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06/11/05 13:22(년/월/일 시:분)
이재하 교수님 - 알고리즘 수업 중에서
여러분, 고등학생은 아니지만 관심있나요? 공부를 조금만 하고 잘 하는 법. 인생을 날로 먹는 방법. 제가 그런 데 관심이 많거든요.
알고리즘 하는 사람들이 원래 그래요. 손발을 조금 움직이기 위해서 머리를 많이 움직인다던가, 머리를 적게 쓰기 위해서 머리를 쓰는, 그런 데 관심이 많죠.
옛날에 제가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스터디를 하고 그랬는데요. 웃긴 얘기를 하면, 이게 굉장히 긴 얘기기 때문에 매 시간마다 조금씩만 얘기할께요. 이건 그런데 제가 완결판을 얻었다는 건 아니고, 지금까지 연구해 본 결과 그렇다는 거구요, 결론은 여러분이 좀 믿기 어려울 겁니다. 가설이죠. 일종의 가설인데.
약간 유사한 가설이 이거에요. 왜 사람이 눈이 나빠지나? 왜 눈이 나빠지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있겠죠. 노화가 진행되서 그럴수도 있고. 제가 같이 모여서 스터디를 하던 사람 중에 이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이 책에서 본 가설은 뭐냐하면,
어릴 때, 한살 두살 하던 때는 애가 이렇게 글자를 보면, 한 글자만 보죠. 예를 들어 "아빠"라는 글자를 주면 "ㅇ"만 보고, "ㅏ"만 보고, "ㅂ"만 보고... 이렇게 쪼금만 봅니다.
그런데 이제 유치원 들어가고 초등학교 들어가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효율을 중요시 하게 되거든요. 책을 빨리 읽고 싶어하죠. 한 줄을 쭉 읽고. 그러니까 우리도 책을 읽을 때, 한 글자씩 보진 않죠. 여러분이 책을 볼 때 어떻게 보나 관찰해보세요. 한 글자씩 보다가는 책을 읽는 데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냐 하면
초점을 일부러 약간 느슨하게 맞춥니다. 이게 가설이에요. 사람이 책을 빨리 읽기 위해, 속독 같은 걸 하거나, 혹은 보통 사람이 책을 읽을 때도 한 글자씩, 또는 ㄱㄴㄷㄹ을 하나씩 읽어가지구는 세월이 걸리니까, 전체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많이씩 보는 거죠. 그래서 일부러 초점을 잘 안 맞추고 흐리게 하구요.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람이 실험한 건 뭐냐하면, 애가 눈이 나빠졌어요. 그 사람의 애가 초등학생인데 책을 좋아해서 책을 막 보다가 안경이 두꺼워졌어요. 그래서 훈련을 한 거에요. 글자 하나씩 보는 훈련. 책을 읽을 때, 한 글자 읽고, 한 글자 읽고... 천천히요. 그러니까 한 페이지 읽는데 몇 분씩 걸리고. 매번 그렇게 읽는 게 아니고, 30분 정도 그냥 책을 읽으면 10분 동안 천천히 본다던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서 한다거나. 해서 안경을 벗었어요.
초등학생이 해서 안경을 벗었기 때문에 사실 별로 믿을만한 실험은 아닌데, 하여튼 0.5 이상은 내려갔다고 해요. 그래서 그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런데 그 사람은 눈이 좋아요. 눈이 안 좋은 어른이 해서 성공하면 믿을만할텐데. 어쨌든 그런 방법이 있습니다.
이거의 결론은 뭐냐 하면, 좀 흔한 건데요, 우리가 인생을 살때 처음 0살에서 시작하잖아요. 그래서 10살, 20살... 이때 시기별로 필요한 능력이 있어요. 예를 들어 10살 때는 책을 빨리 읽어야 되거든요.
이런 능력 때문에 어떤 장비를 자기가 차는 거죠. 기술을 몸에 익히는 거죠. 몸에 딱 익혔는데,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게 자기한테 부담이 되는 거죠.
예를 들어 이런 거에요. 옛날에는 왕이 필요했죠. 왜냐하면 몇 천년 전에는 싸우려면 대장이 있어야 잘 싸우니까. 대장을 뽑아서 싸움할 때는 걔 말을 무조건 듣게 하는 부족이 이겼거든요. 2천년 전에나 3천년 전에. 걔한테 왕을 주고, 왕한테는 절대 복종을 해야 되니까, 많은 권위를 주거든요. 그랬는데 시간이 쭉 지나니까, 그 제도가 별 의미가 없어졌는데 남아있잖아요. 그래서 없어졌죠.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빨리 읽기 위해서 자기가 가지려고 했던 것을 버리면, 눈이 좋아진다. 이런 가설이거든요.
