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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상

스피드 레이서(2008) - HD 디지털 영화

08/05/09 13:33(년/월/일 시:분)

HD 디지털 영화라는 관점에서.

요즘에는 1920x1080, HD 화질로 영화를 만든다. 근데 극장에서 아날로그 필름으로 상영하는 것과 디지털 상영을 비교해봐도, 썩 차이를 잘 모르겠다. 어째서지?

일단 필름의 화질은 애초에 좋았다. 16mm 필름이 4천만 화소 급이라고 하니까, 35mm 필름은 한 2억 화소 정도겠지? 아무리 필름에 노이즈가 있다고 해도, 1080i가 200만 화소 급이니까 게임이 안 된다.

자, 35mm 필름과 HD 디지털은 사실상 화질의 차이가 없다. 아날로그는 지난 수십년간 쌓인 컬러링 노하우가 풍부하게 있고, HD 디지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노이즈가 없고 열화가 없긴 하지만, 극장에서 보기에는 차이를 모르겠다.


그럼 디지털로 뭘 하지?

어디 뭔가 기존 아날로그 필름으로는 불가능한 걸 할 수 있지는 않을까?


스피드 레이서는 그런 걸 한번 시도해 본 영화다.


스피드 레이서처럼 디지털로만 가능한 형태의 영화를 시도했던 게 전에 없었던 건 아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3 도 100% 디지털로 만들었고,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도 100% 디지털이다. 심지어 베오울프(Beowulf)는 3D로 상영하기도 했는걸.

http://xacdo.net/tt/index.php?pl=860
베오울프 (Beowulf, 2007)
나는 3D로 봤다~ 특수 안경을 끼고 보면 입체로 보인다. 풀 CG라서 이런 것도 되는구나.



일단 극장주의 입장에서는 디지털로 하면 필름 프린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7112702011831727001
[알아봅시다] 디지털시네마
국내 총 스크린 수는 약 2000개. 한 개 스크린 당 연평균 15∼2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고 가정하면, 총 3∼4만개의 필름 프린트가 한 해에 쏟아지게 됩니다. 필름 프린트 비용이 한 벌 당 약 200만원 정도 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해 한 해 약 600억∼8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감독의 입장에서는 디지털이 뭐가 좋을까?

http://fx-j.com/290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라도 괜찮아"라는 영화는 HD촬영을 최대한 활용했고, 톰슨의 바이퍼라는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전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영화이며(DVD코멘터리에서는 그냥 '바이퍼'라고만 지칭했는데, 바이퍼를 만드는 곳은 톰슨밖에 없는 듯 하다), 이번 DVD의 첫번째 코멘터리는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의 '공학적인' 영화 이야기이다. (중략) HD, 즉 여기서는 디지털 영상은 지금 필름을 대체하려는 목적으로 도입했지만, 여러 효과나 색감에서 한계를 보이거나,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디지털 특유의 색감에 대한 호감을 가진 제작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38127
-HD영화이고 CG도 많이 들어가는 작품인데 기술적인 특징은.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예산 절감의 효과는 사실 회의적이다. HD라는 게 막상 해보면 조명도 많이 해야 하고… 돈이 그렇게 많이 줄지 않는다. 정교한 조명없이 거칠게 막 찍겠다면 절감 효과가 분명히 있고, 거리로 나가 막 찍는다면 유리하겠으나 이 영화에선 조명할 거 다 해야 하니까. 필름값, 네거 현상, CG를 위한 스캔 비용 정도가 줄어드는 거다. 요즘 한국영화가 전체를 디지털로 스캔받아 손을 보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 대목도 별로 의미는 없지만 색감을 만드는 데 유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테스트 결과 필름보다 유리해서 한다. 디지털 기종 중에 톰슨사에서 만든 바이퍼 카메라와 그 응용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내 영화에 확실히 좋은 것 같다. 디지털이지만 필름룩에 훨씬 가깝고 이미지가 무척 소프트하다. 이번 영화는 채도가 낮고 콘스라스트도 낮게 가려고 하는데 바이퍼 카메라가 필름보다는 모르겠지만 다른 디지털보다는 훨씬 유리한 것 같다. 전작들에서 블리치 바이 패스(필름 현상 과정 중에 은입자 제거를 하는 표백 단계를 건너뛰어 거칠고 콘트라스트 강한 효과를 낸다)도 해 강한 콘스라스트에 필름누아르적인 게 많았다면 이 영화는 완전히 달리 하려고 한다. 소재와도 관계있지만 강한 콘트라스트와 어둔 화면에 진력이 났다. 그런 영화들의 시대가 끝났으면 좋겠다. (웃음) 콘트라스트도 낮고 플랫한 화면에 채도를 많이 낮춰 약간 특이하다. 한 공간의 세트에서 찍으니까 컬러 조정도 수월하다. (중략) 우연의 일치지만 핀처의 신작도 낮은 콘트라스트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지금까지의 디지털 영화는 명암비가 낮고, 채도가 낮은 편이었다.

