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6/09/06 14:51(년/월/일 시:분)
찬성하는 사람 50%, 반대하는 사람 50%. 이렇게 사람에 따라서 호오가 갈리거나 취향을 타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한국식 논란은 이런 거다. 찬성하는 사람 99%, 반대하는 사람 1%. 예를 들어 된장녀가 있다. 이런건 누가 봐도 나쁜 거다.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된장녀에 대해서 욕을 한다. 혹시라도 된장녀를 변호하는 정신나간 사람이 있으면 다들 달려들어 신나게 욕을 한다. 이게 한국식 논란이다.
즉 이런 식의 논란은 정확히 말하면 논란이 아니라 집단으로 두드려 패는 거다. 누구나 열받을만한 대상을 하나 설정하고, 그놈을 나쁜 놈으로 만든 후 그 반대편에서 서로 하나되어 뭉치는 거다. 그러면 왠지 서로 친해진 느낌이다.
내 친구도 대학 다닐때 과 친구들하고 교수 욕하면 쉽게 친해진다고 했다. 미팅 나가서도 누군가 하나를 바보로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이 쉽게 친해진다. 즉 이런 분위기에서는 누군가 악역으로 희생을 해줘야 나머지가 잘 돌아가는 것이다.
자, 누가 악역을 맡을 것이냐. 수건 돌리기는 시작됐다.
이런 식의 사회에서는 마이너가 살아남을 수가 없어.
http://djuna.cine21.com/movies/etc_1999_06_30b.html
여기서 웃음의 부정적인 요소를 파고들어야 할 것 같군요. 웃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중략) 이들 중 사회적으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단죄의 측면입니다. 웃음에는 늘 공격적인 면이 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 사람을 보고 우리가 웃는다면 그 사람은 그 행동을 멈출 겁니다. 웃음은 그 사람에게 자신이 아까 한 행동이 부적절하며 그의 존엄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며 또한 그 부적절한 행동을 단죄하는 형벌입니다. (중략) 이런 웃음은 집단적 성격이 강한 사회에서 특히 강합니다. 바로 우리나라 같은 곳 말이에요. 이런 웃음은 굉장히 비겁하기도 합니다. 수가 많은 쪽에 붙어서 소수를 때려 잡는 것이니까요. 이런 집단적 웃음은 소위 '왕따'의 심리학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