여기까지 하구요. 뭐 하여튼, 심심풀이로 해 본 얘기구요. 공부 잘 하는 거는 제가 다음에 해 줄께요. (학생들의 안타까운 원성) 그걸 하고 나면 학생들이 수업을 안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웃음) ("해주세요~") 길어요. 여러분이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러니까 결론은 뭐냐하면, 어릴 때 여러분이 필요해서 가졌던 거, 아주 어릴때요. 그게 다 짐이 되는 거에요. 뭘 하던 짐이 됩니다. 어렸을때부터 가졌던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짐이 되는 겁니다.
왜 감동이 없죠? 여러분이 나이가 들면...
(몇 주 후)
공부를 조금 하고 잘 하는 법에 대해서 학생들이 궁금하다고 방에 찾아와서 물어보고, (웃음) 그렇게까지 특별한 건 아닌데, 그렇게까지 물어보니까 부담스러워서.
제가 생각하는 건 뭐냐하면, 제 이론은 아닙니다. 제 이론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이론인데요.
사람들이 머리 속으로 공부한다고 하잖아요. 머리로 공부를. 그러니까 사람의 사고로 공부를 하는 거죠. 사고라는 게 근본적으로, 생각을 할 때는 뭐가 어쩧고 저쩧고 생각을 해 나가는 거죠.
그치만 사람이 생각하는 게 뇐데, 기본적으로 뇌의 기본 법칙은 길을 잘 따라가는 게 아니라 연상을 막 하는 겁니다. 얘의 약간 본능적인 법칙은 연상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Shortest path(최단 경로)라고 하면, 어 그럼 이게 어디서 어디로 가는 건데, 그때 거기서 거기로 갔어야 됐는데, 이런 식으로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아까 그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이상한 사람 생각나고.
사람의 생각이 군데군데 옮겨다니거든요. 그럴 것 같죠. 그렇게 생각하고. 어떤 기분도 들구요. 예를 들어 여기는 다른 여러 가지가 생기는데 뭐 이런 욕망, 이런 것도 있구요. 그 다음에 느낌, 기쁨, 슬픔, 뭐 이런 것.
자기가 겪었던 감정에 대한 기억들이 쭉 있는데, 그런 것들이 뭉뚱그려 떠오르는 거에요.
제가 공부를 하고 있지만, 공부를 하고 책을 보고 있지만,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오르고, 떠오르고, 메뚜기처럼 이 생각 하다가 저 생각 하다가, 다시 공부 하다가, 이 생각 하고 저 생각 하고 다니는 거죠.
그래서 사고의 단계가 있는데, 제일 낮은 단계가 잡념이죠. 잡념은 연상을 계속 하고 있는 겁니다. 연상을 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자기가 감정적으로 짜릿하게 느끼는 데 가서 좀 머물다가. (웃음)
그게 좀 억제가 되면, 프로이드 이런 사람들의 이론인데, 억제가 되면 자기가 뭐에 대해서 감정을 느끼는데, 그 감정을 느끼면 안 된다고 죄의식을 느끼면, 그걸 자꾸 억압을 하고.
예를 들어 뭐 내가 사람을 한 대 치고 싶다, 기분 나쁜데 한대 툭 치고 싶다, 나이도 같은데 학년 높다고 잘난척하고 그래서 한대 치고 싶다, 그런데 그러면 안되잖아요. 치면 안 될 것 같고, 치면 안 돼지, 그 사람이 술을 막 사주고 얻어 먹고서 치면 안 되는데. (웃음)
그러다가 그 사람이 들고 다니는 책가방을 딱 보면, 저 자식한테 내가 치고 싶었던 생각과, 그걸 하면 안 된다는 죄의식과, 그런게 사고에서 억제되어 있으니까, 우리가 사고에서 그 생각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맨 가방과 똑같은 가방을 딱 보면, 그 감정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보통의 사람은 공부를 한다고 앉으면, 공부를 좀 하다가 딴 생각 하다가 또 딴 생각 하다가, 또 공부 좀 하다가 딴 생각 하다가, 그렇게 희미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제 생각은 그래요.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하고.
제 표본은 고등학교 때 우리 반에서 같이 공부하던 학생들이 있었는데, 같은 책상에 모여 앉아서 공부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나거든요.
