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6/12/07 08:30(년/월/일 시:분)
며칠 전 인터넷에 이런 동영상이 떴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052&article_id=0000135473
뇌성마비 장애인 '월광소나타' 동영상 화제
뇌성마비 1급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 25살 김경민 씨는 지난 달 29일 자신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 14번 '월광' 1악장을 연주하는 동영상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렸습니다.
김 씨의 동영상은 당일 조회수 10만 건을 기록했고, 네티즌들은 '영혼을 울리는 완벽한 연주'며 '노력과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이거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재탕이잖아.
http://www.imbc.com/broad/tv/culture/spdocu/heea/
[MBC 휴먼다큐]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
나는 이런 장애인의 피아노 연주를 볼 때마다 참 말로 하기 힘든 찝찝함을 느낀다. 저건 아닌데, 싶은 느낌. 솔직히 말해서
장애인이라는 걸 감안하지 않는다면, 저들의 피아노 연주는 전혀 잘 하는 편이라고 할 수 없다. 아마 저들의 신체적 한계로는 지금 수준에서 더 나아질 여지도 얼마 없을 것이다.
그런 피아노 연주를 가지고 우리가 박수를 보내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좀 우습지 않은가? 우리는 단순히 그게 신기하고 마치 서커스장에서 신기한 묘기를 보듯이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저들이 자신들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신체적 결함을 그저 뛰어넘으려고 하고, 극복하려고 하고, 그래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를 어떻게든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참 안타깝다. 왜냐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는 아무리 노력해봤자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노력은 가상하지만, 헛된 노력이다. 언젠간 분명히 좌절할 것이다.
그보다 나는,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만큼의 능력을 잃었구나, 나는 딱 여기까지만 할 수 있게 되었구나, 어쩔 수 없지. 이렇게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것.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
그러는 편이 더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
나는 저들의 삶이 고통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