 문제는 다른 내전과 달리 우리의 6.25 한국 전쟁은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도 모택동이 통일을 했고, 월남전에서도 베트남이 통일을 했다. 그런데 한국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그 전쟁의 여파는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소련의 붕괴로 미소 냉전이 끝나고, 이제는 더 이상 분단의 이유가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북한은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외면 끝에 냉전 시대의 유물로, 더 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는데 고립되어 화석화되고 있다.

20세기는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역사였다. 21세기는 논술로, 이성적인 대화를 나누어야 할 시기다.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면 안된다.

http://www.ebs.co.kr/Homepage/?progcd=0003607
논술세대를 위한 철학교실

http://blog.naver.com/ysun7015/30007816470
허선생 논술 - 도올의 철학 강의 - 제47편 동아시아 30년 전쟁과 논술
...도올 강의 전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으셨다. 매우 추천.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637

  • 제목: 남북 통일과 평화
    Tracked from 작도닷넷 07/02/02 05:56 삭제
    "EBS 도올이 본 한국 독립운동사"를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 일본의 제국주의(남의 나라를 점령해서 자기 나라를 발전시키는 이념)가 이 땅에 남긴 폐해, 그리고 이에 대항해..
  • kabbala 07/01/30 15:13  덧글 수정/삭제
    김용옥 선생님이 촘스키 책을 좀 더 읽으셔야 될거 같아요. (국내에 촘스키를 소개한 사람 중에 하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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