여기서 우리가 공부를 잘 하려면, 집중을 잘 해야 돼요. 집중을 해야 되는데, 집중은 총체적인 건데요, 집중을 아무리 해도 연상이 안 일어날 수는 없겠죠. 갑자기 엄마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이런 생각도 들고. 친구 생일이 언제였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그쵸?
그런데 집중을 하면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사고를, 공부와 관련된 사고를 자기가 하고 싶은 거에요. 집중을 많이 하고, 연상은 굉장히 적어집니다. 여기 잡념은 연상 그 자체구요, 여기 집중은 연상이 조그만해 지는 거죠.
집중만 잘 하면, 공부를 굉장히 잘 할 수 있어요. 제가 주장하는 건 이겁니다. 자기가 뭘 할 때, 집중을 잘 하기만 하면 돼요. (웃음)
그러니까 사람들이 공부하기 싫어서, 몇 시간씩 앉아 있어도 잘 안 되다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예를 들어 춤을 배운다던지, 하고 싶은데 가면 집중이 잘 되잖아요. 그런데 가서 자기가 막 하고 싶어가지구 환장하는 거에 가서 하고 있으면 잡 생각이 별로 안 들거든요. 그러면 그걸 잘 하는 거죠. 자기는 거기에 소질이 있나 보다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그 소질이 여기서 왔을 수가 있다는 거죠. 이 연상에서 왔을 수가 있다는 겁니다. 공부하기 싫고, 놀고 싶고, 놀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놀고 싶은데 가서 노니까 집중이 잘 되고, 노는게 잘 되는 겁니다. 그게 자기가 노는데 소질이 있는 게 아니라, (웃음) 자기의 어떤 무의식이 있는 거죠.
욕망, 이런 애들이 무의식에 들어 있는데, 여기서 계속 뭔가가 올라오거든요. 자기가 눌러 놓은 욕망과, 희노애락, 기독교에서는 일곱가지 욕망(七罪宗), 불교에서는 탐진치(貪瞋痴)... 그런 애들이 막 올라오거든요. 올라오는데
그런걸 자기가 억제를 하는데, 예를 들어 자기가 아빠를 때리고 싶다가, 아빠 때리면 안 되니까 억제를 하거든요. 그러면 아빠에 대한 저항감은 싸악 들어가고, 아빠에 대한 저항감은 담임 선생한테 가는 거죠. "알고리즘 배워서 뭐 해요!" (웃음)
또는 허무감 같은 것.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데 공부하라고 시키고. 그런 것들이 막 올라오거든요. 이거를 잘 차단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차단하는 방법은,
우리가 그냥 생각이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은 여기 이런 욕망 같은 것에 무게가 있는 거거든요. 어떤 거가 강약이냐 하면, 자기가 공부를 하고 있는데, 현재 공부하는 거 말고 나머지는 가장자립니다. 예를 들어서 "야, 이 책에 나와있는 걸로 만점 맞으면 뭐에 쓰지?" 이런 거. (웃음)
그러니까 잡념의 특성은 과거거든요. 과거에요, 옛날. 지금 여자친구가 아니라 옛날 여자친구 생각하고, 이런게 잡념에 가까운 거에요. 그 다음에 과거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으면, 장밋빛 미래를 꿈꾸거든요. 저번에 시험 70점 밖에 못 맞았네, 이번에 진짜 100점 맞아서 다 복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 시험 못 보면 기분 나쁘잖아요. 그거에 반대 되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거거든요.
그거에 흔한 경우가 사이비교. 유사 종교에 빠지는 것. 자기가 자기에게 별로 불만족스러우면, 굉장히 높은 차원의 걸 가지고 싶어하거든요.
대부분, 알 수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도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들은 도를 몰라요. 그런데 자기가 도를 알아서 자기가 그런 지위에 가고 싶은 강한 욕망이 있는 거죠. 자기가 생각하기에 자기가 불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과거를 더욱 나쁘게 평가합니다. 현재에 대해서는 잘 생각 안 하고, 더 미래는 더 큰 걸 꿈꾸던가 아니면 아예 나가리를 꿈꾸던가, 극단적인 사고를 합니다. 미래라는 건 아무런 근거도 없는 거거든요.
하여튼 무의식이라는게 굉장히 깨지기 쉬운 건데, 그런 거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다가도 잡념이 막 계속 떠오르는 거에요. 잡념이 안 떠오르면 잘 되는 겁니다.