그래서 스피드 레이서는 과감하게 반대로 가본 것 같다. 정말 과감하게 콘트라스트, 채도를 높였다. 완전 눈이 부시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가 패닝할때 초점이 명확히 맞지 않고 다소 번지는 현상이 있는데, 이걸 아예 대놓고 번지게 한다. 번지는 것도 하트 모양으로 번지고, 번지는 모양이 만화의 강조선이 되고...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게 영화 같지가 않고 무슨 시그래프(Siggraph)에서 기술데모를 보는 것 같다. 디지털로는 이런 영화도 가능하다는 걸 열심히 이것저것 보여준다. 물론 나야 시그래프도 재미있게 보니까 상관없지만, 흥행은 어쩌려고.

워쇼스키 형제가 배가 불렀구나. 돈 많이 벌었나 보네.

http://extmovie.com/3401
워쇼스키 형제, 아직은 '남매' 아니다

http://blog.joins.com/media/html/9537439.html
배경과 의상, 조명이 모두 찬란한 원색으로 도배가 되어 있죠.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1990년작인 이 영화가 떠오릅니다. 바로 총천연색으로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했던 '딕 트레이시'죠. 이름만 들으면 등장인물의 직업이나 성격이 바로 떠오르는 작명법도 - 물론 만화라는 장르 전반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 곧바로 '딕 트레이시'로 연결됩니다.


- 가끔은 팀버튼 느낌도 나고. 니켈로디온(Nickelodeon) 같기도 하고, 철권 같기도 하고. 레이싱 게임 같기도 하고.

- 하여간 마하 고고는 맞아도 사이버 포뮬러는 아니다.


- 마지막에 박준형이 나오는 부분은 전혀 웃기는 부분이 아닌데도 웃기다. (극장에서도 다들 웃더라)

- 비는 조연 치곤 비중이 적지는 않은데, 썩 좋은 역은 아니다. 착한 놈도 아니고 나쁜 놈도 아니고, 이런 스토리에는 하나씩 꼭 있는 "착한 나쁜 놈"이다.


- 중간에 보다가 나가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클로버필드" 처럼. 물론 스토리 라인은 아주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인데, 너무 의도적으로 키치하게 가니까 유치해서 못 봐주겠나 보다.

- 액션 장면에서, 너무 빠르게 몰아치면 어지러울까봐 중간중간에 액션을 멈추고 인물들이 옆에서 해설을 한마디씩 해주는데, 이게 꽤 맥이 끊긴다. 정말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식 연출이고, 설명을 잘 해주니까 친절하기는 한데.... 쩝.

하긴 워쇼스키 형제에게 아슬아슬한 심리 묘사, 공감가는 인물 연출, 타이트한 갈등구조를 바라는 건 무리다. 이 사람들은 잘 해야 동인지 수준이라서.

- 캐릭터는 거기서 거기다. 네오도 나오고, 모피어스도 나오고, 트리니티도 나오고, 오라클도 나온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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