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6/05/07 10:57(년/월/일 시:분)
원래 비틀즈나 핑크 플로이드 같은 완벽한 그룹의 노래는 함부로 리메이크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아무리 뛰어난 뮤지션이라도 그들을 능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도 너바나의 보컬, 커트 코베인을, 그것도 그의 죽음을 소재로 감히 선택했다는 점에서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런 뻘짓을 하는 걸까" 하는 걱정밖에 들지 않았다.
이제 다음달이면 문을 닫는 시네코아에서 본 이 영화는, 역시 이런 재미없는 영화를 줄창 틀어서 문을 닫는 거구나 납득이 갈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나마 러닝타임이 짧았기에 망정이지, 혹시라도 2시간을 꽉꽉 채웠다면 정말 끝까지 제정신으로 볼 수 있었을까 싶다.
아직까지도 커트 코베인이 자살인가 타살인가 하는 의혹이 남아있는 가운데, 이 영화는 자살 쪽에 무게를 둔다. 그래서 그의 삶에서는 죽음도 삶의 일부인 것처럼, 자살이라는 말 조차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정말 지겹도록 천천히 아무런 착색도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이 영화가 누가 봐도 분명히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분명한데도, 너바나 노래는 단 한곡도 나오지 않으며, 주인공의 이름도 커트 코베인이 아니며, 심지어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에 "이 영화는 실제 인물 또는 단체와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나온다는 것이다. (이 자막이 나오는 순간 다들 실소를 터트렸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지겹다. 진정성이 없다.
우리가 보고 싶었던 건 단순히 어떤 한 락커의 죽음이 아니라, 커트 코베인의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74&article_id=000001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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