어느 정도면 잘 되는 거냐 하면, 딱 이렇게 하다가 밥을 먹었나? 안 먹었나? 생각이 안 나요. 그러면 굉장히 집중이 잘 된 거에요. 그 다음에 자기가 앉아서 공부를 했는데, 시간이 한 10분 지났을까, 30분 지났을까. 잘 모르겠다. 그것도 집중이 잘 된 거에요. 보통은 5분 마다 시계를 보잖아요. 내가 얼마나 했지? 괜히 뿌듯해 하고. (웃음) 이제 밥 먹어야지.
그거를 잘 하면, 집중을 잘 하면 공부를 잘 해요. 이렇게 얘기하면 좀...
그리고 사람들이 책을 볼 때도,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이해하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뉘앙스가 있거든요. 자기가 사용하는 언어나 그런게 붙어있기 때문에, 책을 그 내용 그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기가 처음 읽는 책인데, 쫙 읽고 거기 써진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천재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책을 보고서, 쭉 읽다가 이해가 안 되요. 몇 번 읽고 나면 자기가 처음에 오해했다는 걸 알죠. 오해를 했어요. 이거를 저거로 잘못 알았던가, 뭘 저거를 저걸로 잘못 알았던가, 뭔가를 잊어버렸던가, 그냥 넘어갔던가, 그런 식으로 오해를 하거든요. 그래서 책을 여러 번 보는 거에요.
그런 거를 안 할 수 있으면, 그러니까 집중을 잘 할 수 있으면 세속적으로 공부 이런 건 잘 할 수 있습니다. 시험은 뭐, 운전 면허 시험은 만점 받고, 박수 치고, 그런 거 있잖아요. 잠깐 앉아서 공부했더니 운전면허 만점 받고. 그런 정도는 할 수 있어요.
다음에 자기가 책을 읽으면서, 어떤 선입관이나 자기의 룰에 사로잡히지 않고 내용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면, 그건 이거 집중보다 단계가 약간 높아요. 위에서 사람들이 저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뭔가 달랐다 생각을 하죠.
여러분이 한번 공부를 하면서, 공부를 하다가요, 사람이 그게 되거든요.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생각을, 자기 뇌가 뭘 하고 있나를 볼 수가 있어요. 프로세스를 하나 띄워 가지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를 볼 수가 있거든요.
공부를 이렇게 하다가, 생각에 빠지면, 거기에 감정이 실려 있으면, 예를 들어서 첫사랑 이런 거요. 정말 좋았는데 헤어졌다. 거기에 감정이 팍 실리기 때문에, 거기에 푹 빠지거든요. 그러면 시간 잘 가죠.
근데 그럴 때 프로세스를 하나 딱 띄어가지구, 내가 뭘 생각하고 있나? 잡념이. 그렇게 프로세스를 하나 띄워서 보는 기능을 할 줄 알면, 집중이 잘 되는지 안 되는지 자기가 감시를 할 수 있어요.
증거는 뭐냐? 없어요. (웃음)
저는 책을 한 번 보고 딱 이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굉장히 열등감을 느꼈죠. 학교 다닐때 C 숙제가 나왔는데, 어셈블러 같은 프로그램을 짜는 거였어요. 이때까지 프로그래밍 언어를 포트란 밖에 안 배웠어요. 그런데 제 동기 여자애였는데, 숙제 한 일주일 전까지 나이트에서 놀다가, 일주일 전에 C 책은 뭘 봐야 되냐, 저한테 물어보더니 책을 딱 사가지구 다음날 프로그램을 짜가지구 왔어요. 한 600라인 되는 거였는데, C로 처음 짠 거였거든요. 그 전에 공부를 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래서 애들이 어떻게 그렇게 짰냐? 물어봤더니, 아 그냥 책에서 짜라는 대로 보고 짰다고. 와 정말, 기분 나쁘잖아요. (웃음)
이쪽 동네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의식은 굉장히 질투가 강하구요, 계속 비교하고, 우리가 그런 거에 훈련받아 왔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기분 나쁘죠. 와 쟤는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
그런 사람도 있긴 있는데요, 공부를 무진 잘 해요. 공부를 하려고 앉아 있으면, 자기가 밥 먹었는지도 몰라요. 항상 그래요. 평소에는 공부를 거의 안 해요. 그런데 딱 앉아서는 점심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도 몰라요.
그렇게 공부를 하면 되게 잘 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까지 하려면 여러분이 초등학교부터 다시 세월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죠. (웃음) 그거랑 비슷하게 하는 거죠.
제가 아까 얘기했잖아요? 자기가 집중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관찰할 수가 있습니다. 하다가 보면 약간 정신분열처럼 되기도 하는데, (웃음) 자기가 중간에,
그럴 때 하면 제일 좋아요. 운전을 하다가요. 제가 운전을 하다가 굉장히 열이 잘 받는 타입이거든요. 문 열고 막, 그런 거 있잖아요. 야 이 개새끼야! (웃음) 그럴때 내가 뭘 하고 있나? 내가 왜 이렇게 열 받았나? 쟤는 그냥,
내가 평소에 잘 끼여들었는데, 착착 끼여들면서 스무스하게 끼여들면 굉장히 만족감을 느끼거든요. (웃음) 그런데 쟤가 스무스하게 안 끼여들었다고 해서 감정이 폭팔하는. 그럴 때 딱 찍어서 내가 왜 이렇게 열 받았나? 그런걸 생각하면, 나도 저렇게 끼여들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끼여들때 뒤에서 빵빵거렸던 나쁜 놈. 그런 것들이 전부 내 감정에 힘을 실어주는 거죠.
내가 살짝 끼여들었을 뿐인데, 그것도 뭐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그냥 운전을 못 하는 사람일수도 있고.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닌데, 화내게 되는 거죠. 그걸 잠깐 보면 재밌어요. 그러면 그 다음엔 잘 안 하게 되요.
저는 또 환상적인 미래를 꿈 꾸는 걸 좋아하거든요. 백일몽이라고 그러죠. 고등학교때도 "수석을 하면 인터뷰를 뭐라고 하지?" (웃음) 제가 내신이 안 좋았는데요, 내신이 안 좋았는데 처음으로 수석이 나왔다. 그러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겠죠. 그러면 시간이 잘 가거든요. 자기가 굉장히 행복해요. 그리고 공부를 안 하지만, 도서관에 앉아서 백일몽을 꾸면.
그러다 어느날 프로세스를 띄어서 보니까,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어요. 그러면서 제가 꿈꾸는 걸 좋아했었는데, 그런게 잘 안 하게 되요. 그 다음부턴 그게 안 나와요. 그냥 똥 밟은 것 처럼,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럴 때 혼자 맛이 가 있는 비참한 모습을 내가 보니까, 그런 상황이 올 때 내가 그걸 비참하게 느끼는 거에요. 별로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그런 연습을 한 번 해보세요. 크게 단기적인 시험에서 효과가 나타나진 않습니다. 어차피 여러분들이 살면서 공부도 많이 해야 되고, 책도 많이 봐야 되고 그럴텐데, 그런 거에 대해서 한번 교정을 딱 해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공부가 대단히 쉬워집니다. 그렇다고 생각해요.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 보구요, 열심히 해 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다 싶으면 저한테 얘기하시구요. 저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 경고는 뭐냐 하면요. 35살까지는 그냥 열심히 살아도 됩니다. 시험도 잘 보려고 하고, 대회 나가서도 1등 하려고 싸워도 되고. 그런데 35살부터 터닝 포인튼데요. 35살이 지나면 인생을 다르게 살아야 합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요. 한쪽 방향으로 계속 나가는 거죠.
여기서 얘기하는 건, 무의식을 35살 이후에 돌보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온다고 정신 분석하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건데요. 그 전까지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열심히 살아도 되요. 요점은 프로세스를 띄워서, 내가 잘 하고 있는지 계속 감시하는 거죠.
성인군자가 되고 싶으면, 들은 얘긴데, 자기 전에 자기가 하룻동안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거에요. 그런데 그냥 내가 여기로 이렇게 들어와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했었지, 이렇게 회상하는게 아니라, 내가 저기다가 나를 띄워가지고, 떠들고 있는 나를 보는 거에요. 회상할 때 자기가 눈에 보는 걸로 보는 게 아니라, 자기를 3자 입장에서 관찰하는 거에요. 자기가 하룻동안 한 일을.
특히 자기가 누구에게 감정이 실려서 한 말이나, 굉장한 감정을 느꼈을 때. 이럴 때를 바깥에 띄워서 보는 거에요. 그러면 사람이 굉장히, 웃기지도 않습니다. 욕망을 느끼다가, 누군가에게 갑자기 분노하고, 혼자서 난리를 치고, 혼자서 좋아하고, 미래를 좋아하고 있고, 헛소리하고, 이러고 있는 거에요.
그걸 습관을 들이면, 자기가 평소에 생활을 하는 게 완벽에 가까워진다. 그런 인도 애들의 주장이 있습니다. 비슷하죠, 중국이 그렇게 하니까. 같은 동양권이고.
이제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저에게 물어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